https://youtu.be/NjFG8GeB2VQ?si=k6uHHAM2lA0s6cHK
SODA _LOG_10
메인
아샤 S. 루나벨
행복했나요.
라스트
물론이에요. 아주 많이.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행복하다면야... 오늘은 푹 쉬셔야겠네요. 그... (링거 가리킴.) 저거를 달고 어디도 못 가겠어요.
라스트
앗, 이거 포도당. (디지털 포도당...) 30분이면 다 돼요. 저 그렇게까지 환자는 아니거든요? 잠만 좀 못 잔 거지... 당신이랑 쉰 걸로는 부족했나 봐요.
아샤 S. 루나벨
심각한 병은 아니래요? (고개 기웃...) 더 잤어야 했나. 하긴 계속 뭔가 하고 계셨으니... ...네. 쉬세요. (생각하다가 간다.)
라스트
응? 당연하죠. 그냥 휴식만 하면... 앗. 뭐야. 어디 가요. (팔 덥석.)
아샤 S. 루나벨
네? 휴식하셔야죠. (붙잡힌 팔 봄...) 주무세요.
라스트
이거 있어서 건강한데요... (좀 시무룩...) 기분 나빴던 일 있던 거 아니죠? 같이 있으면 안 돼요?
아샤 S. 루나벨
네...? 제가 왜 기분이 나쁘나요. (뭔가 묘한 방긋...) 저랑 같이 있으면 잘 못 쉽니다. 쓰러지기까지 한 사람이 무슨...
라스트
(빤히 쳐다보다가 양 손으로 얼굴 챱. 잡아봄) 뭔가 숨기는 것 같은데...... 뭐가 또 토라졌어요. 말해봐요. 그리고 잘만 쉬었었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눌림... 뚱해졌다.) 없다니까요? 안 토라졌어요. 잘못 짚었습니다. 그냥 자리 좀 비켜주려고 한 거예요... 잘 쉰 사람이 쓰러지겠습니까. 바보.
라스트
...... (꾸우욱 눌렀다가 해사하게 웃는다...) 소나타 귀엽네요... (피곤함 풀려서 말랑함...) 그 때 비밀이라고 한 미들네임도 알려드렸는데. 그리고 그 때는... 조금 쉬다가 일어났으니까. 그 것도 못 쉬었으면 커튼 쳐졌을 때 이미 죽어있었을걸요...
아샤 S. 루나벨
(왜...) ...이런 때에 귀엽다고 하지 말아주시죠. (여전히 약간 뚱하다.) 그래요, 멋지게 알려주셨더군요. 이제 다프네가 아니라 플랑도르 씨라고 해야겠습니다. (끄덕.) 그래요, 죽지 마시고. 더 푹 쉬시죠. 저는 그럼 진짜 이만. (돌아가기 다시 시도.)
라스트
... 갑자기 성으로 돌아가면 너무 정없는데요...... 내가 당신을 루나벨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아니, (뒤에서 꽉 붙든다.) ...... 왜 자꾸 버려요?!
아샤 S. 루나벨
그걸 원하신다면 루나벨이라고 불러도 상관 없습니다만... 윽. (붙잡혔다... 허공 본다.) 이게 뭐가 버리는 겁니까... 쉬라고 배려해주는 거잖아요.
라스트
(...) 당신은 맨날 속내를 숨기니까... 거짓말쟁이니까... 뭔가 불만이신 것 같아서 혼자 또 꽁하고... 같이 쉬고 싶다니까요. 저 싫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싫다고는 정말 많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손 놓으라고 팔 툭툭 친다.) 네, 저 거짓말쟁이고... 속내 숨길 거고, 아무 생각 없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주무시라니까요...!
라스트
... ... 그런 말 하면 더 신경 쓰이거든요...!!!! 오늘 마음에 안 들었어요? 연주 싫어요? ... 모, 못 하는 사람들도 같이 하고 싶어서 ai도 한참 설득했는데...!
아샤 S. 루나벨
아뇨. 마음에 들었겠죠. 다들 즐거워하던데요? 그쪽은 희망을 연주하는 작곡가잖아요. (고개 까딱...) 전 뭐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한 적 없습니다. 왜 혼자 이유를 찾고 있어요?
라스트
(...) 같이 있고 싶다고 했는데 당신이 자꾸 어디 가길래요.......
아샤 S. 루나벨
........왜 같이 있어야 하죠?
라스트
.......... 당신이 좋으니까...?
아샤 S. 루나벨
입. 입. (돌아 서있었다면 입을 쳤을 것이다...) 괜찮습니다. 사양하죠. 음악 열심히 하시며 희망을 좇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거 놔주실래요.
라스트
(...) 내가 힘낸 건 당신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는걸요. 소감도 말 안 해주고, 얼굴도 안 보여주고. 나 삐져요.
아샤 S. 루나벨
소감 말하지 않았나. (안했다...) 놓으라니까 정말 다른 소리를 하고 계시네요. 당신이 이렇게 잡고 있으니까 얼굴이 안 보이는 거 아닙니까! (성내기!)
라스트
놓고 가려고 했으니까 붙잡는 거잖아요! 그리고 말 안 해주셨거든요, 행복하냐고만 물었거든요!! 내가 행복한 건 제게 아직 희망을 가져올 힘이 남은 것 같아서 그랬어요. 자격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요. 당신을 찾아냈던 것처럼...
아샤 S. 루나벨
원래 포도당 맞고 있는 사람은 놓고 가는게 맞습니다... (하아...) 그게 제 소감이였어요. 행복해보이셔서! 물어봤잖아요. 행복하냐고... ... 당신은 내가 없는 곳에서야 행복해지니까, 이거 좀 놓고 얘기하시죠.
라스트
다 맞고 가라는 거 싫다고 뛰어왔더니 환자 취급만 받고. (불만스레... 보다가...) 그건 제 기분이잖아요. 당신 기분이요! 그것 봐, 지금 또 토라졌으면서...! 왜 거기가 당신이 없는 곳이에요? 당신까지 포함된 곳이었잖아요. 내가 음악만이 필요한 거라면 홀로그램 연주자들로 가득 채웠을 거라고 말했죠! (꽈아아아악...)
아샤 S. 루나벨
다 맞고 가라는 걸 무시하고 왔다고? (희번뜩... 돌아본다.) 제 기분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아무 생각 없었어요... 아니 안 토라졌다니까.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하..............! 아파요!!
라스트
그래서 주렁주렁 달고 왔잖아요. 빨리 돌아오고 싶었는걸요. 20분이면 다 맞아요. (돌아보면 흥, 하는 얼굴...) 아무 생각 없으면 진짜 토라질 건데. 그리고 말로 이야기해놓고 무슨. 그게 아니면 뭐예요. 얼른 말해요!
아샤 S. 루나벨
됐다고요. (어? 삐졌어?) 당신 지금도 토라진 것 같습니다. 저한테 뭐라할 때가 아니네요. 아... 말하기 싫어요. 어차피 말해봤자 이해도 못합니다. 정중하게 말씀드리죠. 이거 놓아줄래요? (방긋...)
라스트
또 혼자서 단정짓고 혼자서 토라졌지!!!!! (머리로 꿍 부딪힘)
아샤 S. 루나벨
...아!!! 아 뇌세포 죽는다고요!!! 이 바보 멍청이 미친 예술가!!! (빽)
라스트
이미 바보면서 죽을 게 남아있긴 해요? 어차피 데이터면서! (승질!) 말 안 해주면 모른다고 그렇게 설득했더니 또 홀랑 삐지기나 하고. 뭐가 싫었는데요. 앉아보세요.
아샤 S. 루나벨
하... 저한테 바보라고 하지 마세요. 이거 경고입니다! 이걸 놓아야 앉던가 하죠... (혈압 올라.) 삐진거 아니라고요. 저는 당신이랑 떨어져서(강조) 쉬고 싶을 뿐입니다.
라스트
... (불만스러운 얼굴로 살짝 놔주고 손목만 쥐었다가.) 아까 한 말이 신경쓰여서 그래요. 내가 당신 없는 곳에서 행복해한 것 같았어요?
아샤 S. 루나벨
아뇨. 그런게 아니라... 확신을 얻었던 것 뿐이에요. 그래요, 저는 바보가 맞아요. 또... 당신의 그 낭만에 취해서 이상한 생각이나 했는데. 덕분에 정신 차렸습니다. (손목도 놓으라는 듯 팔 살짝 흔든다.)
라스트
....... 무슨 확신이요? 말해줘요. 자꾸 나 불안하게 할래요? (도리도리. 마저 쥔다...)
아샤 S. 루나벨
(손목 불만스레 내려다본다.) 그냥 불안해하면서 사세요. 원래 인간은 작은 불안을 하나씩 가지고 삽니다.
라스트
(......) 싫어요. 알려주세요. 당신이 지금 나 두고 가도 찾으러 갈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그럼 저 갈래요. 소리도 안 내고 사라질 거예요.
라스트
이거 봐. 완전 토라졌으면서. (벽에 툭 기댄 채로 손 쥐고 바라본다.) 같이 있어주세요.
아샤 S. 루나벨
토라진게 아니라... ...(한숨 내쉰다.) 싫어요... 꼭 같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귀찮아요...
라스트
내 행복에는 당신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은 날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샤 S. 루나벨
그건 착각이라니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아니라고요.
라스트
... 제 마음을 제가 모르지는 않는다니까요. 소나타... 그 정도로 제게 미숙하지 않아요. 같이 있어줬으니까 제가 희망의 노래를 만들 수 있었어요. 그만큼 기뻤는걸요.
아샤 S. 루나벨
그러니까. 대체 왜 나를 보고... 왜 나한테 그런 감정을 느끼냐고요. (표정 확 구기고 바라본다.) 전부 착각하고 있으면서...!!
라스트
착각한 적 없어요. (제법 진지한 얼굴로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나는 나를 알고 행복을 알아요. 오래 고민한 시간동안, 펜을 든 시간동안 생각했어요. 이 마음은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 화났어요?
아샤 S. 루나벨
네. 화났어요.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니까... (고개 돌린다.) 많은 사람들을 넣을 공간이 마음에 충분하겠죠. 그 사람들 중 하나가 빠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에요. 나는 거기 들어가고 싶지도 않고. (제 머리 헤집더니...) 필요 없다고요.
라스트
모르면 알려달라고 늘 말했는데. 소나타, 당신은 내 월광이에요. 빠져나가지 마세요. 여전히 내 음악이고, ... 내 우주가 되어준다면서. 가지 마요.
아샤 S. 루나벨
딱히 알려주고 싶지 않은 사항이라서. 당신에게 나는 월광이고, 음악이고, 우주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당신은 우울일 뿐이에요. 실랑이하는 이 시간도 뭘 위해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스트
........... 우울을 느끼셨어요? (한참동안 이어지는 적막. 그 끝에 간신히 입 열고 물었다.)
아샤 S. 루나벨
...네. 당신이랑 있으면 나는 거의 항상 우울해요. 이제 아셨나요.
라스트
... ... 그야 늘 웃어주셨으니까. 저를... ...... (잠깐 조용하다가.) 왜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나를 자꾸 헷갈리게 만드니까... (신경질적으로 머리 헤집었다가 멈추고 바라본다.) ... 이 이야기는 그만하면 안 될까요.
라스트
헷갈리게 한다는 건 무슨 이야기예요? 자꾸 절 남겨두지 말아요. 도망치지 마세요. 난... 당신이 궁금해요.
아샤 S. 루나벨
도망치는게 아니라 대화 차단이라고 해주실래요? ...언제는 내가 없으면 안될 것처럼 웃었다가, 다시 또 없어야 행복할 것처럼 굴잖아요. 그리고 후자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라스트
그거나 그거나 같아요... (느리게 눈 깜빡이다가.) ...후자처럼 행동한 적 없어요... 그러니까. 말인즉슨. 음. 당신은... ... ... (...) 아직 제가 좋으신 거죠? (...)
아샤 S. 루나벨
아! 진짜. 제발 내 말의 포인트를 잘 짚으라고요!!
라스트
제대로 짚었는데. 그러니까 당신 아니면 안 될 것 같이 굴 때가 좋은 거 아니에요? (물끄럼...)
아샤 S. 루나벨
아,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요. 여기에서 대체 어디가 그렇게 느껴진 겁니까. (혈압 오른다...)
라스트
그러면? 해석해주세요. 당신이 늘 말했듯 난 바보라서 유감이네요...
아샤 S. 루나벨
... ... 저 갈래요. (손 잡은 것 탁 쳐내고 뛰어서 도망간다.)
라스트
잠. 아야. (끄응... 링거 바늘 꾹 뺀 뒤에 따라간다.) 그러니까 도대체 왜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정말 짜증난다고요!! 따라오지 마세요! 개인실 가서 문 잠굴 겁니다... (...헉헉... ...중간에 멈춰서서 약간 힘들어하는 중.)
라스트
(따라잡았다...) .. 난 요즘 식사 챙기는데 당신은 30분 운동 안 하고 있었죠?...
아샤 S. 루나벨
그래봤자 채소들만 계속 먹으면서... ... 헉, ...(제 가슴께 통통 치다가 벽으로 가서 주르륵 주저앉는다.) 가세요... 짜증나...
라스트
다른 것도 종종 먹어요. 오늘은 우동같은 거 먹었는데... (앞에 쪼그려 앉고는 바라본다.) 찾으러 가겠다고 했잖아요. 언제나.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단백질은? (이런거에 솔깃하고나 있다...) 싫어졌어요. 왜 내가 당신을 받아주겠다 생각했는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잠시 낭만에 취해서 미쳤나보죠. (빠르게 중얼거리다가 제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 숙인다.) 취소할래요. 찾아오지 마세요...
라스트
달걀 먹었으니까... (열심...) ......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당신이 낭만을 사랑해버리신 거예요. 인간은 누구나 그걸 사랑하게 되니까.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이상하지도 않죠. 내가 살아온 궤적만큼. (느리게 눈 깜빡인다.) 안 돼요. 이미 찾아가겠다고 해버렸는걸요. 당신에게 가는 길을 기억했는걸요.
아샤 S. 루나벨
....(음... 넘어간다.) 딱히 인간답게 살고 싶지 않네요. 싫거든요... 그런 거. 그대로 길 틀어서 다른 곳으로 가세요.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당신의 희망도 찾았고.
라스트
(넘어갔네...) 당신의 근원은 인간에서 왔으니까요. 당신에게도 인간의 마음이 있잖아요. 제가 모든 별이 되더라도 인간의 마음을 품은 것처럼. 내 희망은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데에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에게도 전해드리러 가려고요. 제 마음을.
아샤 S. 루나벨
저에게 인간의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전 당신의 마음이 필요 없어요. 전해줘도 꾹꾹 뭉쳐 어딘가에 넣어두고, 꺼내보지 않을 거예요.
라스트
(고개 기울였다가.) 있어요. 제가 봤으니까요. 당신도 웃을 수 있고 바라는 게 있잖아요. 그 모든 게 인간의 마음인데, 거기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요. 당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품은 것부터 인간이라는 증거니까. 버리지 않고 잘 넣어두신다는 것부터 절 꽤 아끼시나 봐요. (또 화내려나. 하고는 턱 괸 채로 바라본다.)
아샤 S. 루나벨
내가 바라는 건 사라지는 것 하나인데도요? 보통 인간이 이런 생각을 하나요. 난 당신을 아끼지 않거든요. 정말, 추호도... ...관심 없어요. (고개 살짝 들어서 눈만 빼꼼 바라본다. 아주 불만스러운 표정. 뛰어와서 그런 건지 얼굴이 살짝 붉었지만...) 착각 좀 그만 하시길.
라스트
당신이 바라는 건 이루어주고 싶지만, 그건 못 하게 말리러 갈래요. 실컷 원망받고 미움받아도 상관 없어요. 붙잡고 싶어졌어요. 당신도 멋대로 행동하니까... (눈 마주치면 턱 괸 채로 키득거린다.) 네. 앞으로도 정진할게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의 이런 부분이 정말 싫다고요. 내 말을 하나도 안 듣는 것들. (시선 돌린다.) 나... 갈래요, 진짜... (자리에서 비척비척 일어나서 계단 오른다.)
라스트
... 나도 당신이 바라는 건 들어주고 싶어요. 하지만 당신은 자꾸 말로를 향해 걸어가잖아요. 나를... 우주에 들여줬으면서. 당신에게 갈 수 있는 길을 밝혀줬으면서. 내 희망이 되고, 행복이 되고, 나의... 음악이 되어줬으면서. (계단 위 올려다보며 말 잇는다.) 그 누구도 이런 때에는 포기 못 해요. 정말로 소중하니까.
아샤 S. 루나벨
...마지막이에요. 솔직하게 말하죠. 난 당신의 행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그래서 나를 포기하라고 하는 거예요. (내려다본다. 시선을 맞추고 보면, 어느 때보다... ...슬픔이 담긴 얼굴이다.) 대답해주세요. 당신은 어떤 미래를 원하나요?
라스트
...... 왜 그런 얼굴이세요? (한참동안 올려다보다가.) 이전에도 그런 대화를 한 것 같아요. 난 당신에게 말했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해달라' 고. 그래서 당신이 대답했어요. '곁에 있으면 좋겠다' 고. 그게 당신의 소망인 걸 알아요.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어떤 미래요. 어떤 미래, 당신과 함께 있는 미래요. 그 끝이 어디든간에.
아샤 S. 루나벨
그 때에도 그 빌어먹을 낭만에 취했었나보지... (중얼거리고는 고개 푹 숙인다.) ... ... '그 끝이 어디든간에.' 그 말,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라스트
그럼 당신이 낭만을 사랑하게 될 운명인가 본데요. (여전히 시선 올린 채 방긋 웃었다.) 네. 그럼요. 나 지금 아주... 지극히... 이성적이에요. 조금 즐겁지만 제 판단은 감정에 휩쓸려서 내린 게 아니에요. 이게 내 대답이에요. 소나타.
아샤 S. 루나벨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시길. (그만하라는 듯이 손 올린다.) ... ... 어휴. 정말, 정말 바보... 멍청이... 어느 쪽의 지능이 낮아야 저런 결론이 나오는 거야. 올라오세요. 더 짜증나게 하지 말고.
라스트
좋아하실 것 같은데. (천천히 계단 오르고는 손 달라는 듯 가볍게 내민다.) 간만에 머리 좀 오래 굴렸어요. 이런 것도 재미있네요. 나 정말 무계획에 방랑벽인데, 이제 미래도 정해지고 정착할 곳도 생겨버렸네요. 사람 일은 참 모르는 법이에요~
아샤 S. 루나벨
(내민 손은 보기만 하고 계단 오른다.) 재미있나요. 남의 속은 터지게 해 두고... 당신이랑 있으면 담배를 스무 갑은 피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평생 무계획 방랑벽으로 살아서 저랑 겹치지 말았어야죠. ...(흥.) 이제 방 치우고 살 거죠? 오늘은 당신 개인실로 좀 돌아가세요.
라스트
앗. 손이 민망하게 가버렸어. 이건 완전 너무해요. 소나타. (총총 따라잡아 나란히 걷다가.) 그건 유감이네요. 이미 들어와버렸어요. 당신의 음을 알고, 기억하고, 연주했어요. 제 월광이 되셨잖아요. (고개 기울이며 바라본다.) 앗. 오늘은 같이 안 자요? 왜요? 일 하시려고요?
아샤 S. 루나벨
너무하면 삐지시든지... (...) 네, 네. 그래봤자 그쪽은 저의 우울이세요. ... ...저, 우리 너무 많이 같이 잔 것 같지 않습니까. 분리불안?이 생길지도 모르니 억지로 떼어놓으라고 하더군요. (반려동물 책에서.)
라스트
삐지면 당신이 더 성가셔져요. (뻔뻔...) 뭐. 기왕이면 행복인 쪽이 좋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보단 훨 낫네요. (흠. 잠시 고민하다가...) 대체 무슨 책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생긴 것 같거든요? 방문 두들기면서 울어드릴까요.
아샤 S. 루나벨
그럼 무시할 건데요. (더 뻔뻔...) 그런 거에 의미 붙이지 말라고... ... 잠깐. 이미 생기면 더 안됩니다. 오늘부터 같이 자는 거 금지, 같이 밥 먹는 거 금지, 일주일에 1시간 이하로 만나기를 시행해보죠. (진지하다.)
라스트
.. ... 왜요?! (진짜 생긴 듯) 아니. 이런 밀폐된 곳에서 1시간이면 그냥 각자 방에서 안 나와야 하잖아요. 갑자기 왜 밀어내요... (불 만...) 같이 있을래요...
아샤 S. 루나벨
(아 성가셔...!) 제가 안 나오면 됩니다. 저 그런 거 잘 하거든요. 마침 할 연구도 수두룩빽빽이니... 그리고 원래 저는 당신을 밀어냈습니다. 바보인가요? (슬슬... 도망갈 준비 하는 중.)
라스트
식사하러 나오세요. 운동도 하고... (불만... 표정이다가 팔 꽉 잡는다.) 이렇게 밀어낸 적 없잖아요. 어제도 같이 있어줬으면서. 방 들어가지 마요. (불만..........)
아샤 S. 루나벨
...이거 진짜 분리 불안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역시 같이 잠을 자는게 아니였는...(점점 안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하며... 꽉 잡혔다.) 방... 에 안 들어가면 뭘 해야 하죠. 저 어떻게 살라고요.
라스트
(......) 그거든 뭐든간에... 아무튼... 그러니까 누가 먼저. (투덜투덜...) ... ... 몰라요. 같이 들여주던가요. 일 할 때 방해 안 하면 되잖아요...
아샤 S. 루나벨
어어? 저는 먼저 한 적 없습니다...?! 당신이 한 행동들을 잘 돌아보세요. 에잇. 팔 놔요. 이런 행동들이 쌓여서 분리 불안 (계속 말함)을 만드는 거라고요. ...당신 방 아직 정리 안 됐어요?
라스트
... ... ... 기억 안 나요! (회피!) 그리고 자꾸 강아지 교육시키듯 말할래요? 방, 은. ... 다 치웠어요. 그런데 그 방에서는 작업이 잘 안 돼서 다른 곳 돌아다녔던 것 뿐이에요... 소리굽쇠도 망가져버렸고. (툴툴...)
아샤 S. 루나벨
강아지 맞잖아... 하는 짓이 딱... (불만스레 쳐다봄...) 이제 작업 끝난 거 아닌가요. 또 할 겁니까. 소리굽쇠는... (가챠에서 나올까... 잠시 생각.) ...안타깝게 됐네요. 근데 당신이 망가뜨린게 아니에요?
라스트
... ... (흥. 하고 고개 돌렸다가.) 당분간은 쉴 거예요. 또 악상이 떠오른다면 만들겠지만. 그냥... 거기서는 좀 불안해지나 봐요. 아직. (폭 한숨.) 그건... 마음 정리할 때 치는 거거든요. 소리, 진동... 그걸 느끼려고. 펜 부러질 때마다 그것도 몇 번 두드렸더니... 네에. 그렇게 됐어요. 고의는 아닌데.
아샤 S. 루나벨
... ...그 말은 즉슨... 또 내 방에 오겠다... ...이건가? (한쪽 눈썹만 올라가는 중이다. 삐뚤...) 바보. 소중하게 여기던 물건 아니였나요. 그런걸 망가뜨린게 정말 미친 예술가같네요...
라스트
...(흠.) 그게 그렇게 될지도... (끄덕.) 소중... ...... 나름 소중하죠. 이런 곳까지 가져올 정도로. 그 때는 내가 아닌 것 같았어요. 생명을 사랑하는 주제에 죽음을 택하고, 파편으로 남은 음악들을 전부 태워버리고, 다른 곳에는 시야를 돌리지도 못하고 욕망을 따랐으니까요. 어쩌면 그 때 절망병에라도 걸렸던 걸까요? 아니면 제가 그냥 절망과 맞닿은 인간일까요.
아샤 S. 루나벨
...나는 당신이 희망과 행복, 사랑만이 아닌 다른 감정들도 맞닿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죽은 것까지는 조금, 아주 조금 슬펐지만. 그건 마음에 들었어요. 절망에 아주 살짝은 맞닿은 당신의 모습이... ... 아하, 네. 알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죠. (... ... 후다닥 자기 개인실로 걸어간다. 빠른 걸음.)
라스트
(......) 전 너무 나약해서. 아주 조금만 절망에 닿아버려도 바로 물드는걸요. 그날처럼. 그러니 당신이 제 부정적인 감정과 맞닿은 걸 보고 싶으시다면 죽지 않도록 붙들어야 해요. 안 그러면 눈 녹듯 사그라드니까. (그러다가... 멈칫.) ... 저기요. 소나타. 왜 또 도망가는데요...! (터벅터벅 따라간다.)
아샤 S. 루나벨
글쎄요? 그쪽은 누구보다 절망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한 번 더 죽어요. 그 때에는 기꺼이 같이 죽어드리죠. (아. 성가셔.) 도망가는게 아닙니다. 제 방으로 가는 거예요. 굿나잇! (방에 들어가서 문 빠르게 닫아버림.)
라스트
제가 그런 걸 사랑하면 당신이 좋아해주실 건가요... (그러다가 우뚝.) ...... (똑...똑...똑... 노크... 노크...) 그러니까 왜요. 진짜 분리불안이니 뭐니 걱정해요? 난 이미 글렀다고요. 당신 탓이에요... 다 당신 탓이에요. 꿈에까지 나오는데 이제 와서 뭘 고쳐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좋아해준다고 하면 사랑해보려고요? (아... 문 긁는 건가. asmr처럼 들어보려다가 신경 사나워졌다.) 제가 왜...! 왜 자꾸 제 탓을 하시는 건데요! 멋대로 다가와서 징징대고 안기고 내 꿈도 꾸면서 분리불안 생긴 건 당신 탓이잖아요!!
라스트
시도는 해볼 수 있겠죠. (똑... 똑... 똑...) ... 몰라요 그러니까 누가 받아주래요?! 먼저 분리불안 왔던 건 아팠을 때 당신이면서! 나도 좀 아파서 돌아왔더니 받아주지도 않고! 당신 따라오느라 링거도 빼버리고 왔는데!
아샤 S. 루나벨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은 이미 절망을 사랑하는데. (쿡 웃었다가... 정신 더 사나워지는 중.) 네? 아플 때 기억 안 난다니까요. 그러니 링거 다 맞고 병원 침대에서 얌전히 주무셨어야죠... 진짜 그렇게 혼자 있기 싫어요?! 복도 설렁설렁 돌아다녀보면 누구라도 옵니다.
라스트
...도대체 어딜 봐서. (똑... 똑... 똑... 노이로제 생성 중) 누구든 와 주시긴 하겠지만!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다고 하는 거잖아요!!
아샤 S. 루나벨
(열받아서 그냥 문 확 연다.) 제발 그만. 당신 정말 왜 이러십니까. 처음 왔을 때에도 어린애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때에는 그래도 조금 의젓하기는 했어요! 그 시절로 돌아가세요!
라스트
앗. 소나타. (활짝 웃는다.) 그야 그 때는 나름 작곡가라고 힘내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그냥 제 편한 대로 살아가고... 당신이 자꾸 대화하다가 달아나잖아요. 자기 마음은 말해주지도 않고, 뭘 바라는지도 안 알려주고... 이번에는 겨우 털어놓나 했더니 쫓아내고.
아샤 S. 루나벨
(하아...) 어째 나이를 뒤로 먹고 계십니다. 그야 당신이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니까 제가 고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는 거잖아요. 내가 당신한테 바라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도. (강조.)
라스트
(귓등으로도 안 들으며 자리에서 주섬주섬 일어나더니 툭툭 털고 와락 끌어안는다.)
아샤 S. 루나벨
제발 내 말을 좀 들으라고!!!!!!! (새벽 3시에 울려퍼지는 아샤세이디루나벨의 윽박소리...)
라스트
당신은 어땠어요? 연주 재밌었어요? (들은 척도 안 하기)
아샤 S. 루나벨
제 말은 전부 무시할 거면 저랑 왜 있습니까? 이거 놓으시죠. (제일 많이 말하는 말이 됨)
라스트
당신도 제 말 잘 안 들어주시니까 괜찮지 않아요? 나중에 바늘 빼는 거 도와주세요. (꽉.)
아샤 S. 루나벨
어쭈. (손으로 네 이마 꾹 누르고...) 바늘이요. 무슨 바늘.
라스트
어제 당신 급하게 쫓아가느라 이어진 것만 빼고 왔다구요... (손등 보여준다. 바늘 짠...)
아샤 S. 루나벨
(까악) ... ...이거 바... 바보아니야?? 지금 빼야죠...!! 뭐하고 있는거야! 이러고 왜 쫓아오는데!
라스트
그치만 피 흘리면 당신 또 놀랄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뛰어가는데 어떻게 안 따라가요. (고개 살짝 들고 부루퉁...)
아샤 S. 루나벨
그냥 무시하고 쉬라고 간 거였잖아요... (지끈.) 일단 이것부터 빼고 생각합시다. ...이거 손으로 빼도 되는 거 맞아요? 맞겠지? (조심조심 손 잡고 한참 바라보다가... 전조도 없이 쏙 뽑음)
라스트
당신 그렇게 보내면 마음이 못 쉰다고요. 아, 빼실 거면 혈관 쪽 누르면서... 아! (내적 펄쩍) 안 섬세해!!!
아샤 S. 루나벨
마음에서 저를 지우세요. (...멀뚱.) 전 이런거 잘 모릅니다. 나한테 부탁한 당신 탓이네요.
라스트
그게 마음대로 되냐구요... (으으. 앓는 소리 내면서 손등 누르다가...) 입원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부럽네......
아샤 S. 루나벨
저는 되던데요. (무심... 방 안으로 들어간다.) 일단 들어와보시죠. 쓰고 남은 붕대가 있으니 그거라도 감아드릴게요. (서랍 뒤적거린다.) 입원이야 몇 번 했지만 예전에는... ...그런거 무서워해서 바늘 뺄 때 보지도 않았어요.
라스트
당신은 연구자고 난 낭만주의자라서. (기웃... 거리다가 살짝 들어선다. 익숙하게 침대에 폭 앉기...) ... 무서워했어요? 정말로? 아하하. 귀여웠겠다.
아샤 S. 루나벨
예술가는 피곤해... (붕대 가지고 와서 침대에 앉은거 본다... 떨떠름하다.) 손이나 내미시죠. 어릴 때는 원래 다 그래요.
라스트
저도 알아요. (방긋... 웃었다가.) 전 어릴 때 안 그랬는데. 계단에서 굴렀다고 했잖아요, 그 때 뼈 다시 맞추는데도 무덤덤... 하게 있어서, 의사들이 혹시 머리 다쳤나 하고 질문 20가지 정도 했었어요. (재잘재잘 떠들며 손 내민다.)
아샤 S. 루나벨
하... ... (뼈 맞추는데 무덤덤한 아기 라스트 생각하고 기분이 오묘해짐...) 바보인가... 이제는 바늘 하나 잘못 빼도 엄살 부리는 어른이 되셨군요. 나이를 거꾸로 먹고 계세요. (제법 익숙해진 손길로 네 손에 붕대를 세네번 감아주고 꽉 묶는다.) 내일까지만 하고 계시죠... ...자, 그럼 나가세요.
라스트
그 때가 이상한 거고 지금이 정상이잖아요~ 아픈 건 아프다고 하는 게 맞다구요. (와~ 하고 손등 바라보다가...) 소나타. 잠깐만 이리 와봐요. 할 말 있어요. (귓속말하는 시늉)
아샤 S. 루나벨
그건... ...맞지만. 그 의젓함이 대체 다 어디로 갔는지... ...나가라니까. 왜요? (의심스러운 표정. 가까이 다가가서 본다... 뚱.)
라스트
의젓한 게 더 좋아요? 저 딱딱한 성격이었으면 당신이 안 좋아했을 것 같은데... (다가온 것 보고는... 아주 잠깐 짓궂은 표정, 목에 팔 걸어 끌어안더니 뒤로 와락 누워버린다.) 아하하. 바보.
아샤 S. 루나벨
지금도 그저 그렇게 안 좋아하니까 괜찮습니다. 차라리 그게 덜 귀찮았을 것 같군...(작은 비명과 함께 넘어지듯 눕혀졌다...) .... ....(열뻗침) ....... ........진짜 물어버리고 싶네요.
라스트
그럼 지금보다 더 미워하셨으려나. 지금 성격인 채로 있는 걸로... (작게 키득거리며 자세 고친다.) 진짜요? 저 깨무실 거예요? 잠깐만 쉴래요. 네에...
아샤 S. 루나벨
어떻게 바뀌든 싫습니다... (죽은 눈으로 그저 누워있다...) 네. 열받게 하면 세게 물 거예요. 그쪽 내 이 봤죠? (흥.) 잘 거면 이거 놓고 구석에 가서 자요...
라스트
저 바뀌어도 싫어할 거예요? (반짝...) 에이이, 그래도 너무 아프게 물지는 말고... 놓으면 당신이 버리고 나갈 거잖아요. 이제 진짜 신뢰도 음수예요.
아샤 S. 루나벨
네. 그냥 다 싫은데요. (물끄럼 바라보다가.) ... ... 칫. (들켰다.) 그럼 어떡하라고요. 당신 쉴 때 나는 그냥 이러고 그쪽 얼굴이나 쳐다보고 있으라고?
라스트
각박해~ (괘념치 않아하며 웃다가.) 음... 그러셔도 되고요? 전에는 저 예쁘다면서요.
아샤 S. 루나벨
예쁜걸 오래오래 보고만 있을 만큼 인내심이 높지는 않아서요...
라스트
앗. (다시 파아앗 화색...) 아직은 그래도 예쁘다고 해 주네요. 아니면 당신 이야기 해 주셔도... 저 쉰다는 게 꼭 잔다는 건 아닌걸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예쁜건 객관적 사실이니까요. 사실은 인정하고 살아야죠. (딱딱..) 제 이야기의 대체 뭐가 더 궁금하신 겁니까. 다 털렸는데요...
라스트
당신도 잘생겼어요~ (들뜬 목소리로 웃으며 끌어안았다가.) 으으으음. 치과의한테도 물어봤던 건데~ 첫사랑 얘기 해주면 안 돼요? (한창 연애담 뜯고 다닐 나?이)
아샤 S. 루나벨
어휴... ...저도 압니다. (이런다.) 제 첫사랑이요? (꿈뻑... 그러다가 짓궂게 웃는다.) 말해드릴 수는 있는데. 엄청 졸릴 걸요.
라스트
아하하. 당당하기는. (볼 콕 찔러보다가... (!)) 있어요? 진짜요? 난 당신 별이랑 우주랑만 지냈을 것 같았는데! 말해주세요.
아샤 S. 루나벨
마이클 자일릭이 쓴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이였던가? 아닌가. '천체물리학: 복사와 기체역학' 이였던가... 이 둘 중 하나일 걸요. 그것만큼 절 설레게 했던게 없었죠. 아,... ...그 두 권 읽는거 정말 좋아했는데. (훈훈...)
라스트
아... 최저최악이공계연구원. (식은 얼굴.) 제목만 들어도 머리아파요. 어후.
아샤 S. 루나벨
기대한 이야기가 아닌가요? (실실 웃는 중이다.) 미안하지만 난 사람 좋아해본 적 없어요~ 책도 첫사랑으로 쳐주시죠.
라스트
애틋함도 설렘도 없잖아요. 첫사랑이라는 건 그... 간질간질한... 아무튼 그게 있어야 하지 않아요? 아아. 치과의도 밍숭맹숭하던데. 어른들은 삭막한 사랑을 해... (이런다...)
아샤 S. 루나벨
애틋함이나 설렘을 왜 사람한테서 느껴야 하죠... (진짜 이해 안된다는 표정...) 자신이 아이라는 걸 인정하셨군요. 그러는 그쪽도 첫사랑이 음악 아닙니까? 뭔가에 미치면 사람같은거 돌아볼 시간 없다는 거 알잖아요.
라스트
그럼 어디서 느끼죠... (아... 나왔다... 낭만주의자를 향한 이공계 인간의 삭막한 질문...) 그건 딱히... 음악은 제 영혼이에요. 어떠한 감정을 갖는 대상이자 개체가 아니라 저를 이루는 일부인걸요. 마음이 흔들릴 수는 있으나 그게 사랑은 아니에요.
아샤 S. 루나벨
미지...!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대한 지식!! 그걸 알아냈을 때의 쾌감!! 그런게 진짜 애틋함과 설렘과 사랑이라고요!! (갑자기 흥분하는 미친 천체물리학자) 앗, 의외군. 그럼 그쪽은 첫사랑이 아예 없겠군요? 앞으로 잘 찾아보세요. 로맨스 영화 봐도 별 느낌 안 오신다면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라스트
... 당신이 이럴 때마다 우리 사이에 큰 강 하나 흐르는 기분이에요. (서먹) 응? 전에도 이야기한 것 같은걸... 애초에 전 사람한테 아무 정도 안 준다고 매번 방랑했는걸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10마디 이상 대화한 사람이 가족이랑 오케스트라 단장 뿐이에요. (으쓱...) 뭐. 당분간은 음악 만드느라 바쁘겠지만요... 무리는 안 할 거예요. 또 쓰러지면 다음에는 ai도 질려서 버리고 갈 것 같고......
아샤 S. 루나벨
원래 큰 강 하나 흘렀습니다... (...) 그래요... 그래서 사랑같은 건 안 하고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니니까. 애인 생기면 소개나 시켜주시죠. 위헌은 그러기로 했거든요. (큭큭 웃는다.) 음...? 이번에 만든 음악이 끝이 아닌가요? 이제 다시 작곡가로 돌아가려고요?
라스트
... 바다... (응.) 그런가. 음... 아. 당신도 치과의한테 애인 생기면 허락받으러 오라고 했어요? 그 사람 불안하다니까! (툴툴...) 확답은 못 해요. 하지만 전 아직...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기뻐요. 그리고 그건 제 언어니까. 제 수단이니까요.
아샤 S. 루나벨
네... 위헌은 이상한 사람 데려올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아요. 위헌이나 당신이나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것 같아서... (흐릿...) 그래요... 그게 당신의 행복이라면. 그리고 어차피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당신은 표현하지 못하고는 못 사는 예술가니까. (볼 콕... 찔러준다.)
라스트
전 사람 잘 보는 편인데. (방긋 웃었다가...) 그렇다고 해서 다시 먼 곳으로 떠나거나 여행을 하진 않겠지만요. 저는 노래가 좋지만... 그건 하나의 언어일 뿐이에요.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눈 가늘게 뜨고 본다.) 이상한 놈팽이 데리고 오면 허락 안 해줄 겁니다.(엄마냐?) 정착해서도 만들 수 있는 노래가 많겠죠. 이번에는 이 곳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만들었으니까, 다음에는... ...(주제 안 떠오름) 다음 주제로 생각해둔 것은 있습니까?
라스트
어라. 그런 거예요? 그럼 저도 당신한테 허락받으러 와야 하나요?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는 허락 못 한다고 할 것 같아... (작게 키득거리다가.) 그럼 당신 근처에서 만들어도 괜찮나요. 새 노래.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좋다면 말리지 않겠지만요... 어찌됐든 남의 삶이니까. (끄덕...) ... ...그거 핑계 아닌가요? 그냥 여기서 지내고 싶어서 그런 거죠.
라스트
... (반쯤 엎드린 채로, 오른얼굴만 보이도록 고개 들더니 슬 웃는다.) 그렇다고 하면 거절하실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윽...) 뭘 웃는... 어차피 싫다고 해도 문 두드리면서 저 귀찮게 할 거잖아요.
라스트
그런 말 말고 대답해주세요. 싫어요? 아니면.
아샤 S. 루나벨
왜 꼭 그렇게까지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거예요? 그러든지 말든지... (눈 피한다..)
라스트
당신 입으로 듣는 게 좋으니까... (살짝 엎드리듯 자세 고친다.) 당신도 그랬잖아요.
아샤 S. 루나벨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시치미 떼기.) 음악 만들고 싶으면 작업이나 해요... 나도 내 일 할 테니까.
라스트
어라? 또 거짓말? (볼 꾹...) 지금은 쉰다니까... 일 구경할래요.
아샤 S. 루나벨
전 원래 거짓말쟁이입니다. ...(...) 구경할 거면 안 할래요. 남이 쳐다보면 신경 쓰입니다. 차라리 다른 거 하는게... (눈 앞의 성가신 사람 쳐다봄...) 에휴.
라스트
그치만. 이제 저도 악보 보여드릴 수 있는데... 당신이 하는 일도 구경하고 싶은데. (물끄럼... 살짝 고개 들고 반짝...... 하게 쳐다본다.) 안 돼요?
아샤 S. 루나벨
그쪽은 이미 완성한 악보잖아요? (반짝 바로 튕겨냄.) 전 아니라서 싫습니다. 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요. 남의 연구에!
라스트
(힝.) 당신이 하는 거니까 궁금해하던 거잖아요! 나 이거 다섯 번 정도 말한 것 같은데요!
아샤 S. 루나벨
제 연구 말고 차라리 저에 대해 더 궁금해하세요. 어차피 그런다고 말해줄 건 없지만. (흥... 고개 돌리고 침대에서 벗어난다.)
라스트
(앗.) 당신 궁금해해도 돼요? 두 배로 성가실 것 같은데! (벌떡 일어난다.) 내가 당신 파헤치고 싶어하면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해요.
아샤 S. 루나벨
어차피 그러고 있던거 아니였습니까... 다시 누우세요. (워워... 손 휘적인다.) 어떻게 알아내려고요? 내가 대답해줄 것은 없을 텐데.
라스트
음... (누웠다가...) 으으음... (반대로 뒤척...) 글쎄요. 탐구는 인간의 전유물이니까... 매일매일 관찰이라도 할까요? 당신이 하는 것처럼 일지도 쓰고 찔러보고...
아샤 S. 루나벨
(책상에 삐딱하게 기대서 바라본다.) 그걸로 되겠나요. 날 20년간 본 사람도 나에 대해 1퍼센트도 파헤치지 못하던데.
라스트
...... (가늘게 웃음 머금은 채로 응시하다가.) 그럼요. 물론 해내죠. 난 기적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니까!
아샤 S. 루나벨
...(고개 까딱...) 그렇게 해서 또 진짜 나를 찾아내려고요? 이제 딱히 바라지 않는데...
라스트
그렇게 변덕스럽게 약속 취소해도 안 받아줄 거거든요. (빙글, 엎드리더니 턱 괴고 바라본다.) 내가 당신을 보고 싶으니까 찾으러 가는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변덕 부리는 거짓말쟁이의 약속을 믿어서 뭐해요? (물끄럼 쳐다보더니.) 제가 왜 보고싶죠.
라스트
당신이 무언가를 약속하고 싶을 때는 진심인 것 같았거든요. (짧게 웃다가...) 음, 낭만주의적 발언이랑 합리적 발언 중 뭐가 좋아요?
아샤 S. 루나벨
...딱히 아닌데요. 잘못 짚으셨어요. (여전히 무표정이다.) 합리적 발언을 들어봅시다.
라스트
생각해보니 내 합리적 발언도 낭만주의적인 것 같아요. (푹. 베개에 얼굴 파묻고 웃다가...) 당신이랑 있으면 내가 행복하니까?
아샤 S. 루나벨
네. 역시 이해할 수 없네요. 전 당신한테 화만 내는데 어디가 어떻게 왜 행복한 거죠? (눈썹 까딱..) 그럼 낭만주의적 발언은 뭡니까.
라스트
그래도 가끔 다정했잖아요. 이것도 주고... (엎드린 채로 뭔가 꼼지락...하다가) 앗. 맞다. 저 이제 피 멈췄어요! 그래서 엎드려 있었는데. 음. 그 쪽 대답은~ 사람을 좋아하는 데 명확한 이유같은 건 없다! 겠네요! 마음이 시키는 거예요. (웃으며 뒤집어 눕는다.)
아샤 S. 루나벨
가끔 다정한 것으로 되겠습니까. 당신은 다정을 원하는 사람인데... ...뭔데요? 그거 아직 들고 다녀요? (...) 축하드립니다. 포도당 한 번 맞더니 사람이 살아났네요.(낭만 없음.) ... ...보세요. 사람 보는 눈 없다니까. 그쪽은 절대 연애같은 건 하지 마세요.
라스트
전에는 매번 다정하고 친절하면 질리니까 가끔 해준다면서. (작게 키득이다가... 목걸이에 걸린 반지 든다.) 아니이. 이거 그 몸에 걸려있던 거라 혹시 폐기처분됐나 하고 걱정했는데 어떻게든 다시 찾았어요. 그리고 ai한테 봐달라고 겸사겸사... 으응? 아닌데. 저 잘 봐요. 진짜요.
아샤 S. 루나벨
죽어서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눈 꿈뻑...) 맨날 안 보이게 하고 다녀서 몰랐군요. (에휴... 눈 마주친다.) 그쪽 안목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최악입니다.
라스트
설마요. 그 정도로 덜렁거리진 않아요. 생각해보면 그 때 방에 두고 왔어야 하나 싶으면서도, 떼어놨다가 잃어버리는 게 더 싫어서... 매번 옷 안에 넣어두긴 했어요. (작게 웃는다.) 그래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아샤 S. 루나벨
아무도 그런 목걸이는 안 훔쳐가요... 당신만 관리 잘 하면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어깨 으쓱.) 그거야... 나를 따라오려고 하니까.
라스트
으응. 뭐... ...제가 죽으면 방도 탈탈 털릴 테니까. 그 때 누구 손에 채일까봐 걱정한 것 뿐이에요. 이런 걱정까지 하면서 죽어야 하나. 정말- (쭈욱. 기지개...) 응? 제가 얼마나 심사숙고하고 고민한 끝에 따라온 건데. 저도 안목이 있고 생각이 있어요. 바보.
아샤 S. 루나벨
바보... 그게 뭐 그렇게 소중한 거라고. (살짝 웃으며 바라본다.) 바보라고 하지 말라했죠. (째릿.) 심사숙고 안 한 것 같던데. 뭐든 다 준다고 하고... 그쪽이야말로 낭만에 휩쓸려서 이러는 거 아닌가요.
라스트
그치만 당신이 준 건데. (여전히 키득거리다가.)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저도 생각이 아-주- 많아요. 겉으로는 표현을 안 하지만요. 제 겉은 태풍의 눈이고, 속은 태풍과도 같으니까.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그 뒤에는 마음이 가는 대로 판단했어요. 나는 낭만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내가 내 마음대로 낭만을 연주하죠.
아샤 S. 루나벨
제가 그 반지 하나만 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눈썹 약간 내려간다.) 그런가요... 말을 안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숨이니 뭐니 준다고 했을 때에도 별 고민 없이 바로 당신을 준다고 했잖아요. 태풍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던가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라스트
아, 심장도 소중하게 잘 갖고 있어요. (제 왼쪽 가슴께에 양 손 올린 채로 환하게 웃는다.) 제가 궁금하세요? 소나타, 저는 작곡가예요. 하나의 노래는 하나의 언어죠. 모든 음악을, 모든 언어를. 이 세상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노래를 이 1.5kg 가량의 단백질에서 창조해냈죠. 평소에도 온갖 생각을 하며 지내요. 마인드맵처럼 사과 한 알을 바라보면서도 폭풍처럼 몰아치는 생각 속에서. 연산을 돌린다면 분명 컴퓨터가 고장날 그런 생각을. (한 손을 들어올린 채 이야기하다가.) 그리고 당신 생각을 해요. 아주 많이.
아샤 S. 루나벨
참 많이도 뜯어가셨네요... (옅게 미소짓는다.)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꽤 이과적으로 설명해주셨네요. 이런 말도 할 줄 알았나요. (침대로 다가가 무릎에 손을 얹고, 허리 숙여 바라본다.)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나요. 보고 싶다던가... 그런 진부한 것들 말고.
라스트
그런데도 다른 걸 더 주실 수 있으세요? (가까워진 거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긋 웃었다가.) 요 며칠 도서관에 좀 다녀왔더니. 당신이 좋아할 말을 열심히 삼켜왔어요... (몸 일으켜 앉고는 가까이에서 마주본다.) 당신이 내 생각을 해주면 좋겠어요.
아샤 S. 루나벨
무엇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당신이 바라는 것이 하나 남아 있잖아요. (빤히 바라보다가...) ...나는 다른 생각 하기에도 참 바쁜 사람인데. 너무 욕심 부리는 것 아닌가요.
라스트
...... 내가 그걸 구체화해 오면... (눈 마주친 채로, 한참 조용하다가.) ... 바라는 게 많은 사람 좋아한다면서요. 아니에요?
아샤 S. 루나벨
그러면 당당하게 달라고 요구하시려고요. (느릿하게 눈 감았다 뜬다.) 욕심을 전부 이루는 사람을 좋아하는 겁니다. 이루지 못할 것들을 생각하는 것 말고요.
라스트
그럼요. (여전히 마주보고 있다가.) 그렇다면 잘 찾아오셨네요. 나는 원하는 걸 이루어 주는 기적이니까. 내가 바라는 것 또한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무슨 수단을 써서든!
아샤 S. 루나벨
...무슨 수단을 써서든? (고개 기울이다가...) 어떻게 하려고요? 난 당신이 내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아는데.
라스트
앗. 그래도 저 혼자서 목숨 내던지는 일은 안 해요. (기울이는 것 보다가 살짝 웃는다.) 으응? 이건 무슨 이야기예요? 알려주세요. 어떻게요?
아샤 S. 루나벨
그렇겠죠. 이젠 죽으려 하거든 내 손 끌어당겨서 같이 빠지겠지... (눈 데굴 굴린다.) 말 안 해줄래요. 계속 궁금해하세요~ 어차피 그런 짓 안해도 그쪽은 나를 많이 생각한다면서요?
라스트
당신이 잡아도 된다고 하면요. (그리 말하며 짚지 않은 손 살짝 잡아올리고.) 그러니까요. 그래서 궁금해하는 거죠. 난 이미 당신을 아주 오래 생각하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요? 감당할 수는 있으세요?
아샤 S. 루나벨
잡아보세요. 잡히는가 시험해보시죠. (잡힌 손 흘긋 보다가... 네 어깨를 꾹 밀어서 넘어뜨린다.) 제가 감당해야 하는 문제인가요. 난 딱히 그러고 싶지 않은데... 이러고 그쪽 위에 올라가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실것 같습니다만. 제 말이 정답이 맞나요?
라스트
그치만 당신은 늘... 앗. (눈 깜빡...) 감당한다기보다는, 모든 마음에는 최대 상한이 있으니까요. 난 이미 정말 많이... (그러다가 환히 웃는다.) 그럴지도요! 안아줄래요?
아샤 S. 루나벨
그런가요. 그럼 최대 상한을 뚫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해졌거든요. (씩 웃으며 내려다보다가...) ...그건 싫네요. 귀찮아졌어요. (허리 다시 펴고 기지개나 쭉 핀다.)
라스트
(고민... 고민...) 역시 당신이 감당해야 하는 문제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 돋궈놓고 쌩하니 도망가려고요? (빤히 보다가 몸 일으키고 와락 안기나.) 귀찮을 것도 많다니까.
아샤 S. 루나벨
돋구기는 뭘 돋궈... ... 앗. (...안겨서 또 한숨...) 그렇게 붙어있는게 좋으신가요... 대체 왜...
라스트
지금 열심히 이야기하셨잖아요~ 그게 돋군 거지. (안은 채로 키득인다.) 그냥요. 심장 소리가 들려서 좋아요.
아샤 S. 루나벨
어차피 당신 거인데 소리까지 들을 필요가 있냐고요. 바보. 나 허리 아파요... 누워서 안아주세요.
라스트
제 거니까 자주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 (살짝 손 풀고는 가볍게 이끈다.) 이리 누워요. 침대에서 수첩에 뭐 적을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뻔뻔해. (침대에 털썩 누워서 한숨이나 쉰다.) 아뇨... 그냥... 오랜만에, 그냥 이러고 있죠. 심심한가요.
라스트
네! 자주 들어요. (환하게 웃었다가 이불 목까지 끌어올려준다.) 음... 그렇게 심심하진 않은데. 당신이랑 같이 있잖아요.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아샤 S. 루나벨
(따뜻포곤해졌다.) ...음, 딱히. 당신이랑 있으니까 기운 빠져서 뭘 할 생각이 안 드네요... (멍...) 좀 씻고 싶긴 한데... 귀찮고. 연회장 쪽에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한데... 귀찮고. 이게 다 당신 탓입니다. (...)
라스트
어라. 그거 다 제 탓? 왜죠? (제 얼굴 쪽 가리키며 웃는다.) 씻는 건 원래 좋아하셨지만... 연회장은 왜요? 악기 다시 잡아보고 싶으신가요? (늘어지는 목소리 가만히 듣다가 토닥이기나.)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열받게 해서 그래요. (가만히 바라보다 머리카락이나 만질만질... 해봄.) 아뇨. 연회장에만 가면 당신이 행복해 하는 것 같아서.
라스트
으응? 제가요? (살짝 고개나 기울여준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행복해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 당신이 좋아할 곳이나 찾아봐요. 뭘.
아샤 S. 루나벨
그건... (...뜸...) ...그런게 있어요. 예쁘게 웃는 사람을 보는 건 좋아해요... 음, ...어디서든 갑자기 안아서 넘어뜨릴 것 같으니까. 플라네타리움 정도라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라스트
(응? 하고 의아하게 고개 기울이다가... 파아앗 웃어주기.) 거기 사람 죽었던 곳인데 괜찮아요? 당신은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그럼 별자리 이름 알려주실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전 상관 안 합니다... 당연하게도. (음.) 궁금한게 있다면 알려드리죠. 저 그런건 잘 하니까요. (갑자기 눈 반짝.) ...그럼 나 일으켜줘요.
라스트
별 볼 생각 하니까 좋아지셨어요? (침대에서 폴짝 내려오더니 손 잡아 일으킨다.) 그러고 보니 당신이랑 그쪽으로는 한 번도 안 가봤네요...
아샤 S. 루나벨
아뇨... 당신한테 천문학 가르칠 생각하니까 좋아진 건데. (끙 소리 내면서 손 잡고 일어난다.) 그러게요. 다 가봤는데 왜 거기는 안 갔지? (진짜.)
라스트
어라. 이거 지금 도망쳐야 하는 타이밍인가... (못 가겠지만.) 다른 일 하느라 즐거웠나 봐요. 뭣보다 그 섬이 열린 주에는... (잠깐 뜸......) 뭐. 그래요. 일일 클래스라도 열어주세요? 선생님이라고 할까요?
아샤 S. 루나벨
안돼! 날 재미있게 만들어놓고. (손 꽉 잡는다.) ...음... 네...(주먹 살짝 떨렸으나... 안 때리고 버텼음) 그래요. 잘 따라오면 일등 학생으로 인정해주죠. (플라네타리움으로 총총..)
라스트
재밌어요? (어라?) ... 흐으으음. 눈높이에 맞춰주세요. 갑자기 자, 이제 이 별에서 저 별로 날아갈 때 현재 기술로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 소수점 5자리까지 추산해 보세요.
이런 거 하면 안 돼요. (총총...)
아샤 S. 루나벨
...그런거 하면 안돼요? (약간 시무룩해졌다...) 그런걸 안 하면 플라네타리움에서 대체 뭘 하고 놀지... (도착하자마자 손 놓고 안으로 들어간다.)
라스트
(...) 전 다 틀릴 텐데 그게 재밌으시다면... 당신이 설명할 것도 엄청 많아질 거잖아요. 행성들 중력 간섭부터 로켓 추진 에너지원... 기타 이것저것. 밤 새워서도 못 배운다구요. (바로 따라 들어간다.) 피 냄새 나는 기분...
아샤 S. 루나벨
... ...바보 데리고 살기 힘들구나. (중얼...) 피 냄새 안 나요~ 그렇게 치면 숙방동에서부터 놀 곳이 하나도 없다고요. 사람 다 죽어서. (이런.)(소파에 털썩 눕는다.) 당신 생일이나 말해주시죠.
라스트
저-기요. 평범한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요. 뭐... 다양한 데서 죽긴 했지. 피 없이 죽으면 좋겠어요... (이런 소리나 하며 옆 소파에 풀썩.) 음... 언제더라. 아. 4월 9일이에요.
아샤 S. 루나벨
피 없이 죽으면 너무 가상 현실 같아서 안됩니다. (이런 소리나 2.) 양자리네요? 자기같은 별자리를 가지고있네... (...) 별자리 한 번 찾아봐요.
라스트
가상현실이잖아요... (누운 몸 일으켜서 얼굴 바라봄...) 앗. 그랬나... 제 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어서. 음... 당신은요? 당신 것부터 찾아볼래요.
아샤 S. 루나벨
까먹고 있었네... 응? (흘긋 바라보고) 왜요. 제 거에 관심 가지지 말고 당신 것을 찾아보지... 저는 염소자리예요. 찾아보세요.
라스트
(누운 채로 멍하니 허공 보다가... 손가락 뻗어서 선 잇듯이 하나씩...) 저건가... 하나도 염소같지 않아요. 누가 그저 별들의 집합에 그런 이름들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했을까요?
아샤 S. 루나벨
그거 맞아요. (허공 물끄럼 본다.) 예전의 사람들은 밤하늘 쳐다보면서... 별을 잇고 그림으로 형상화한 뒤 이야기를 붙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을 테니까요. 너무 낭만 없나요?
라스트
응? 아하하. (잠깐 웃다가.) 아뇨. 괜찮았어요. 이야기라는 단어를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가산점은 드리죠... 당신이라면 '별자리는 그저 천체들의 묶음을 위한 행위에 불과합니다' 할 줄 알았거든요. 내 건 당신이 찾아줘요. (눈 깜빡...)
아샤 S. 루나벨
가산점을 제가 받아서 뭐합니까... 저 그렇게까지 낭만이 다 떨어진 사람은 아니라고요. 당신 것은... 저거. 별 세 개가 삼각형으로 모여있는게 보이나요? (손 올려서 양자리 가리킨다.)
라스트
에이. 받아두면 좋잖아요... (손 끝 따라 시선 올린다.) 뭔가... 굉장히... 이렇게 보니까 심플하게 생겼네요. 저걸 보고 양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신기한데요... 주변이랑 섞이면 찾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북두칠성은 선명하기라도 하지...
아샤 S. 루나벨
여기서 더 받아서 뭐 하려고요? (...) 별자리라는게 다 그렇죠. 별은 그냥 이용당한 것 뿐이고... 사람들의 상상력이 모든걸 뒷받침하는... 뭐 그런 것들. 왜요, 나는 별이 적은 별자리라 좋은데. 꼭 특별해야 할 필요 없잖아요.
라스트
그것도 그런가... (작게 웃다가.) 그런 거예요? 전 어릴 때 그 이야기 들으면서 진짜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온갖 별들의 이명을 받으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죽으면 저 하늘에 남는다는 거잖아요. (물끄럼 올려다본다.) 좀 더 밝고, 눈에 잘 띄고 싶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욕망이니까. 당신은 무슨 별 제일 좋아해요?
아샤 S. 루나벨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람이 별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쪽은 별의 찌꺼기? ... 음, 별의 ... ...(좋은 말 찾는 중) ...별의 찌꺼기에 불과합니다. (좋은 말 못 찾았다.) 글쎄요. 저는 밝지 않아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별이 좋던데... ...전 딱히... 좋아하는 별 없습니다. 전부 다 비슷하게 아무 생각이 없거든요. (또 낭만 제로)
라스트
아~ 또 낭만 박살낸다~ (도리도리) 그치만요. 인간은 별에서 나온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잖아요. 그럼 별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나중에는. 먼 나중에는... (눈 깜빡이다가.) 진짜 별 보면서 이렇게까지 낭만 없는 대화 하기도 힘들겠어요... 전에는 뭔가 그. 쌍둥이별...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해 주셨던 것 같은데...
아샤 S. 루나벨
따지자면 지구도 별이니까.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서 사라지는 것도 별로 돌아간다는 거겠죠. 물론 별에서 나온 물질로 인간이 이루어져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것도... 너무 당연하지 않나요? 애초에 우리는 아주 작은 미생물이 진화해서 만들어진 존재인데... (...) 그것도 그렇게 좋아하는... 그런 건 아니에요. 특별히 좋아하는 건 없어요. 아무것도. ...그래도 알고 있는 별 이야기는 해줄 수 있죠. 알려드려요?
라스트
그런가... 하지만 이 지구도 먼 곳에서 보면 마찬가지로 빛나고 있지 않을까요. 아닌가요? 지구는 그저 딱딱한 유기물 덩어리인가요? 가스덩어리인 금성이 빛나는 것처럼, 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낭만 없어... 투덜거리다가.) ... 좋아요. 당신이 굳이 그렇게 말을 꺼내신다면야 이미 좋아하시는 것 같지만. 아무튼 궁금해요. 무슨 이야기인데요?
아샤 S. 루나벨
지구는 먼 곳에서 보면 그저 파랗고 초록색인 덩어리일 뿐이에요. (낭만 자르기 대마왕?) 하지만 전 지구를 사랑하죠. ...음, 탄소별에 대해 아십니까. 대기에 산소보다 탄소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별인데... 약1,500광년 정도 떨어진 기린 성좌에 노화된 탄소별 항성이 하나 있거든요. 안은 아주 새하얗게 빛나고, 바깥쪽은 가스처럼 포슬포슬해보이는게... ...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듯하다.)
라스트
그게 아름다운 거잖아요. 그 창백한 푸른 점 속에 우리가 있는 거예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산과 바다가 있고, 수많은 사랑들과 마음이... 빛나지 않아도 좋아요. (잠깐 눈 감았다가.) 음... 어디가 좋은 건지 바로 알아채기는 어렵네요... 노화된 탄소별이라면, 곧 폭발하는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너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시네요... 수많은 사랑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데요? (뚱.)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여기서는 사진도 못 보니까. 제가 보고 왔을 때에는 수명이 100년 남았다고 하던데... 우주의 측면으로 본다면 눈 깜빡하면 그 별은 죽게 되겠죠. 펑~... 하고?
라스트
전 희망을 위한 작곡가니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죠. 사랑은 사람에게서 나와요. 마음이 있는 모든 동물들은 사랑을 하니까요. 그것이 인간을 살아가게 만들죠... (눈 안 떠도 투덜거리는 얼굴이겠거니...) 우주 측면으로 100년이라면 거의 시한부네요. 그래도 1500광년이라면... 우리는 1500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별의 죽음을 알게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그런가요. 나는 마음이라는게 있을 법한 동물인데... 왜 사랑을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걸까요? (지나가듯 작게 이야기하고.) ...아마도? 그 사이에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해서 차원을 넘을 방법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미래에 대한 것은 뭐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네요.
라스트
당신이 자각하지 못할 뿐이지, 이미 하고 계세요. 조금만 돌아보세요. (따라 속삭였다.) 어렵네요... 우주라는 건 그게 무서운 것 같아요. 아주 가까이에 있는데도 정말 먼 곳에 있어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될 때 출발한 빛도 우주 끝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거잖아요...... ... 네. 그게 두렵네요. (잠시 고민.) 소나... 아, 선생님? (키득이는 소리.) 저 궁금한 거 있어요.
아샤 S. 루나벨
그쪽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요? (가볍게 웃는다.) 하지만 그게.. 사랑스럽지 않나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주의 티끌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 미지를 들여다봐도 돌아오는 것은 끝없는 군청이라는 점이... 나는 좋아요. 아...네. (하아.) 질문해보시죠.
라스트
당신은 우주고 나는 관측자니까, 당신보다는 잘 알지 않을까요? (살짝 자세 고친다.) 저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좋지만... ... 음. 빛은 흐려지지 않나요? 왜, 지구에서는 손전등 불빛도 멀리 가지 못하고 흐려지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한 빛이... 천문학적인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데도, 아주 올곧게 지구까지 다가와서 제 눈에 닿는다는 게 신기해서요...
아샤 S. 루나벨
아하하... ...그래봤자 저는 정말로 사랑하는게 없습니다. 이번에는 잘못 짚으셨네요. (고개 기울이다가...) 별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까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볓빛이 일렁이는 대기를 통과하며 몇광년을 헤치고 온다고... (흐아암.) 별빛이 반짝여보이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자면 올곧게 오지는 않습니다. 대기층을 통과하며 굴절된 빛이 산란하며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중이죠... 그리고...(까지 말하다가 우뚝.) 별빛이 왜 그렇게 밝게 나는지부터 이야기했어야 하는건가? 당신의 지식 상태를 알 수 없군요.
라스트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물끄럼 봤다가.) ... ... ... 음. 어려워요. 그... 음... (혼란.) 그래요. 거기부터... 별은 자기가 빛나는 경우가 많나요, 아니면 금성이 샛별로 빛나는 것처럼 주위 항성 빛을 반사하는 경우가 많나요?
아샤 S. 루나벨
이건 거짓말이 아니랍니다. (음... 응.)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보다는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행성들이 많죠. 음... 어떤 느낌으로 설명을 해드려야... (눈 데굴 굴린다.) ...왕 하나가 있으면 백성이 열 명은 있듯이? (눈높이교육?)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의 경우에는 밤하늘에서 거의 위치가 바뀌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겠네요.
라스트
그러게 누가 맨날 거짓말 하래요. (가슴 위에 손 모은 채로.) 음... 으으음... ...... 우주는... 진짜 하나도 모르겠어요. 반사된 빛이라면 더 약할 것 같은데, 그게 여기까지 닿을 수 있다는 게... 산란이든 뭐든요. 그리고 그렇게 빛이 나는 게 많은데 우주가 밝지 않다는 것도, 그 우주 속에 있는 건 지구인데 이곳은 우주보다 훨씬 다정하다는 것도...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 군청을 탐구하셨어요?
아샤 S. 루나벨
제 마음입니다~ (메롱. 빈백 소파에 편하게 드러누워서 눈 감는다.) 생각을 할 게 있나요. 탐구하는 것에... 당장 눈 앞에 있는 것을 알아내고 싶다는 욕망만이 있을 뿐이죠. 난 당신처럼 낭만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냥... ...언젠가는 나도 저 안으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느낌밖에는 없었습니다. 어차피 내가 공부한 것들도 우주적 측면에서는 개미만도 못할텐데...
라스트
... (반짝. 눈 떴다가.) 난 연구자의 입장은 되어본 적 없어서... 무언가를 알아내고 싶다는 욕망은 역시 어려운 것 같아요. 나는 모르는 채로 남겨두는 것도 좋아했거든요. 그 미지에서 오는 불안이... (그러다 이어지는 말 듣더니 네 오른손을 덥석 쥐었다.) ...... 하지만. 그건. ... 당신이라면 우주를 전부 정의해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모든 걸 알아내고 파헤칠 수 있겠지만... 전에는 그게 싫으셨던 거 아니에요?
아샤 S. 루나벨
(갑자기 손 잡혀서 깜짝 놀랐다. 눈 크게 뜨고 바라보다가...) ...놀래라. 네... 뭐 그렇죠. 전부 알아내기 전에 놔버리는게 마음이 제일 편하잖아요. 저도 알아내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비밀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사람이라서요. 한계치만큼만 알아내는 것이라면 됩니다.지금도 그래요. 알 수 없는 것을 보는 것은 좋지만, 끝까지 가고 싶지는 않네요. 그냥... ...그대로 동화되어 사라지는 것이 가장 좋겠죠. 인간답게. 주제넘지 않게.
라스트
...... (고개를 들면 전부터 그러고 있었던 것처럼, 어슴프레한 어둠 속에서 새파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본다.) ... ... 주제넘지 않는다는 말은 잘 모르겠어요. 인간은 언제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잖아요. 천문학적이라는 단어는 보통 셀 수 없이 많거나 아주 큰 것을 의미하지만... 파란 장미의 꽃말이 바뀐 것처럼, 언젠가는 그 단어도 바뀔지도 몰라요... 우리에게 불가능은 없어요.
아샤 S. 루나벨
... ... (그 두 눈을 살짝 피했다가, 잠시간의 간극 끝에 다시 쳐다본다. 다시 또 그 표정이, 미지를 들여다보려 하다 후회한 한낱 인간의 표정이...) 지금 저한테 우주의 미지를 더 파헤쳐보라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것을 말하고 있는 건가요?
라스트
...... 왜 또 그런 얼굴이에요. (나지막하게 대답하고는 살짝 손 끌어당긴다.) 모든 건 당신의 자유예요.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인류는 언제나 앞으로 나아갔어요. 그건 노력이고, 기술이고, 발전이었지만, 도약과도 같은 진전은 언제나 같은 비유를 동반하죠. '기적' 이라고. (손가락 마디에 짧게 입 맞춘다.)
아샤 S. 루나벨
나는 나에 대해서조차 모르는데. (잡힌 손을 살짝 빼보려다 한숨만 내쉰다.) ... 하라고 허락 안 했어요. 이제는 완전히 제멋대로시군요? 기적은 믿지 않아요... 만들고 싶지도 않고. 인류나 나에게 지대한 공헌을 세운 사람같은 것 될 생각 없습니다. 바보.
라스트
당신이 믿지 않아도 나는 이 자리에 있어요. (여전히 잠깐 웃는 얼굴이다가.) 공헌이라... ... 그런 식으로 기억되는 건 싫어요? 그런 발견을, 그런 증명을 하고 나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기억할 텐데.
아샤 S. 루나벨
그으래요, 기적이라 불리는 별님. (눈 피한다.) ...딱히? 인간들이 내 노력으로 기뻐하는 건 싫거든요. 당신은 이해 못 하겠지만.
라스트
네에, 그리고 당신의 다프네예요. (여전히 파아앗 웃는다...) 그런가. 전에는 잊혀지기 싫다길래 그 마음이 가장 큰 줄 알았어요. 저는... 네, 남들이 저로 인해 기뻐하면 좋겠거든요. 남들이 기뻐하면 싫어요?
아샤 S. 루나벨
아, 정말. 그만 좀 웃어요. (볼 꾹 눌러서 멀리 가게 한다...) 잊혀지지 않는 건 몇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전 인류가 나를 기억한다...? ...이...건 좀. (우욱.) 몰라요. 싫은 건 아닌데... 짜증납니다. 난 행복하지 않은데 내 작업으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다는게.
라스트
이건 제 디폴트인데 요 . . . (떠밀린다...) 짜증보다 차라리 싫은 게 낫지 않아요? 으으음... 이럴 때면 정말 당신이랑 저는 정반대의 인간인 것 같아요... 보통 연구자들은 명성이나 부를 위해 연구를 하기도 하던데, 당신같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눈 깜빡...) 그럼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기억되지도 않고. 그렇게 사라지고 싶어요?
아샤 S. 루나벨
전 순전히 제 궁금증만을 위해 연구하니까요. (엣헴...) 그런데도 제가 최고의 자리에 와 있다니... 아이러니하죠? 역시 욕심 없는 자가 승리하는 법. 사실은 내가 제일 욕심이 많은 걸지도 모르고. (키득거리며 웃는다.) 네~ 궁극적인 목표는 항상 그랬네요. 내 모든 작업물들을 전부 들고 사라지는 거죠.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생각도 못하게.
라스트
원래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잖아요... 당신만큼 즐거워하던 사람은 본 적 없으니까, 당신이 정점에 오르는 것도 당연한 것 같아요. (작게 웃는 소리.) ... 정말이지. 그런데 이제 글렀네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사람이 여기에 한둘이 아니잖아요?
아샤 S. 루나벨
그리고 나는 타고난 천-재니까. (턱 밑에 브이 댄다. 윙크까지...) ...뭐... 이 정도 인원이라면 저를 기억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죠. 아니다, 이제는 좀... ... (하아아... 소리를 내며 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른다.)
라스트
잔망스러운 얼굴 하기는... (물끄럼.) ... 뭐야. 왜 갑자기 말하다가 생각이 바뀌어요. 왜요? 이제는, 그리고? (빼꼼. 고개 내밀고 바라본다.)
아샤 S. 루나벨
아~... 여기도 오래 있었더니 힘드네요. 슬슬 돌아갈까요. (소파에서 일어나서 기지개 쭉...)
라스트
(주섬주섬... 몸 일으키더니 네 뒤쪽 옷 잡아당겨 도로 풀썩 앉힌다. 데자뷰...) 대답.
아샤 S. 루나벨
예의없고 험악해. (상처받은 척... 하다가 손 내민다.) 손 줘봐요.
라스트
푹신하게 앉혀드렸어요. 당신이 자꾸 이야기하다가 도망가잖아요. (어림도 없다는 듯 불만스러운 얼굴이다가...) 손은 왜요? (왼손 살짝 건넨다.)
아샤 S. 루나벨
난 정말로 쉬고 싶어서 그런 건데. 사람 마음도 모르고... (슬퍼하는 척... 계속 하다가 건넨 손 잡는다.) 그냥... 당신도 이거 받고 포기하라고. (훅 끌어당겨 손가락 마디에 입 맞추고 떨어진 뒤, 혀나 살짝 내민다.)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들어봤자 지나가는 이야기일 테니까.
라스트
그럼 가서 대답해준다고 하셔야죠? 슬픈 척이나, ... 하고. (잠깐 조용하다가 손 뻗어 볼 쓸었다.) 왜 지나가는 이야기라고 확신하세요?
아샤 S. 루나벨
가서도 대답 안 해줄 거니까 말 안 하죠. (...) 글쎄요. 제가 사라진다고 당신의 바다가 파도치는 것을 멈출까요? 따뜻한 햇살이 사라질까요, 시간이 멈출까요. 지나가는 이야기를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제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거든요.
라스트
그걸 보통 대답 피한다고 해요... (이걸 꼬집어. 말아...) 당신...... ... 이럴 때는 진짜 바보군요? 이걸 제 입으로 말해야 알아요? 네, 당신이 사라져도 해는 떠요. 바람은 불고 꽃도 피겠죠. 여전히 바다는 아름답고 제 음악은 희망을 전달할 거예요. 그런데요? 그런데 당신이 없잖아요. 세상이 돌아가든 말든, 당신이 없는데. ... 그것 자체가 나한테는 아주 거대한 사건이에요. 왜 그걸 아직도...
아샤 S. 루나벨
...정말. 당신이야말로 왜 아직도 모르는 거예요? 저 하나 사라져봤자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라니까요. 당신은 사랑하는 인간들이 많고, 사랑하는 것들도 많잖아요. 사람을 잃어본 적 있으신가요. 물론 옆에 있다 없으면 섭섭하긴 하겠지만... 그 사람을 죽을 때까지 매일매일, 하루종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넘겨버리는게 보통이에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요. 그래서 나는 지나가는 이야기인 겁니다. 당신의 뇌는 당신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으니까요!
라스트
없어요. 사람을 사랑해본 건 이곳이 처음이었으니까. 네, 첫 번째라서 더 각별하게 와닿는 거예요. 난 절대 헤어지는 슬픔같은 걸 겪고 싶지 않아요. 난 아직도 아주 어릴 적에, 집 앞 골목에서 만났던 파랑새가 고양이에게 물려가며 오른쪽 날개의 몇 번째 깃털을 바닥에 떨어뜨렸는지 기억해요. 그 노랫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깃털의 색이 얼마나 예뻤는지도. 인간은 망각을 하지만 어떤 기억은 평생을 살아가도록 만들어요. 내가 그 정도도 구분 못 하는 인간은 아니라고요...
아샤 S. 루나벨
그거 안 됐네요. 당신은 이미 나와 헤어지는 슬픔을 겪었었고, 그래도 잘 살아있었습니다. 나는 그쪽 기억 깊숙하게 남은 아름다운 파랑새가 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전혀 다른 존재거든요. 왜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내 말을 듣지 않는 겁니까. 사람 한 명 쯤 사라져도 인생에 전혀 문제가 없다니까요... (한숨 크게 쉬고 다시 일어난다.) ...저 이 문제로 그만 싸우고 싶은데요. 그냥 당신이 인정해주시죠.
라스트
... 당신은 여기 돌아왔으니까 살아있을 수 있었던 것 뿐이에요. 그게 아니었다면... (느리게 고개 든다. 어둑한 공간, 어슴프레한 별빛. 그리고...) ...당신이야말로 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어주시는걸요.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제 말이 그렇게 믿기 힘드신가요. 믿어서 잃을 것도 없으시잖아요. (느리게 일어난다.)
아샤 S. 루나벨
다른 건 다 믿어도 사람은 안 믿어요. 난 당신 생각보다 잃을게 많은 사람이니까. (한동안 바라보다가 발걸음 돌려 나간다.) 날 가장 오래 본 사람에게도 나는 지나가는 이야기가 됐어요. 당신은 이 짧은 시간동안 대체 뭘 바란 겁니까?
라스트
저는. (운을 떼고도 한참이 지나서, 따라나가 건물 입구를 잡은 채로 멈췄다.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소나타. 할 말이 있어요.
아샤 S. 루나벨
네. 들리니까 거기서 말씀하시죠. (걸음은 멈추지 않고 목소리만 조금 높인다.)
라스트
... 당신이 바란다면, 모든 게 끝나기 전까지는. ...그런 이야기는 안 할게요. 그러니까... ... 미워하지 않아주시면 안 될까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당신을 미워하는 것 같나요? (걸음을 멈춘다. 아직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라스트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내 마음을 전하는 말이 자꾸 당신을 괴롭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내 말이 싫어지고 나면, 나까지 미워하게 될 것 같아서...
아샤 S. 루나벨
그건 제가 당신이 예상할 수 없는 미친 별종이라 그런 겁니다. 왜 그렇게까지 신경 쓰시나요. 난 미워하는 사람한테 화 안 내요. 무시하고 말지.
라스트
..... 전에 이야기한 거 기억나요? 우리 사이에서 '왜' 라는 질문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한 거요. 뭣보다 당신이 자꾸 대화에서 도망가려고 할 때마다 저도, ... 당황이라는 건 하니까...
아샤 S. 루나벨
... ... (제 머리나 헤집으면서 돌아본다.) 다프네... ...라스트 씨. 저한테 상처 받으셨어요?
라스트
................................ (...) ... 네.
아샤 S. 루나벨
...한 번만 더 '왜' 라고 물어보겠습니다. 제 옆에 있으면 상처만 받으시면서 왜 굳이 오려고 하세요. 저는 쓸 만한 방안을 제시해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라스트
... ... 같은 대답밖에 못 해드려요. 정말 답해드릴까요... (한 손으로 문 짚은 채 바라보다가.) 나는 그냥 내 끝을 정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정착하고 싶다는 것도 진실이었고. 그런데 당신이 몇 번이고 변덕스레 도망치니까, 거기에 더 오기가 생겨서...
아샤 S. 루나벨
아뇨. 지금은... (고개 살짝 돌려서 어둠을 바라본다.) 옆에 계속 있게 해드렸잖아요. 받아주기도 했고. 난 당신이 자꾸 미래를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 ...그래요. 짜증납니다. 나는 기대하는것이 지쳐요. 사람을 믿지 않기로 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자꾸 기적을... 믿으라고 하니까.
라스트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주세요. (먼 발치를 향해 살짝 손 내민다.) 지금 대답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까 이야기했잖아요. 싫다면 이런 이야기는 더 하지 않겠다고... 저는 결과주의적인 인간이니까, 당신이 이 말을 기억한다면, 기대하지 않고 있더라도, 언젠가 끝을 보여드릴게요.
가장... 찬란한.
아샤 S. 루나벨
... ... 이 쪽으로 와요. 지금은 당신 손밖에 안 보입니다. 얼굴을 보여주세요...
라스트
...... (아주 느리게 걸음을 떼다가, 조금씩 빠르게 걷는다. 곧 달음박질에 가까워지도록.) ... 소나타. (울 듯이 일그러진 주제에, 한 번 눈을 감았다 뜨고는 평소대로의 그린 듯한 웃음으로 돌아온다.) 나를 믿어주세요.
아샤 S. 루나벨
... 바보. 뭐 이런 것 가지고 속상해하나요. (천천히 손 내민다. 표정을 볼 수가 없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알았어요. 알겠으니까... 나를 힘들게 하지 마세요...
라스트
... 그렇게 자주 이야기했는데. (양 손을 살짝 쥔다. 따르듯 고개를 숙였다가, 쥐어올려 가슴께에 모은 뒤에.) ...... 힘들면 바로 이야기해줘야 해요. 그럼 고칠게요. 당신한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늘...
아샤 S. 루나벨
저는 당신이 옆에 있으면 항상 힘들어요. 어떻게 고치시려고요, 그건... 당신은 나의 다프네잖아요. 내가 정말 그 빌어먹을 달이라도 됐나 보지. (고개를 살짝 들어 바라본다.) 왜 하필 나인거예요. 난 당신이 정말 불쌍해요...
라스트
내가 당신의 우울이라서 그래요? (따라 고개를 든다. 눈물흘렸던 흔적을 지우지도 못한 채, 여전히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소나타 ......소나타. 보세요, 달이 떴어요. 이 시간은 내 불행이 아니에요. 달이 뜨면, 당신이 같이 있어주니까.
아샤 S. 루나벨
네. 나는 덕분에 항상 우울해요. 계속... 영원히. (손 올려서 뺨이나 천천히 쓸어주다가...) 울지 마세요. 당신이 그러면 난 점점 더 우울해집니다. 아직도 달이 뜨면 다정해야 한다는 약속이 유효한가요...
라스트
... 어쩌지. 난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는데요... 제 마음이라도 나눠드릴까요. (여전히 흐린 미소만 머금고 있다가.) 의무나 책임이 아니어도 좋아요, 달이 뜨지 않아도, 당신은...... 내가 슬퍼할 때마다 다정해지셨잖아요. 상냥한 사람이니까.
아샤 S. 루나벨
그냥 가라고 하면 안 들을 거죠. 네... (한숨...) 그럼 우는 인간 두고 그냥 가는 사람도 있냐고요. 난 상냥한 사람이 아니에요.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간일 뿐이지... 너무 좋게 생각하지 마세요. 상처란 상처는 다 받아놓고.
라스트
(눈 깜빡이며 네 얼굴 바라보다가.) 전에는 당신이 남들과 섞이지 못한다고, 다른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해놓고. 당신은 역시 그냥... ... 평범한 사람이에요. (손에 가볍게 고개 기댄다.) 상처는, 그냥... ... 당신이 자꾸 도망치니까. 나중에는 후회하면서 나한테 모진 말을 하니까. 내가 정말 강한 사람이었으면 아무 상처도 없었다고 하는 건데, 나도 참 모자라죠...
아샤 S. 루나벨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은 부정할게요. 역시 바보군... (한숨이나 한 번 더 내쉬고는 한 팔로 안아준다.) ... ...그래요.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사과할게요... 화가 나서 그랬어요. 당신은 너무 빛나는 사람이라 더 그런 거예요. 어울리지 않는 곳에 서 있는게 답답해서. 나를 떠나 행복했으면 해서.
라스트
...... (몇 번 어색하게 눈 깜빡이다가 고개 파묻는다.) 난 별로 빛나는 사람이 아닌걸요. 한낮에는 빛 하나 내지 못하는 천체에 불과해요. 태양은 되지 못한다고요. 어둠이 있어야만 그 존재가 보이는데. ... 세상에 절망이 없었다면 제가 음악을 만들지 않았을 것처럼... (마주 끌어안는다.) 나는 당신 옆에서 행복하고 싶어요. ... 아샤.
아샤 S. 루나벨
... ...그럼... (잠시 망설이다가 약간 더 끌어 안는다.) 당신이 빛나기 위해서는 내가 필요한 건가요. 당신에게는 내가 필요한 존재인가요? 내 생각을 아주, 오래하고... 내가 죽어달라고 하면 죽어줄 거예요..?
라스트
...... (짧지 않은 시간동안 입을 다문다. 고민이나 망설임보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처럼. 대답을 위해.) ... (몸을 떼어내고, 얼굴을 마주본다. 눈물을 멈추지 못한 주제에, 처음으로 빛을 발견한 인간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네!
아샤 S. 루나벨
...왜... 왜 또 웁니까. (반사적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천천히 네 얼굴을 바라본다. 마음 어딘가가 부서지는 느낌에 잠시 아무 말 없이 서 있다가.) ... ...나... 맨정신인데. 미치지 않았는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포기할게요. 제 것이 되어주세요.
라스트
... 당신은 기쁠 때 안 울어요? 난 어제도 그랬는데... (잠시 옅게 미소짓다가.) 안녕하세요, 소나타. 저는, ... 라스트 플뢰르 플랑도르예요. 그리고, ...... 영원히 당신의 다프네예요.
아샤 S. 루나벨
기뻐서 울어본 적이 없거든요... 당신만큼 감정이 풍부하지 않은가봐요. (손 올려서 눈물이나 닦아준다.) 이름이 참 많으시네요, 방랑을 그만둔 방랑벽 작곡가 님. 영원한 족쇄로 갇힌 것을 환영해요.
라스트
당신도 좀 더 기뻐하면 좋겠는데... (잠깐 가만히 손길 받다가.) 그래요. 고마워요. ... 이젠 정말로 취소하는 거 안 돼요. 도망가는 것도 안 돼요. 내가 빛나길 바란다면 어둠이, 우주가 되어주셔야 하니까.
아샤 S. 루나벨
기뻐할 수 있게 노력해보세요. (조금 더 쓰다듬어주다가 손 내린다.) ...변덕은 이제 용납 못 해요? 나 안 놓아줄 거예요?
라스트
노력은 늘 하고 있죠. (그러다가 내린 손 깍지 껴 잡고.) 네. 절대로요. 안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아뇨. 그냥... ...묘해서. (눈 데굴 굴리다가...) 당신만 방랑벽인건 아니거든요.
라스트
(고개 기우뚱...) 그런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었는데... 그럼 같이 헤매드릴까요.
아샤 S. 루나벨
나는 한 곳에 박혀서 아무데도 안 가잖아요. 그게 진정한 방랑벽이에요... 아무도 들여보내주지 않으니까. (픽 웃는다.) 싫어요. 어디서 어떻게 또 헤매려고.
라스트
뭐예요, 그게... (잠깐 웃었다가.) 그럼 들여보내주세요. 찾으러 왔어요.
아샤 S. 루나벨
바보... 어디쯤에 와있는 것 같아요? (슬쩍 웃으면서 떨어진다.) 당신이랑 있으면 자꾸 길 가다가 이런다니까. 감기 걸리기 전에 돌아가죠...
라스트
음... 당신이 이야기해주면 좋겠는데. 나 지금 어디에 있나요? (살짝 눈 감은 채로 웃음 머금고 물었다가.) 지금은 당신이 누워 있다가 박차고 나왔어요... 아, 이제 잘 자기로 약속했는데 오늘도 자기 싫어요... 놀러 가면 안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글쎄요. 물리적 거리로는 바로 옆에 있네요. (볼 꾹... 손가락으로 눌러준다.) 자라고... 좀. 자라고. (방금까지 웃고 있다가 또 정색.) 어차피 가라고 해도 올 거잖아요. 오세요...
라스트
아이. 그야 지금은 그렇겠지만... (눈 떴다가... 앗.) ... 같이 밤 새자고 하면 좋아해주나 했더니... (부루퉁.) 그건 그렇지만요. 그리고 이제 당신도 가라고 안 하실 것 같은데...
아샤 S. 루나벨
밤 새다가 쓰러진 사람이 바라는 것도 많습니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먼저 숙박동으로 걸어가다가 뒤 슬쩍 돌아본다.) 오세요. 빨리...!
라스트
이제 과로할 일도 없다니까요... (앗. 후다닥 따라잡아서 팔 쥔다.) 당신도 잘 거예요? 연구 안 하고?
아샤 S. 루나벨
저는 안 잘 건데요. 오늘은 딱히... 연구할 기분이 아니네요. (살짝 미소짓는다.) 기분인데 좀 놀까요. 뭐 하고 놀지는 모르겠지만.
라스트
저한테는 일찍 자라면서... (불만...) 으으으으으음... 당장 떠오르는 게 없는데... 아, 특별한 건 없지만. 전망대나 잠깐 갈래요? 왜, 여기서 당신이랑 제일 처음에 갔던 곳이었는데... 기억하시려나...
아샤 S. 루나벨
그럴까요. ...당연히 기억하죠. 그러니까. 이번의... ...(눈 느리게 깜빡인다.) 네. 기억났어요. 올라가는데 꽤 힘들어했었죠, 제가. 가서 별 없는 하늘이라도 보고 있을까요. (계단 오른다. ...역시 이번에도 약간 힘들어하는 중.)
라스트
... 기억해주는 건 고마운데... 역시 당신 요즘에는 운동 안 했죠... (팔 잡고는 가볍게 끌어주는 중) 이만큼 올라와서 지치면 어떻게 해요, 내일부터는 같이 나갈래요?
아샤 S. 루나벨
(묵묵부답... 질질 끌려간다.) 같이 나가서 운동해야 하는 거면 싫습니다...!!
라스트
그걸 운동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하거든요? 산책만 해요. 산책만. (질질질...) 이러다가 문 열면 운동부족과 당류 과다섭취로 객사해있을까봐 무섭다고요.
아샤 S. 루나벨
... ... (입 삐죽.) 나 그렇게까지 운동 안 하고 당류 많이 먹는 거 아닌데. (전망대 문 열자마자 바닥에 누워버림.) 옥상은 건강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네요. 힘들다.
라스트
치과의한테 어제도 뭐 뜯었잖아요. 다 들었어요~ (누운 거 보다가 쪼그려앉아서 팔 콕콕) 조금만 익숙해지면 괜찮을걸요. 그러고보니 옥상은 없네, 가보고 싶었는데...
아샤 S. 루나벨
...조만간 위헌 입을 좀 막아야겠네요. (옆자리 톡톡 친다.) 그냥 같이 눕죠. 옥상... 여기서 제일 높은 곳은 폐허 쪽 건물 아닙니까. 나중에 가볼까요.
라스트
굳이 안 막아도 둘이 시끌벅적하게 노는 거 다 보이거든요. 치과의 괴롭히지 말고. (꼼질... 그러다가 푹 눕는다.) 건물 안에서 보는 거랑 옥상은 다른걸요. 거기서 종이비행기 날리면 아주 멀리까지 갈 것 같아요.
아샤 S. 루나벨
(쳇...) 괴롭히는게 아니라 잘 노는 거예요. 우리 사이 좋아요. (꿈질꿈질... 팔베개 해줬다.) 높은 곳 좋아하는 고양이같네요... 비행기 접으면 같이 가보죠. (그러다가 문득..) ...여기서 처음 이야기 했을 때는 당신이 참 의젓했는데. (하..)
라스트
진짜요? 치과의 맨날 시달리는 느낌인데... (얌전히 팔 베고 눕더니, 얼굴 마주본 뒤에 작게 웃는다.) 저는 고양이도 되고 뱁새도 되고 토끼도 되고 바쁘네요... 그 종이들 태우지 말고 비행기나 접을걸 그랬어요. (허공 봤다가.) 앗. 언제적 이야기를... 그리고 그렇게까지 의젓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요.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저 벽에 악보 그리고는 실패했다고 소리치지 않았어요?
아샤 S. 루나벨
나랑 있으면 즐겁다고 해줬다고요. (부루퉁... 하다가 눈 마주치면 시선 살짝 내리고.) 필요하면 창고에서라도 종이 가져오면 되니까. ...지금보다는 훨씬 의젓했습니다.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은은...) 맞아요. 진짜 미친 예술가 같았는데. 제가 영감을 찾아주겠다고 절벽에서 밀겠다 하지 않았었나... 그 때에는 당신이 군청이라는 군청은 지독하게 싫어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자발적으로 들어오셨네요.
라스트
그 말은 바로 믿으면서 왜 내 말은 믿는 데 한참 걸렸어요? (시선 내려간 것 보고도 이마 가볍게 맞닿기만 한다.) 그야 그 때는. 저도 처음 만난 사람들을 상대로 이미지메이킹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저 나름 유명인사라구요. 그 때부터 우와. 이 사람 제정신 아닌가봐... 하긴 했는데. (물끄럼 눈 바라보다가.) 전에도 말했잖아요. 그 군청 속에 당신이 있으면, 녹아내리듯 색채가 파묻혀서... 당신이 곧 세계일 것 같은데 어떻게 더 싫어하겠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은 변덕쟁이잖아요. 그리고 무게가 너무... ...있다고 해야하나. (눈 데굴...) 미친 사람은 미친 사람을 알아보는 법이죠. 이미지 메이킹하는 당신도 웃겨서 좋았는데, 신사가 되려고 애쓰는 아이같은. (느리게 키득인다.) 그런 낭만적인 말은 어떻게 생각하는 거예요? 바보같아...
라스트
... 흐으음... (콕, 볼 찔렀다가.) 나 참. 그래요. 당신보다 한참 어리니까! 어른스러워보이고 싶었죠. 세간에서 부르는 내 이미지에 맞추고 싶기도 했고. 그러니까... 잘 보이고 싶었어요. 모두에게. (웃는 모습 보더니 살짝 풀린 듯 웃는다.) 당신도 이제 적응해야 할 걸요. 나랑 있으면 삶이 전부 낭만 투성이일 거라구요.
아샤 S. 루나벨
(아야.) 잘 보이려고 노력한 거 한 번에 다 말아먹었지만요...(...) 그래도 지금의 당신이 더 편해 보여서 좋습니다. (시선 올려서 다시 빤히... 바라본다.) 낭만에 파묻혀 죽는 사람은 한 명으로 족하지 않을까요. 저까지 끌어들이고 싶으십니까.
라스트
알았다구요. 그래도 얼마 전에 많이 수습한 것 같은데... ... 편한 건 사실이에요. 덜 외롭기도 하고. (시선 마주한다. 두어 번 눈 깜빡였다가...) 당신이 바라기 전에는 안 죽어요. 말해드렸죠? 저는 낭만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그걸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파도에 휩쓸려 죽는 바다가 있나요. 손을 잡아드릴게요. 잠기지 않도록. 그러고 나면 꽃잎처럼 쌓이는 낭만은 그저 아름다울 뿐이에요.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여기저기서 많이 사랑받고 다니더군요. (다시 슬쩍 웃는다.) 당신은 당신의 낭만이 얼마나 커다란지 잘 모르잖아요... 나는 이미 잠겨 있어요. 당신이 꼭 그런 것처럼.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다 눈 마주치고.) 빨리 손을 잡아 꺼내줄래요. 내가 그쪽 생각을 더 하지 않게.
라스트
질투하냐고 물어보면 화낼 거죠. (웃으면서 볼 쓸었다가...) ... 어라. 그렇지만 당신의 우주에 비하면 아주 작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당신은 신경도 쓰지 않을 만큼... ... 으으음. 그런 말 하면 천천히 꺼내드리고 싶잖아요. 곤란해요.
아샤 S. 루나벨
네. 해요... (잠시 작게 중얼거렸다가.) 그러면 안 됩니까. (메롱.) 내 우주에 침범한 거대한 무언가를 신경 안 쓰려고 하고 있는 중이에요. 바보. 아뇨... 그냥 빨리 꺼내주시죠. 이미 정말 힘듭니다.
라스트
..... (움찔...) ... 뭐야. 정말... ...안 될 건 없지만요. 그리고 당신이 문을 열어준 거니까, 날 들여보내줬으니까... 좀 더 신경써줘요. 나 여기 있어요. (눈 깜빡이다가 살짝 손 잡아당긴다.) 두렵지 않아요. 낭만은.
아샤 S. 루나벨
놀랐나요. 나도 당신 생각을 한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눈 마주치며 느릿하게 미소짓는다.) 내 생각은 조금 더, 보여지면 곤란할... 것들이지만 말이에요. (손 달려가면서...) 제가 여기서 어떻게 더 신경을 씁니까. 더 돌아봤다가는, 음... 당신 말을 인용해서. 감당할 수 있겠어요?
라스트
..... 이런 식이라고는 말 안 해줬으니까... (살짝 고개 숙인 채 올려다보다가.) 음... 나는 사람의 마음에 익숙하니까요. 당신보다는 훨씬 능숙하니까... 당신보다는 더 쉽게 감당할 수 있죠. 하지 못할 거라면 제안하지 않았어요. 감당하지 못해서 상처입히는 건 싫거든요.
아샤 S. 루나벨
싫으면 생각 그만할게요. (무덤덤하게 내려다본다.) ... ...음, ... ...당신은 감당이 가능하겠지만... ...이건 제가 자신이 없어서. 지금 정도로만 신경 쓰면서 살겠습니다.
라스트
......마저 해주세요. (손 꽉...) 무슨 자신을 이야기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좋아요. 그 정도로도 만족하니까... 나중이 되면 당신이 좀 더 익숙해질지도 모르고.
아샤 S. 루나벨
내가 이런 생각하고 괴로워하는게 좋아요? (물끄럼...) 좋네요. 당신이 욕심을 덜 부려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으니까 별 말을 다 하게 되네... (갑자기 한숨이나 푹푹 쉰다.) 겉옷은 방에 있어요? 이 얇은 옷 하나 입고 안 춥나요.
라스트
... 괴로워한다고는 안 했으면서. 하지만... ... 아주 조금은 기쁘다고 하면 곤란하려나...요. (또 살짝 반짝..... 한 얼굴로 올려다본다...) 뭐. 당신은 어디서든 불현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새삼스럽네요. 겉옷은... 치료받으러 갈 때 두고 왔는데, 방에 옮겨주지 않았으려나... 아마도요.
아샤 S. 루나벨
네. 엄청 곤란합니다.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서요. (볼이나 콕 찔러줌.) 그래요... 추워보여서. (흘끔 보다가 팔 살짝 벌려본다.) 있잖아요... 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라스트
... 으으으음. (내적 갈등...) 천천히 생각해보죠... 어떻게 해야 같이 행복할 수 있으려나. 뭐. 이쪽은 마지막 섬에 비하면 덜 추워서 괜찮았어요. (빤히 보다가 폭 안긴다.) 네. 말씀해보세요. 듣고 있어요.
아샤 S. 루나벨
기왕이면 내가 사라지기 전에 답을 말해주시죠. (음... 따끈해졌다. 등 쓸어줌...) 만약에 아무 일 없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 건가요.
라스트
늘 제가 양보하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만히 눈 감았다가.) 음... 당신은 그런 가정같은 건 절대 안 하실 줄 알았어요. 가능성이 낮잖아요... 그래도 나갈 수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면... ...... 글쎄요. 만나러 갈까요...
아샤 S. 루나벨
요즘 꽤 생각이 많아졌거든요. (천천히 등 토닥인다.) 저를 만나러 오시겠다고요? 음... 그건 곤란한데. 내가 아니라 당신이 나갔을 때를 상정하는 겁니다. 당신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라스트
그렇지만,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게 당신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닌걸요... 그렇게 되면 이곳에서의 모든 언약이 인생의 최후를 기다리며 마지못해 건넨 밀약같잖아요. 사실 질문의 저의는 파악했지만... 으으음... 당신이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말한 직후에 저 혼자서 살아간다는 대답을 돌려드리면 너무 안 섬세하지 않아요? (작게 웃는다.)
아샤 S. 루나벨
뭐 어때요. 당신 감정도 아니고 내 감정인데. 제가 또 쓸모없는 감정 지우는 것은 특기거든요... (잠시 아무 말 없다가...) 궁금해서 그래요. 당신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보다는. 이미 잘 살 것 같으니 걱정은 없고.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가... 내가 그 모습을 못 본다면 미리 계획을 들어보고 싶거든요. 당신은 계획따위 안 세우고 사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라스트
... 지우지 말고 나 좀 붙잡아줄래요? 사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았어요. 약속한 것도 많고... 그런데 그걸 포기하기보다는, 당신도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부 즐거운 일들이니까. 당신이 같이 있으면 더 좋겠어서... 내가 살아가는 게 궁금하다면 두 눈으로 직면해줘요.
아샤 S. 루나벨
내가 뭐라고 당신을 붙잡나요. ...아이, 그러지 말고. 말해주면 안돼요? 하고 싶은 거나, 약속한 것들이요. 포기하지 않고 해낼 거잖아요. 난 일단 뒤로 해두고 당신의 삶과 약속에 대해 말해보시죠. (등 톡톡 쳐주면서 슬쩍 웃는다.)
라스트
당신은 제 소나타잖아요... (느리게 숨 내쉬다가.) ...약속한 건. 오케스트라 지휘를 한 번... 여행이라든가, 노래라든가. 소설을 받기로 한 적도 있고... 그런 것들. ......그런데. 그래도. 당신이 어제 물어봤잖아요. 그걸 지키고 싶어서. (소곤거리듯이)
아샤 S. 루나벨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쪽한테 권위를 행사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잖아요? 그래요... 좋네요. 당신은 지휘할 때 참 행복해보였어요. 여행도, 다른 분들이 있는 곳에 가면 좋겠고. 사소한 것들이 모여 추억을 만드는 법이죠. (그러다 쿡... 웃는다.) 다른 행복보다 그게 더 중요해요? 누군가에게 휘둘려 죽는 것?
라스트
으으음... 난 그런 걸 전부 감안하고 당신에게 가지라고 한 거예요. ... 행사해도 좋은데. 싫으면 넘어가세요... (조용하다가...) ...... 약속을 다 끝마치면, 더 남은 게 없다면...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러 와야겠죠. 그것마저도 제 행복이니까.
아샤 S. 루나벨
싫다고 하고 넘어갈까요? (키득거리다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욕심을 내도 되는 건지 몰라서 그럽니다. 이런 건 처음이니까요. (내 얼굴 봐요, 하고 조용히 속삭이고는 눈 맞춘다.) 그럼 난 항상 마지막으로 생각해줘요. 하고 싶은게 다 끝나고... 모든 것에 미련이 없을 때,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런 사람. 가장 마지막의 약속 정도로. 어때요?
라스트
... 난 당신이 전부 욕심내도 좋은데요. 감당할 수 있다고도 했는걸. (살짝 고개 들고 마주보다가.) ... 그럼 당신을 만나러 가는 데에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당신은 내 최후가 아니에요. 정착지죠.
아샤 S. 루나벨
그건 당신이 너무 손해보는 거래 아닌가요... 쉽게 말하긴. 듣기에 나쁘지는 않네요. (슬 미소짓는다.) 저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나를 찾아오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마지막 정착지라고 생각해요. 쉴 때 찾아오는 정도로...가볍게.
라스트
... (얼굴 빤히 바라보다가.) 손해니, 시간이니... 그런 건 됐어요. 머리 말고 가슴으로 대답하세요. (한 손으로 가슴께 꾹 짚어주면서.) 그래도 같은 대답이라면, 그 때 생각해볼게요. 지금은... 그냥.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을 것 같아서요.
아샤 S. 루나벨
그렇게 대답하면 당신은 평생 어두컴컴한 곳 안에 갇혀서 아무 곳도 못 가요. (가볍게 대답하며 어깨 으쓱...) 그렇겠죠... 몇 시간을 못 떨어지고 방문을 두드리는데. (눈 가늘게 뜨고 바라봄...)
라스트
... 그럼 뭐. 당신 보러 가야지. (다시 푹 고개 파묻는다.) 그곳이 군청이든 암흑이든...
아샤 S. 루나벨
거 너무 생각 없이 말하는 거 아닌가요. 정말 당황스럽네. (할 말이 없어서 허공이나 보다가...)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고요. 라스트 씨. 이성적으로 생각하세요.
라스트
하지만 당신의 심장이 내 손에 있는데, 당신의 마음은 그렇게 외치고 있다고 아주 선명하게 들리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외면해요. 난 정말 이성적이에요. 소나타...
아샤 S. 루나벨
외면해도 당신에게 손해는 아니잖아요. 애초에 난 내가 뭘 원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는데... ...(...) ...얼굴 보여주면 안 돼요?
라스트
으음... 손해는 아니지만. 난 그런 거 못 해요. 목소리를 듣고도 외면하는 거. 그런 거... 평생 그렇게 살아왔는걸요. 그 때 이야기한 것 외에도... 바라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살짝 고개 들고. 눈만 드러낸 채로 바라본다.)
아샤 S. 루나벨
제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면 당신을 원하는 목소리가 훨씬 많이 들려올 걸요. 그건 어떻게 하게? (물끄럼 바라보다가...) 솔직하게... 네.
라스트
..... (고개 들고는 톡, 이마 맞대고 다시 바라본다.) 자꾸 날 밀어내려고 하지 말아요. 나는 이제 '왜' 라는 질문이 의미없을 거라고 당신에게 이야기했고. 이제는 '어떻게' 가 의미없어질 차례군요. 이렇게 육하원칙을 다 제거할 셈이실까요? 나는 당신 생각보다도 강하고, 빛나니까. 전부 이루어줄 수 있어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도, 당신의 소원도. 전부.
아샤 S. 루나벨
...버릇인가보죠. (중얼거리다 눈 맞춘다.) 나는 언제쯤 이 불안감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물리적으로 묶어둔게 아니라면 도저히... ...모르겠어요. 계속 의문을 가지게 되네. 어쩔 수 없는 학자라서 그런 걸까요? (느릿하게 웃는다.) ...뭐... 너무 신경 쓰지는 마세요. 제 감정이나 생각들은 알아서 정리할 테니까. 나가서 할 것들이나 정리하며 미래계획을 세워두시죠. 당신 말대로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요?
라스트
... 뭐.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에요. 실험도 시뮬레이션도 언제나 오차는 발생하잖아요. 과학에 100%는 없다는 이야기를 알아요. 나는 최대한 당신에게 신뢰를 주고 불안을 덜고 싶은데...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부 맞춰드릴 수 있는데. (눈 깜빡인다.) ... 나는 당신의 욕망이 좋아요.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게 사람이라는 증빙같아서 좋아요. 그러니까... 나를 믿고...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아샤 S. 루나벨
바라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설마. (낮게 큭큭 웃다가 꽉 껴안고... 어깨 잡아 밀어낸다.) 좀 떨어져있죠. 네... 아직 포기는 안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원래도 사람이 맞아요. 이 바보. 바라는 것 하나 없는 프로그래밍 된 AI가 아니라고요~... 이제야 생각하게 된 것 뿐이에요. 이 가상현실은 다 좋은데 사람을 너무 심심하게 해.
라스트
... 또 못 믿으신다. (부루퉁한 얼굴...) 그럼 손만 잡아주세요.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건... 기쁘네요. ... 전에는 당신이 남들과 다른 마음을 가져서 고민하셨다길래, 짚어드린 것 뿐이에요... 그래요. 당신은 ai가 아니죠. 이렇게 감정적인 기계가 어디 있겠어요? (양 손으로 얼굴 잡았다.) ... 뭐. 새로운 곳이 생기면 너무 빨리 파헤쳐버려서 그런가봐요. 조금만 더 넓으면 좋겠는데, 이제 새로운 섬은 안 생기려나요...
아샤 S. 루나벨
믿어요~... 나를 못 믿을 뿐이지. 그래요. 손만. (손 꾹 잡아준다.) 그 다른 마음은... 완전히 다른 거지만, 앗. (약간 찌부됨.) 그러게요.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리는 곳에 가고 싶었는데. 가상이라고 해도 그런거 구현할 만큼의 없나보죠... 눈이나 엄청나게 오래 맞고 쓰러지고 싶은데. 여기서 제일 추운 곳이라고는 스파의 냉탕밖에 없네요~...(뒹굴뒹굴)
라스트
그럼 당신도 좀 믿어주세요. ... 안 된다면 당신을 믿는 나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말 안 해준 건 몰라요. 툴툴거리며 꾹꾹...) 눈...? 눈 좋아해요? 음. 그런데 갈수록 추워지고 있었으니 다음 장소가 존재한다면 밤이나 한겨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왜 쓰러지고 싶어요. 또 그 꿀 탄 우유가 드시고 싶기라도 해요?
아샤 S. 루나벨
확신이 든다면 당신이든 나든 믿을 수 있겠죠. 아...누르지 마세요. (더 찌부됨...) 네. 눈이 좋아요. 춥다는 것 자체는 별로인데... 눈은 좋아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흠, 다음 장소. ....어두침침한 곳이면 좋겠는데. (눈 꿈뻑...) 아뇨. 밤 새거나 추워서 한계에 다다랐을 때 뚝 하고 끊기는 느낌이 좋아서. 왠지 일시적으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같지 않나요.
라스트
... 네에. 믿게 되면 연락주세요~ (몇 번 더 누름...) ... 음... 전 눈 오는 날은 안 좋아해요. (작게 읊조렸다가.) 자꾸 그런 식으로 몸 혹사시키면 치과의한테 이를 거예요. 그러다가 죽는다고요. ...... 물에 잠겨서 한계까지 숨 참지 않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당신은 이제 못 사라지는 거 알면서...
아샤 S. 루나벨
눈 오는 날은 왜 안 좋아하는데요? 극야 지방은 척척 가면서. ...음.(잔소리 듣기 싫어서 잠시 조용해짐...) ... ...어... ... ...그거 몇 번 하는데요... (눈 살짝 피한다...) 그러니까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느낌이... 변명하는 거 아니고. 암흑 속에 삼켜지는 느낌이... 하...(어쩐지 계속 변명하는 것 같아서 입이나 꾹 다뭄.)
라스트
당신이랑 같은 이유고 정반대네요. 눈 오는 날에 세상이 새하얘지면, 제가 꼭 사라질 것 같아서요. 눈을 감으면 아무도 저를 못 찾아낼 테니까. 난 잊혀지는 게 싫었으니까요. (피하는 것 보더니 얼굴 잡아서 슥 돌린다.) 네. 이제 안 돼요. 사라지더라도 제가 끌어올릴 수 있어요. 나한테 붙들리셨잖아요.
아샤 S. 루나벨
그런가요. 그럼 저랑 함께 가요. 손을 잡고 걸으면 눈이 아무리 내려도 같이 눈에 띌 테니까요. (...회피도 못 하게 하는군.)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것도 안돼요? 몇 초도 못 참나요. ...그리고 당신이 나한테 붙들린게 아닙니까.
라스트
.. ... 그러면, 어둠 속에서도 같이 있어도 되나요. 거기서는 제가 당신을... 사라지지 않게 붙들 테니까. (그러다가 손을 가볍게 뒤집어 꾹... 깍지 낀다.) 난 불안이 많은 사람이라. 이러면 이제 제가 붙든 거죠?
아샤 S. 루나벨
이렇게 또 잡아 붙드는 경로를 만들어두겠다 이거죠... (헛웃음.) 바보. 뭘 그렇게 불안해하는 거예요? 글쎄요. 이것만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그러다 뜸...) ...나, 스파 가고 싶어요. 오랜만에 찬물에 빠질래요.
라스트
... 당신이 먼저 말해주신 걸 돌려드렸을 뿐이거든요... ... 그래도, 난. 겨울이 무서워요. 그 날은 정말 추웠거든요. (그러다가 느리게 고개 들고 끄덕인다.) 찬물... 감기 걸릴 만큼 오래는 안 돼요. 잠겨서 익사하는 것도 안 돼요. ... 당신이 늘 위태롭게 보이니까 불안한 거예요. 바보...
아샤 S. 루나벨
추운 것도 많이 싫어요? 그런 곳 갈 때에는 혼자 가지 말라고... (몸 일으켜서 하품 좀 하다가.) ...감기 걸려서 아프면 또 병간호 해줘요. (장난스레 웃는다.) 익사하는 건... ...좀 생각해보죠. 일어나요. 난 언제나 항상 위태로웠으니 별 걱정할 것도 아닙니다.
라스트
음... (느리게 고민하는 소리...) 추웠던 건 어릴 적 이야기예요. 저 난방도 어려운 지역 출신이라니까. (일으켜줘요. 하고 잠깐 손 휘적...) 간호 명목이랍시고 같이 있는 건 좋은데, 당신이 아픈 건 속상해서 안 좋거든요... 생각해보지 마요. 당연히 하지 말아야죠. ...... 알아요. 당신이 그런 사람인 거... 네. 가지 마세요... (어디로? 뒤로 갈수록 말끝 뭉개진다.)
아샤 S. 루나벨
...아하. (손 잡고 일으켜준다.) 지금이 너무 밝아서 당신 예전 이야기는 자꾸 잊게 되네요. ...그 목적으로 같이 있는것도 좋은 겁니까. 제가 아픈데 왜 당신이 속상해요? (메롱...) 뭐, 지금은 같이 있잖아요. (손 끌어당겨서 옆에 두고 걷는다.) 추운거 싫으면 그쪽은 냉탕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혼자 들어갔다 나올게요.
라스트
당신은 아플 때 솔직해져서... ... 솔직이라고 해야 하나, 말이 많아져서 듣고 있으면 재밌거든요. 옛날 이야기 해주시는 것도 좋았어요. (느리게 걷다가.) ... 당연한 거 아닌가... 당신은 저, ............... (아프면 좋아하는 거 아냐? 말하려다가 멈칫) ...아뇨. 같이 가요. 혼자 놔두면 더 불안하고. 대신 몸 닦기 전에 온탕은 한 번 가요. 체온 낮아지면 안 되니까...
아샤 S. 루나벨
... ...그런 거면 아플 때에는 같이 있고 싶지 않네요... 너무 많은 정보를 드리기는 싫거든요. 응? (말하려다 마네. 흘끗 쳐다보고 만다.) 알았어요~ 온탕 한 번 갔다가 돌아가고, 당신도 옆에 서있고. 여기서는 스파를 개인실보다 많이 오는 것 같군. (수영복 갈아입으려다 멈칫...) ... 귀찮은데 그냥 빠질까요? 저번에 보니 나쁘지 않던데.
라스트
난 당신 이야기 더 듣고 싶은데. 어릴 적에 있던 일이라든가... (목욕가운 없나. 하고 잠깐 뒤적이다가...) ...... 그 때 제가 아주 좋은 거 가르쳐줬군요... 갈아입을 옷 남아있어요? 아니면 바로 건조기 돌려도 괜찮겠지만... 뭐, 당신 마음대로 해요. 지금은 우리만 있겠네요.
아샤 S. 루나벨
나...? ... (이럴 때마다 약간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진짜 별 거 없이 살아왔는데 어쩌죠. 졸업식날에 교수님 찾아서 한 시간동안 학교 헤맨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잖아요. 음, 아뇨. 갈아입을 옷 없는데. ...뭐 당신 옷이나 훔쳐입든지... 예전에 입었던 옷이나 다시 꺼내면 되지 않을까요. 야호! 아싸. (말하자마자 바로 스파로 뛰어들어가다...가 으아아악쿠당탕 소리 들렸다가... 다시 찹찹 소리 들림)
라스트
그런 이야기도 좋은 거예요. 저는. 음... 처음으로 헤이즐넛을 주웠다가 그 안에서 벌레가 나온 적이 있어요. 마로니에 열매를 먹었다가 앓아누운 적이 있고, 어른이 되어서 간 바닷가에서는 조개껍질을 주웠다가 그 안에 새끼 문어가 있어서 소리지른 적도 있고... (주절주절 이야기하다가... 우당탕 소리에 이마 짚음) 소나타~... 당신 어디 부딪혔죠? 괜찮아요? (따라들어옴...)
아샤 S. 루나벨
어째 당신 삶에는 고난과 역경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거 주워먹지 마세요. (냉탕 들어가려다 멈칫하고 바라본다. 무릎이 살짝 빨갛다...) ...아뇨? 안 부딪혔는데요. 그런데 냉탕이 좀 많이 차가워요. (손 넣어보고 눈 데굴...) 따라 들어오지 말고 밖에 앉아있는게 낫겠습니다.
라스트
그런 이야기만 모아둔 것 뿐이에요. 넘어졌다가 처음 보는 꽃을 발견한 적도 있고, 냇가에서 예쁜 물고기가 저를 콕 찔러보고 간 적도 있고... 즐거운 일도 많았는걸요. (이거 봐. 하고 무릎 뚫어지게 보다가) 냉찜질은 되겠네요. 바깥에 앉아서 다리만 담그고 있을래요?
아샤 S. 루나벨
'넘어졌다' 랑 '찔렸다' 에 초점을 두지 않는 거예요? 어떻게 저럴 수가... 아뇨! 저 말고, 당신만 밖에 앉아 있으라고요. (찬물 손으로 퍼올려서 가슴께에 문지르더니... 이내 장난스러운 미소 한 번 짓고 물 안으로 퐁 잠수해버린다.)
라스트
얼마 안 다쳤는걸요. (양 손 가볍게 들고 넘어가다가.) 잠깐만. 위험하잖아요. 소나... (바깥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와락 따라들어가서는 확 건져올린다.) ....... 추워!!!! (아!!)
아샤 S. 루나벨
(아. ... ... 눈 감고 있다가 천천히 뜬다.) 춥다니까. 왜 따라 들어와요? 어련히 알아서 올라오겠거니 하고 기다리면 되는데. (몸 한 번 떨었다가...) 전 이 정도는 괜찮아요... 나가서 따뜻한 물에 들어가 있어요.
라스트
... 몰라요. 이미 젖은 거... 당신도 떠는 것 같은데 따뜻한 데로 가죠. 왜 미련하게 버티려고 해요... (볼에 손 대본다.)
아샤 S. 루나벨
툭 끊기는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찹찹한 볼...) 잠깐만 나가있어요. 진짜 조금만 잠수하고 나갈게요. (반짝... 하면서 바라본다.)
라스트
... ... 그러니까 그거 산소부족 아니에요...? (끄응. 앓는 소리 냈다가 얌전히 가장자리에 걸터앉는다.) 오래 걸리면 건질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한 번 그렇게 죽었더니 계속 생각하게 되네. 적당히 알아서 나올게요. (탕 중간으로 가서 물 안으로 퐁 들어간다. ...그리고... 2분 넘게 안 나오는 중.)
라스트
... (머릿속으로 하나, 둘, 셋... 차분하게 초를 세다가, 130을 넘어갈 즈음에 결국 물 속으로 잠겨 허리 끌어안고는 잡아올린다.) ... 내가 못 살아. 진짜 죽으려고 이래요?
아샤 S. 루나벨
...나 3분까지는 괜찮은데. (두어번 콜록이다가 눈 뜬다.) 아직 안 갔어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네...
라스트
...... 도대체가 심폐지구력은 약하면서 폐만 건강한 건지. 그래도 안 돼요.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차라리 따뜻한 물이면... ... 아. 진짜 추워. (하아아아아...) ... ... (그러다가 기대어 앉히고는 옆자리에 앉는다. 작게 움찔했다가.) 이런 게 도대체 뭐가 좋다고.
아샤 S. 루나벨
것봐요. 난 담배 피워도 괜찮다니까. 물에서 태어난 인간인가... 물에서 죽기도 하고... (중얼거리다 꾹 기댄다.) 체온이 낮아지면 생각이 느리게 가서 좋아요. 뇌가 멈추는 기분... 난 그런게 한 번씩 필요합니다. ... ...(말도 느려지고 있다...)
라스트
강하게 태어났더니 아주 팍팍 쓰는군요... (살짝 몸 웅크린 채로 조용히 손목 쥔다. 느려지는 맥박에 집중하듯이, 큰 혈관이 지나가는 위치에 차게 굳어가는 검지손가락 끝을 꾹 대고. 차분히...) ... 우리는 그걸 보통 저체온증이라고 불러요. ... 평소에는 무슨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하시길래, 생각이 느릴 때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그으으을쎄요. 무슨 생각을... 하더라. (눈 느릿하게 떴다가 다시 감는다.) 많은 주제들... 온갖 지식들... 그리고 당신 생각 조금? (어깨에 기댄 채 큭큭댄다.)
바깥에서 추운 건 싫은데 물 안에서 추운 건 좋아요. 동화되는 것 같잖아요... ... 딱 한 번만 더 들어가면 안 될까요.
라스트
... 역시 사람 뇌는 우주라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니까. 바깥에서 춥든 물에서 춥든요, 결국 몸에... 안 좋은 건... (마주보고는 느리게 몸 끌어안는다.) 그럼 같이 들어가줘요. ... 나오는 것도, 당신 재량에 맡길 테니까.
아샤 S. 루나벨
추운 거 싫다면서... (눈 뜨고 약간 고민하더니.) 괜찮겠어요? 난 찬물에 들어가면 한계까지 안에 있는데...
라스트
..... 당신이 날 기억해주신다면야 조금 더 빨리 나오실 테고. 그게 아니라면... (살짝 뒷말 삼킨다.) 어떻게든 좋아요.
아샤 S. 루나벨
너무 겁이 없으시네. ...이러다 같이 죽거나 앓아눕는 거 아닌가. 저는 책임 못 져요. (끌어안은 팔에 힘을 꾹 주고 슬쩍 웃더니... 그대로 같이 물에 들어간다.)
라스트
... 하지만. 당신에게는 이전에, 이미... (뒷말은 물 속에서 한 줌의 포말로 흩어진다. 한 모금의 숨을 잃어버리고 나서, 꽉 끌어안은 채로 눈 감는다.)
아샤 S. 루나벨
(눈 감은 채로 몇 십초를 계속, 가만히... 숨을 놓은 인간처럼 미동 없이 떠다니다 팔에 힘을 풀었다. 2분이 조금 넘어가면 네 등을 콕 찌르고 올라가라는 손짓을 한다.)
라스트
...... (가장 처음에 끌어안았던 팔만이 유일한 의지를 갖는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눈을 꼭 감은 채로...)
아샤 S. 루나벨
... (30초 정도 더 있다가 포기한 듯 끌어당겨 수면 위로 같이 올라온다.) ...다프네.
라스트
... (끌어안은 팔은 그대로, 어깨에 축 늘어진 채로 한참동안 미동도 없다.)
아샤 S. 루나벨
...살아있는 거 맞죠? (떼어내려 등 톡톡 쳐보다가...) 대답해줘요. 불안하게 하지 말고.
라스트
..... (몇십 초가 더 지난 뒤에 작게 기침 소리 흘리며 급하게 몸 떼어낸다.) ...... 으으. ... 아, ... 진짜 추워. ... 소나타. 저 아직 살았나요. 데이터 꺼졌다가 켜진 거 아니죠. 아, 이번에는 진짜, 진짜. 한계......
아샤 S. 루나벨
... ...놀랐잖아요. 기절했던거 아니죠...? (멍하게 바라보다가 입꼬리만 당겨 웃어 보인다.) 살아있어요. 여긴 지옥이 아니거든요. ...나가서 따뜻한 곳에 가죠. 그러게 왜 따라오겠다고 해서.
라스트
... ... 잠깐 한 것 같아요... (얕게 몸 떨었다가 품에 꾹 파묻힌다.) ... 난 역시, 군청은, 바다는... ... 차라리 당신이 손에 숨을 쥐었을 때가, 더... 그 때는 춥지는 않았으니까... (횡설수설하며 말 잇는다.) ... ... 네...
아샤 S. 루나벨
...다음부터는 따라오지 마세요... 저는 알아서 조절 가능하니까. 알겠죠. (등 몇 번 쓸어주다가...) 일단 떨어져 봐요. 이러고 온탕까지 갈 수는 없잖아요.
라스트
... 그렇지만. (어리광이라도 부리듯 더욱 팔에 힘 주더니.) ...... 미안해요. 전부 싫었는데 왜 자꾸 거기에 남게 되는지... 왜... (몇 번 마저 잔기침하고.) ... ... 소나타. 한 번만 짓궂은 짓을 해도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감기 걸릴 것 같은데. (끙... 왜 안 놓아주지 싶어 잠시 천장이나 보다가.) 네? 무슨...
라스트
... 이 정도로 바로 앓아눕지는 않아요. 저 극지방 쪽 여행도, 다녀봤다니까요...... (살짝 몸 떼어내고는, 네 손을 잡아올려 제 목을 움켜쥐듯 고친다. 온기가 선명하게 닿으면 안도인 듯, 불안인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아샤 S. 루나벨
...그렇지만 안색이. (그리고는 네 행동에 잠시 묘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가.) 죽으려면 내 손에 죽고 싶나요. 왜 이러실까요.
라스트
...... (손목을 양 손으로 쥔 채로 잠시 가쁘게 숨 몰아쉬다가.) ...죽이지 않으실 거면서. 아니, 사실 어떻게 되더라도, 물 속보다는 훨씬...... ............. (간극.) ...소나타. 저 이제 진짜 한계같아요.
아샤 S. 루나벨
...일단 나갑시다. (천천히 손을 내린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안 그래도 푸른 사람이 창백해지니까 뭔가 잘못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졌어요. (잡은 손 끌어당겨 나간 뒤 따뜻한 물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오세요. 빨리...
라스트
... ... 나 당신이 그런 표정 하는 거 처음 봐요. (아직 체력은 남았는지 이런 농담이나. 손 잡힌 채로 천천히 걸음 따른다.) ... 당신,... 당신 잘못은 없는걸요. 전부 제가 한 일이잖아요. 걱정 마세요. 네. 걱정 마요... 저는 당신이 바라기 전에는 살아있을 테니까. 당신은 찬물 더 좋아하는데, 저 때문에 여기까지 오셔도 되나요... (스르륵, 녹듯이 입술 위까지 잠기고는 눈 감는다...)
아샤 S. 루나벨
...네. 제 잘못 아닌 거 알아요. 내가 바라기 전까지는 살아있겠다고 했으면서...왜 아까는 나가라고 했을 때 안 갔어요? (천천히 물에 잠긴 뒤 바라본다.) 제가 찬물에 있으면 당신도 계속 거기 있을 거잖아요.
라스트
...... (몇 초 정도 더 잠겨있다가 살짝 고개 들며 눈 뜬다.) 그냥. 그 때는... ... 나도 잘 모르겠어요. 같이 있는게 좋기라도 했나 봐요. 아니면 나도 물에 잠길 때마다 미쳐버리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러고는 조금 물에 잠기고, 부정하지 않는 듯 웃는다.)
아샤 S. 루나벨
물 밖으로 나오면 다시 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보인가요... 물 안에서 미치는 건 저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 (한숨 작게 쉬다가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얼굴이나 빤히 쳐다본다.) 계속 찾아오겠다는 말을 믿을 수 밖에 없게 하시네요.
라스트
... 그런가. 아까는 추워서 거기까지 생각이 안 닿았어요. 바보같네요... (가까이 다가온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첨벙... 하고 입가까지 다시 물에 잠긴다.) ...믿어주세요. 오늘은. 음... 아까는, 많이 추워서. 다음에는 안 그래요. 정말요...
아샤 S. 루나벨
네... 바보. (눈 이리저리 굴리다가...) ...어휴... 다음 번에는 따라 들어오지도 말고. 그냥 밖에서 보고 계시죠. 제가 빠져 죽을 것 같으면 다른 사람을 부르고요. (잠시 망설이다가.) ...안아주세요. 지금 너무 멀리 계세요.
라스트
... 하지만 남을 부르러 가다가 늦으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뒷말은 망설이는 듯 한참 머뭇거린다.) ... 따뜻한 물에는 따라 들어가고 싶어요. 안 될까요... (그러다 느릿하게 다가와 꾹 끌어안는다. 아직 온기로 물들지 못한 몸의 냉기가 약하게 느껴져서 움찔했다가도, 더 깊게.) ...... 아직 많이 춥네요.
아샤 S. 루나벨
그리고...? (눈 가늘게 뜨고 보다가...) 따뜻한 물이든 찬 물이든. 제가 빠지려고 하면 따라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에요. (얌전히 안겨서 눈만 데굴...굴리다가 등 토닥여준다.) 찬 물에 오래 있었으니까. 몸 많이 녹이고 나가야겠어요. 그냥 옷 입고 왔더니 몸도 무겁고... ...역시 수영복 입는 이유가 있군요. (늦어...)
라스트
........... (한참 입 다물고 있다가.) 당신은, 물 속에 있으면. 인정하기 싫지만 정말 편안하고 행복해 보여서... (그리 중얼거리며 다시금 네 손바닥 한가운데를 꾹... 누른다.) ... 반성이 너무 느려요. 소나타... 우리 다음에 또 오면 그때는 제대로 옷 갈아입죠...
아샤 S. 루나벨
응? ...(꿈뻑.) 그야 난 물 안을 좋아하니까... ... ...행복한 내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거예요? ...또 이런 행동을 하네. 이건 대체 무슨 뜻이에요. 저는 독심술사가 아니랍니다. (눌러진 손 쥐었다펴고.) 네... 대충 가상현실이니까 알아서 옷 바뀌고 그런 거 있으면 좋겠어요. 매번 갈아입기 진짜 귀찮지 않아요? (금방 키득거린다.)
라스트
............ (정적... 정적... 곧 눈 질끈 감았다가...) 나만 보고 싶다고요. 됐죠... (첨벙... 잠김...) ...네. 옷은 좀 편하게 입고 싶긴 해요... (다시 잠긴다...)
아샤 S. 루나벨
............ (또 꿈뻑.) .....앗, 잠깐. 잠기지 말고 나와봐요. (허리 잡고 살짝 끌어올린다.) 그 말 자세히 듣고 싶은데. (장난스러운 웃음...)
라스트
... 하아아아... 내가 미쳤지... (얼굴 꾸욱 밀어냄...) 뭘 자세히 들어요. 더 말 안 해줄 거야... 웃지 마요. 놀릴 건수 잡아서 지금 방긋 웃는 거지...!
아샤 S. 루나벨
으아. (밀려났다...) 왜요? 자세히 말해주면 다른 행복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도 있잖아요. 음... 당신한테만. 아하하. 하하하하... (소리내서 웃다가 눈물 슬쩍 닦는다.) 그런데 당신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하는군요? 놀랐네.
라스트
그럴 생각 없으면서 놀리지 마요. 정말. ... 그리고 당신... 만 그런 생각 하는 거 아니라고 아까 말하지 않았나요. ... 안 했나. 이제 기억도 안 나... (하아아. 숨 추스리고는 뒤로 푹 기대 앉는다.) ... 난 오만 생각이 정말 많다고 했잖아요......
아샤 S. 루나벨
내가 당신을 믿기 전에 당신이 날 먼저 믿어야겠는데. 앗, 이제 안 안아줄 거예요? 각박해라... (마저 키득이다 따라가서 얼굴 가까이 한다.) 당신만 본 제 모습이 하나 있긴 하니까. 그걸로 참아줘요.
라스트
... ... 그치만 당신은 엄청 장난꾸러기잖아요. (다가온 얼굴 한참 바라보다가 살짝 끌어안는다.) 저만 본 거요...? ... ... 이것저것 많이 봐서 잘 모르겠네. 운 건... 다른 사람 앞에서도 우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그야 그렇지만. 가끔 줄 때는 확실하게 주잖아요. 음, (얌전히 안겨서 눈만 굴리다가...) 당신만 저한테 한 게 하나 있잖아요. 모르겠어요?
라스트
... 그것도 맞긴 한데. (눈동자 한참 응시하다가...) ............. 제가 당신한테 한 게 너무 많아서 모르겠어요.
아샤 S. 루나벨
...........그렇긴 하지. (할 말이 없네...) 네... 그럼 평생 모르고 사세요.
라스트
... 그리고 남들이랑 뭘 하는지 전부 알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저만 한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겠어요. (좀 툴툴댐...) 진짜 안 알려줘요?
아샤 S. 루나벨
(이것도... 그런 감정의 일종인가...그냥 빤히 보다가.) 다프네는 눈치 없다는 소리 많이 듣죠?
라스트
....... ....... 글쎄요? 저한테 평가내릴 만큼 누군가랑 친해진 적 없어요. (눈치없음에 힘을 더해주는 발언...) 보아하니 말 안 해주겠네. 모든 게 끝나버리기 전에만 말해주세요...
아샤 S. 루나벨
(바보......) 네. 열심히 잘 생각해보세요. 제 생각 하는거에 그거 하나 추가하시면 되겠네요. (팔 주물러준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몸이 따뜻해졌어요. 오늘은 잠이 잘 오겠군요.
라스트
추가되지 않아도 생각할 게 정말 많은데... (꽁해졌다가.) ... 그렇네요. 오늘은 언제 자러 갈 거예요...? 간만이니까 하루 정도는 따로 자라고 놔드려야 하려나...
아샤 S. 루나벨
다른건 뭘 생각하는데요? 아까 그런 거? (또 쿡... 웃는다.) 옷 세탁 겸 건조기에 좀 돌렸다가~... 일기 쓰고 잘까 하는데. (오잉.) 이제 제가 질리셨나요?
라스트
... 그것까지는 비밀이에요. 저도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어야죠... ... 으음. 저도 세탁은 돌려야... 아아뇨. 아니. (잠깐 미끄러져서 퐁 잠겼다가 다시 올라왔다...) ... 어, 어제. 그제...? 그 때는 거리 좀 두자고 엄청 화냈잖아요. 그래서 혼자 자고 싶은 건가 했죠...
아샤 S. 루나벨
...(입 삐죽 내밀고.) 그럼 같이 세탁하러 가죠. 그 옷 말고도 다른 거 세탁할 거 있어요? (음? 퐁당하는 거 봄.) 그야 그 때는... ... 뭐, 질리셨으면 같이 안 자도 됩니다. (탕 안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다. 윗옷 물기나 모아 쭉 짜면서 돌아본다.)
라스트
음~... 지난번에 다 세탁해서 걸어뒀으니까 이것뿐이에요. (머리카락 물기부터 짜는 중...) ... 아니. 아니. 난 안 질렸거든요... 당신이 나 안 싫어하면 같이 있을래요. 변덕이나 방랑벽이나 빨리 질린다는 이야기, 이제 좀 잊어줘도 좋을 텐데 말이에요... ... 다 과거형인걸.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그럼. 여기서 옷 좀 벗고... 목욕 가운 입고 세탁실 잠시 들립시다. (머리카락에서 물 떨어지는 거 보고 '징하다' 생각함) 미워하지 말라면서요? 마음대로 생각해요. 전 씻고 가운 찾아서 오겠습니다. (총총... 샤워하러 가버렸다.)
라스트
늘 생각하는 거지만 스파랑 숙박동이 같은 섬이라서 다행이에요... 다른 섬이었으면 분명 감기 걸렸겠다. ... 미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정말 안 미워해줘요? (멀어지는 뒷모습에 더 붙잡지는 않고 다녀오세요. 하고 손인사...)
(아샤가 나올 즈음에... 다 씻고 말렸는지 가운 차림으로 머리 틀어올리고 있다.)
아샤 S. 루나벨
(엇. 동글동글 다프네...) (아직 물기 있는 손으로 뒤에서 눈 가린다.) 누구게요.
라스트
앗. 차가. (화들짝) ... 여기 올 사람 우리밖에 없다구요. 소나타. 오셨어요? 가운도 찾으셨죠?
아샤 S. 루나벨
네...? 아뇨. 가운 못 찾았어요. 안 입었는데요. (장난.)
라스트
(덜컥.) .............. 당장가서주워입고오세요어른스럽지못하게뭐하는짓이에요...!!! (속사포.)
아샤 S. 루나벨
아하하. 거짓말이에요~ 뭘 그런 걸 믿고 그럽니까. (눈에서 손 떼어준다.) 이것 봐요. 짠. (제대로 가운 입고있다...)
라스트
(한 5번 정도 돌아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겨우...) ... 거기 내 심장 떨어진 것 같으니까 좀 주워주세요. (마른세수...) 왜 당신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나는... ... ... 가죠. 머리 다 말렸어요? 감기 걸리지 말고...
아샤 S. 루나벨
이봐요... 전 남한테 맨몸 보여주는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요. (뭔가 기분이 오묘함...) 머리는 안 말렸는데~... 돌아다니다보면 한 시간 안에 마릅니다. (머리 물기나 탈탈 털고 젖은 옷 주워든 채 나간다.)
라스트
아니, 저도 당신을 그런 취향(?)으로 본 건 아닌데요... 왠지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물기 짜고 개어둔 옷 단정하게 들고 따라간다...) 좋겠네요. 짧은 머리... 전 안 말리고 있으면 5천년이 지나도 물기가 마르지 않는 신소재가 될 거예요. 네에...
아샤 S. 루나벨
(황당하다...) 두려움은 왜 느끼는 건데요. 물론 저도 그 두려움 알지만. (...) 내가 긴머리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확 자르라고 하는 건데. (중얼... 세탁실 안에 들어가서 옷 던져넣는다.) 세제...가 어디 있더라~... (콧노래.)
라스트
... ... 그러게요... (왜 그새 낡은 얼굴인지...) 네에. 취향 바뀌면 말해주세요~ 그리고 당신 물건 찾을 때 노래부르는 거 완전 아저씨 같아요...
아샤 S. 루나벨
(왜 낡은 거지...) 머리 잘라달라고 하면 잘라 줄 거예요? ...뭐. (째릿 바라봄.)저 한창인 청년이에요. 당신 옷이나 여기 빨리 넣어요. (세제 들고 세탁기 가리킨다.)
라스트
(비유교를 접할 뻔 해서...?) 음... 그치만 신중하게 택하세요? 자른 거 다시 붙이지는 못하니까. 못 해드릴 건 없어요... (그러고는 네에- 하며 옷 집어넣는다. 째려보는 데에는 면역 생긴 듯...) 죄다 까매서 편하네요... 아. 여긴 이염 안 되겠구나.
아샤 S. 루나벨
(유교 영국인들...) 장난으로 물어본 거예요. 진지하게 답하지 마세요! 어휴. 너무 현실적인 곳이라 이염될지도... 어차피 우리 옷 색이 거기서 거기라 별 상관 없겠지만요. (세탁 버튼 꾹 누르고 바닥에 드러눕는다.) ... ... 30분... ... 아... 이것도 진짜 귀찮네...
라스트
당신도 취향 진짜 올곧네요... 사실 그 때. (연주회 이야기하는 듯) 머리 묶으면서도 괜히 당신 생각난 거 있죠. 근데 그 얘기 후원가한테 해버렸어요. (장난스레 웃으며 한참 키득거린다.) 바닥에 눕지 말고 소파 찾으러 가죠~ 가운 입고 누우면 못 써요.
아샤 S. 루나벨
아... 맞아. 그 때에는 머리 묶었는데 왜 지금은 안 묶어요? (고개 갸웃...) ...무슨 이야기를 한 거죠?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려움.) 소파... 네... 공용 거실에 좀 있다가 올까요. 그런데 우리 가운 차림이라 지나가는 사람들 놀라는 거 아닌가 몰라. (천천히 일어나서 세탁실 나간다. 피곤...)
라스트
머리 묶는 건 일할 때. (턱에 대고 브이. 그러니까 지휘하느라 묶었다는 듯...) 음, 당신이 포니테일 좋아한다고 구구절절 말해준 거? 공용거실도 좋아요. 이 시간엔 다들 자겠죠. 뭐~ 누구 오면 인사나 해 드리고. (틀어올렸던 머리 풀려고 톡톡 건드리다가... 잠깐 네 쪽 본다.)
아샤 S. 루나벨
(잔망부리는군.) 그럼 맨날 일해주면 안돼요? (.) ...그걸 왜. 그 사람 안 그래도 날 이상하게 보는데 더 이상하게 보겠군요... (비척비척 걸어가다가 눈 마주친다.) ...왜요?
라스트
앗. 저 지금 휴식기인데? 저 푼 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전에는 또 한 번 풀어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네에. 그거 말해주고 아티스트가 목줄 좋아한다는 정보를 돌려받았어요. 참 유익? 하고. (음.) ...... 아아니. 그냥. 이거 풀까 말까 당신 눈치 봐요...
아샤 S. 루나벨
푼 거 오래 봤더니 또 묶은게 보고 싶어요. (...) 아마 묶은 거 오래보면 또 푼 모습이... (노답) 아니... 그런건 왜 ... 왜 그걸 또 저한테 말씀하시는 겁니까? (당황해서 딱딱해짐.) 왜요? 풀어요. 동글동글 라스트. 평소대로 돌아오다.
라스트
... ... 어휴. (많은 것이 내포된 한숨) 나중에 묶어주시면 그러고 다니죠. 뭐... .. 아니. 그냥 어느 쪽이어도 편해서 당신 취향에 맞춰드릴까 한 것 뿐이에요.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아무것도 안 했어요...! ... 머리카락 떨어질 것 같으니까 자기 전에 풀게요.
아샤 S. 루나벨
앗. 정말? (활짝.) 머리끈 들고 오면 묶어드릴게요. (취향 어디 안 감...) 머리 묶고 다니면 하루에 당신 생각하는 시간을 0.0004퍼센트 정도는 올려드리죠. (...음... 약간 의심스레 보다가...) ...이상한 사람 데리고와도 뭐라고 안 할테니까... 아티스트 님은...안 됩니다. (이런다) 알았어요. 그런거 나중에 풀면 곱슬곱슬해지는데. (귀엽겠군)
라스트
머리끈 항상 주머니에 있거든요. 그리고 올라가는 양 너무 적은데요. (나참.. 나참....) ... ... 이게 무슨 소리야. 절대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상한 사람은 되는데 아티스트는 안 되냐고요. 이미지 어떻게 되어먹은 거야. (두통.) ... 앗. ... 바로 잘 거니까 괜찮아요. 놀려먹지만 말고!
아샤 S. 루나벨
그럼 내일 일어나서 묶어드릴게요. (음...) 이 정도 올려주는 건 싫어요? 그럼 올리지도 않고 평소대로 하고 살게요. (cool) 그게...아티스트님은... 아닙니다. 아무튼...네. 놀리려는 거 아니였어요. 귀여울 것 같아서. 머리가 복슬한 사람 좋아하거든요... 컬 들어가면 예쁘니까.
라스트
... ... 올려줘요. (너무 쿨해서 상처받음...) 당신 취향도 진짜 일관적이고 확고하다니까... 머리 계속 기르고, 올려서 묶고, 약간 곱슬하게... ... 그냥 제 머리로 하고 싶은 거 다 하시는 것 같은데? 뭐, 전 재밌으니까 ok.
아샤 S. 루나벨
(아) ... ...머리 묶은 모습이 예전만큼 예쁘면 올려드릴게요. (이런다...) 네.. 당신 옆머리 밑이 살짝 곱슬한게 귀엽더라고요. (꽤 자세히 본 듯.) 아, 슬슬 세탁은 다 됐겠군요. 건조기에 옮기고 오겠습니다. ...(하암.) 자고 일어나서 건조된 옷 가지러 갈까요. 바깥에 계속 나와있으니 피곤하네요..
라스트
... 당신한테 전 항상 예쁘지 않아요? (또 이런 근자감.) 그건 또 언제 보고 있던 거예요. 그나저나 요즘엔 꽤 일찍 자네요. 일어나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는 기분이지만... 그럼 들어가죠. 당신보다 늦게 잠들 것 같으면 옷 제가 꺼내둘 테니까. 저 잠옷으로 입을 것 좀 빌려주세요~ (장난스레 웃으며 등 꾹 떠민다.)
아샤 S. 루나벨
음... 네, 그건 인정하죠. (무덤덤...) 요즘은 할 일이 많아서... ...뭐 그건 그렇고. (눈 굴리다가 등 떠밀렸다...) 그래요. ... 뭐지. 내 옷이 공공재가 되어가고 있는 이 기분. (개인실 문 열고 들어간다.) 나 긴팔 없는데...~ 또 겉옷 입고 자려고요?
라스트
(방긋 웃고 들어감) 맨날 일지 쓰느라 늦게 자는 건 아니죠? 건강 챙겨야죠. 이불 덮을 테니까 반팔도 괜찮아요, 겉옷 입고 자면 지퍼가 불편할 것 같은걸요... 추우려나. 당신한테 붙어서 자죠. 뭐... (침대에 걸터앉아서 기지개 쭉)
아샤 S. 루나벨
그런 이유일까요? 아닐까요. (교수 화법. 모든 것을 질문으로 받아치기.) 맨살 드러나는걸 싫어하는 것 같아서 그런 건데. (꿈뻑...) 괜찮다면야... 알겠습니다. (최대한 긴...? 반팔이랑 바지 꺼내서 던져준다. 자기는 그냥... 검은 나시나 꺼내 입는다...)
라스트
또 그런 화법 쓴다. (빤히...) 드러나는 거 싫어하는 건 맞아요. 근데 뭐. 당신이랑은 물에도 다녀왔는데 이제 뭘 새삼... 그래도 자꾸 헐벗은 (단어선택 NG) 기분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다녀올게요~ 하고 옷 든 채로 욕실 간다.)
아샤 S. 루나벨
아 진짜. (얼굴 살짝 벌개짐...) 왜 자꾸 그런 말로 하는 거예요? 물에 다녀와봤자 항상 긴팔 수영복이나 긴팔 입고 들어갔으면서. 네... (밖에서 옷 갈아입는다...머리도 뽀송하게 다 말랐다.)
라스트
(돌아오다가...) 어라. 얼굴 빨개졌네. 감기기운 돈 거 아니죠? (톡톡... 하루만에 좀 익숙해져서 편하게 돌아온다.) 그치만 소매 단추나 목이 조이지 않기만 해도 옷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전 평생 그런 것만 입었었잖아요? 교복도 그런 형태고.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이상한 말 해서 그렇잖아요! (괜히 성질...) 그런가요... 소매 단추나 목이 조이면 옷이 있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이던데. (너무 다른 두 사람...) 아무튼. (진짜 반팔을 입네. 신기하게 보다가 침대에 올라간다.) 추워지기 전에 들어와요.
라스트
왜 화내고 그래요~ 표정 풀어요. 음, 그치만 지난번에 그 옷 예뻤는데. 나중에 또 언제 입어주세요? (잠깐 어깨 풀고 기지개 켜더니 침대 안으로 들어간다.) 이미 추운 것 같긴 해요. 곤란하네요~ 라디에이터 켜고 싶다...
아샤 S. 루나벨
화낸 거 아니거든요. 그냥... 어휴. (...) 지난번에 그 옷? ...당신 옷? (베개 정리하면서 물음표 띄우고...) 여기는 라디에이터 같은 것 없어요. 인간 난로로 만족해주시죠.
라스트
그냥? (이불에 폭 파묻혀서 초롱... 하게 쳐다본다.) 음~ 아. 그 옷 아직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어요! 그치만 제 옷 쪽이 조금 더 취향이에요. 당신은 품 넓은 걸 좋아하겠지만 몸이 드러나는 쪽이 훨씬 예쁘거든요. (그러고는 와락... 끌어안기.) 네에. 난로.
아샤 S. 루나벨
...(볼이나 꾹 눌러버림.) 몸 드러나는 쪽이 예쁘다고요?... ...(꿈뻑...) 내 몸 별로 안 예쁜데? (의문이 생겼다...) 저도 당신 취향에 맞춰줘야 하나요. 옷 쪽은 양보 못 하는데. (장난 투로 말하다가 끌어안겨졌다...) 어휴. 좋으신가요.
라스트
왜요~ (꾹...) 그런가. 아닌데. 그렇다고 무작정 다 드러내는 건 아니고요. 그... 적당한 선에서. 뭔지 알죠... (소통 시도...) 꼭 맞춰줄 필요는 없어요. 불편한 옷인 거 알고 있는걸요? (그러다가 꾹 끌어안은 채 키득거린다.) 네. 당신은요?
아샤 S. 루나벨
적당히 몸매 드러나는?... 살짝 달라붙지만 몸은 다 가리는 옷? (뭔가 통했나?) ...음... 생각은 해보죠. 생각만 하겠지만. (네 등이나 약하게 톡톡 쳐준다.) 글쎄요. 어떨 것 같나요.
라스트
... ... 문장으로 정리하니까 틀리진 않았는데 제가 굉장히 그... ... (단어선택 대실패할까봐 허공 봄) ... 음. 좋으실 것 같은데요. 이럴 때는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잖아요. ... 아마도?
아샤 S. 루나벨
...이것도 아닌가요? 당신 마음은 알기 어렵네요. (한쪽 눈썹 까딱...) 으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궁금하면 한 번 확인해보시죠. 당신 소리 듣는 거 잘 하잖아요. (어깨 으쓱..)
라스트
... ... ... 아뇨, 저도 그냥 그, 체면이라는 게 있어요. (잠깐 조용하다가...) 보통 소리로 티가 날 정도면 얼굴에도 표가 나지 않아요? 당신은 참, ... 신기하다니까... (살짝 고개 파묻는다.)
아샤 S. 루나벨
체... 면. (...뜸)... 저한테 더 차릴게 있으신가요. 딱히... 전 엄청 놀란 것 아니면 웃는 것도 계산하고 웃습니다. (로봇?... 가까이 오면 평소보다는 약간 빠른 심박이 느껴진다.)
라스트
... ... 왜 그런 반응이에요. 충분히 차리고 있어서 이 정도거든요... (투덜거리다가 귀 기울이고, ...... 왠지 어색한 기분 들어서 자세만 한 번 고친다.) 그럼. 음... 자연스럽게, 편하게 웃는 것도 한 번 보고 싶은데...
아샤 S. 루나벨
안 차리면 여기서 드러누워 징징대는 정도로 되는 겁니까? (아이로 보는...) 앗. 간지러워... (긴 머리카락이 스치는 감각 덕분에 잠시 눈썹 찡그렸다가.) 편하게 웃는 거요... ...보지 않았나? 기억이 안 납니다.
라스트
... 네. 완전 어리광부리고 울면서 매달릴 건데요. (말이나 못하면...) ... ...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그치만... 전 지금 보고 싶어요. (고개 들고 마주본다.)
아샤 S. 루나벨
...그거 둘 다 이미 저한테 했다는 거 기억하죠? (눈 마주치고 빤히 보다가.) 전 지금 그렇게 웃을만한 거리가 없는데요. 웃겨보세요.
라스트
... 그랬나? (시선 피했다가...) ...... (얼굴 한참 뚫어져라 보더니 풀리듯 웃어버린다.) 난 같이 있으면 그냥 웃게 되던데. 당신은 안 그래요?
아샤 S. 루나벨
(...왜 웃는 거지? 멀뚱...) ...모르겠습니다. 제 얼굴이 웃기게 생겼나요?
라스트
그렇겠냐구요~ (볼 살짝 잡아당기기나.) 그냥, 안도인 건지 기쁨인 건지... 둘 다 섞인 걸지도 모르고요.
아샤 S. 루나벨
...그런가? ...그런걸 같이 있는데 왜 느끼죠.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볼 늘려짐.)
라스트
세상에는 존재 자체로 위안을 느끼는 게 제법 많으니까요. 난 당신도 그걸 이해하게 되면 좋겠어요... (느리게 눈 깜빡인다.)
아샤 S. 루나벨
그건 나에게 너무 먼데... (시선 살짝 피하다가...) 역시 제 자연스러운 웃음은 가끔가다 한 번씩 보는 것으로 합시다.
라스트
어렵네~ 그래요. 근데 그렇게 멀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건 이 세상에 정말 많다고 생각했는데...
아샤 S. 루나벨
수식 하나 풀어내고 기뻐하는 모습을 당신한테 보여줄 수는 없잖아요... (...) 아니다, 볼 수 있으려나. 아무튼. 웃어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시죠.
라스트
그런 식으로 기뻐하는 것도 전 좋은데. (작게 웃었다가.) 네에. 그래요. 난 당신이 기쁜 게 좋더라고요. 괜히...
아샤 S. 루나벨
...바보인가. (...) 그럼 나를 좀 기쁘게 해줄래요... 다른 사람때문에 기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당신은 기적이라면서요. (농조.)
라스트
... 그런, 그. 당신이 어떤 것에 기뻐하는지 잘 모르는데... (살짝 손 끌어올려 제 볼 감싸도록 쥐여주고는 얼굴 올려다본다.) ...... 말해주면 안 돼요?
아샤 S. 루나벨
저도 제가 어떤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지 잘 모르는데... (...엇. 눈 꿈뻑...) 당신을 주겠다는 제스쳐...? 인가요? 아니면 애교? (슬쩍 웃었다가.) 잘 모르겠어요. 탐구해보시죠.
라스트
그렇지만 기쁨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안 느끼는 것도 아니니까. 어렵네요... (같이 눈 깜빡이다가.) 일단 후자... 였는데 전자도 좀 섞였네요... 으으음. 마음대로 파헤치고 탐구하도록 놔두실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애교를 계획적으로 부리시네요. 무서워라... (메롱.) 음... 뭐... 이건 허락해드리죠. 마음대로 해보세요. 전 가만히 있겠습니다.
라스트
... 완전 충동적이었는데요. (괜히 작게 툴툴...) 웬일로 허락해주고... 음. (그러다가 눈 꾹 감고, 손을 살짝 잡아내려 턱 아래쪽 맥박에 닿도록 놓는다. 잔잔하게 뛰는 심박이 느껴지도록.)
아샤 S. 루나벨
저도 제가 뭘 좋아하는지 궁금하니까... (시키는 대로 가만히 심박을 느끼다가 고개 기우뚱...) ...이건 무슨 의미인 거죠?
라스트
... 전 당신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이 탐구가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이 안 가지만요... (그러다가 살짝 눈 뜨고 바라본다.) 그. ... ... 그냥. 저는 당신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마음이 편해서...
아샤 S. 루나벨
제가 사라지기 전까지라면 허용해드릴 테니까... (눈 맞추면 의문 가득한 얼굴이 보인다.) 그런가요. 확실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듭니다만.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라스트
...답을 듣기 전에는 사라지지 마세요. (당혹스러워하나. 아니면 그냥 의아해하나... 그 감정을 읽으려는 듯 한참 바라보다가.) ... ... 딱 혼란으로 그친 것만으로도 기뻐해야 하려나. 기왕이면 좋으면... 기쁘겠는데요...
아샤 S. 루나벨
듣고 난 뒤에는 사라져도 돼요? ...음, 이게 기분 나쁜 행동은 아니니까. 좋다고 하기에는... ...기쁜 감정이 부족한 것 같긴 한데. ...노력이 가상하니 웃어드릴까요? (살짝 미소짓는다.)
라스트
... 앗. 아뇨. 안돼요. (고집...) 지금은 나쁘지 않은 걸로도. 기쁘긴 하지만... ...... 역시 진심으로 기뻐하는 걸 보고 싶긴 하네요. 그게 살짝 아쉬워요. 그래도 웃으니까 좋아요...
아샤 S. 루나벨
끼워팔기 안 통하네... (중얼...) 진심으로 기뻐하는 거요. ...아, 생각해보니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역시 모르시겠죠.
라스트
당연히 안 통하죠? (볼 콕 찌르기나...) ... 응? 알려주세요. 죽는 거랑 사라지는 거랑 포기하는 거랑 절벽에서 떨구기 빼고.
아샤 S. 루나벨
아야.(째릿...) ...음... 물론 죽는 거랑 사라지는 거랑 포기하는 것도 좋고... 절벽에서 떨구고 싶은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데... 나는 당신이 내 생각을 한다는 걸 알려줄 때가 좋아요.
라스트
... 내가 죽었을 때 울었다면서? 그건 아직도 안 변했어요? 후회할 생각은 하지 말고. (물끄럼 바라보다가.) ... 알려주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
아샤 S. 루나벨
그거 슬슬 잊어주시면 안될까요. (눈 데굴...) ...으음. 생각한다는 건 알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그냥 가끔 내 생각할 때, 어떤걸 생각했는지 정도만 알려줘도 기쁠 것 같은데.
라스트
... ... 잊기 싫은데. (살짝 웃었다가.) 음................. 그래요. 대신 적당히 가감해서, 숨기고 싶은 건 숨겨서. 그러면 괜찮아요?
아샤 S. 루나벨
숨기고 싶은게 아직도 그리 많이 남았나요. 어제의 그... '나만...' 발언 말고도 또 있어요? (장난스레 키득인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지금은 무슨 생각하는지 알려줘요.
라스트
... 당연하죠. 빙산의 일각만 보여주는데도 그렇게 큰 거라구요... 난 정말로, 정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거든요. (웃는 것 보더니 입 꾹 눌러버리고.) 당신이 아주 좋아할만한 걸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 그것 하나만으로라도 사라질 생각이라고는 들지 않을 만큼요.
아샤 S. 루나벨
그렇게 말하면 더 궁금해지는 거 알죠. 하나만 더 말해주면 안 돼요? 응? (빤히 쳐다보다 입 눌러져서 꿈뻑...) 그런게 생기려나. 아주 좋아할 만한... 것. (고개 툭 기울인다.) 그쪽이 되어볼 생각은 없나봐요.
라스트
... 나중에 생각해 보고. (살짝 시선 돌렸다가.) ............... 너무 자만하지 말라고 하고 내가 아주 싫다고 매일같이 말해놓고 이제는 또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당신에 비하면 난 변덕스러운 축에도 못 들어요! (양 볼 한 손으로 꽉 잡았다가 놔준다.)
아샤 S. 루나벨
아하하. (살짝 눌려졌다...) 싫으면 말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살짝 힌트를 준 것 뿐이에요. 전 원래 오락가락하잖아요. 옆에 있고 싶으면 당신이 견디시길.
라스트
... 싫다고 안 했어요. 당신을 따라갈 생각이야 충분하지만, 이 세계는 아직 아름다우니까요. 이곳에 매어둘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기쁘겠죠. 괴로운 일이라면 강요하지는 못하지만요...
아샤 S. 루나벨
매어둘 수단이라. (...) ...괴롭지는 않아요. 아직 남아있어야 할 이유를 못 찾은 것 뿐이죠. 누군가 도와준다면, 거절할 이유도 없어요...
라스트
...... (가볍게 손 깍지 껴 쥐고는 입가 가까이로 가져오며 눈 감는다.) 그럼, 여기 계세요. 날 믿어달라고 했잖아요. 난 결과주의적인 사람이라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이야기했죠. ... 기적이, 되겠다고. (눈 뜬다.) 당신이 이 찬란한 세계에 남을 수 있도록 해줄게요.
아샤 S. 루나벨
(아무 말 없이 시선이나 피하다가...) ...나한테 너무 노력하게 되는 것 아니에요? 귀찮을텐데.
라스트
더 오래 보고 싶은 쪽이 노력해야죠. 당연한 소리를 하네요? 제 욕심인 것 정도야 자각하고 있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너무 많이 말한 것 같지만. 당신은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괜히 투덜대는 투로 내뱉는다.) 됐어요... 일어나요. 옷이나 가지러 갑시다. 재판에 그러고 갈 수는 없으니까... (반팔 톡톡..)
라스트
저도 자주 이야기했으니까 괜찮아요. 이해하지 못하면 가슴으로 받아들이라고. (능청스레 눈 깜빡이다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돌아오면 머리나 묶어줄래요? (느릿... 일어난다.)
아샤 S. 루나벨
가슴도 알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은데. (볼이나 콕 찔러준다.) 그러죠. (손 내밀고 빤...) 일으켜주세요.
라스트
그런 것 치고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늘 대답이 달라지던 거 알죠? (손 잡아당기며 일으키고는 한 번 안았다가 놔준다.) 오늘은 별 일 없으면 좋겠네요. 지난번같은 요행을 또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아샤 S. 루나벨
사람 놀리기 금지. (모르는 척 안겼다가 엇... 하며 놓아졌다.) (...) 저번은 너무 평화로웠죠. 사람 하나 죽은 것 빼면. 이번은... ... 아마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너무 슬퍼하지는 말고. 갈까요. (고개 한 번 까딱이고 세탁실로 간다.)
라스트
놀린 적 없는데. (살짝 웃고는 따라간다.) 네. 이런 일들은, 요행이 생기려나 싶으면 그 애들이 가차없이 쳐내곤 하니까. 그게 참 힘들다니까요... 적당히 슬퍼할 거예요. ............ (네 쪽 바라보다가.) 무슨 일이 있든, 당신 앞에서 슬퍼해도 돼요?
아샤 S. 루나벨
적당히 슬퍼하는걸 잘 못하시는 것 같던데... (고개 갸웃...) 음,... 뭐... 네. 안될 건 없죠. 끝나고 다시 찾아와요. (세탁기에서 옷 꺼낸 뒤 탈탈 털어서 준다.) 너무 울지는 말고.
라스트
... 아뇨. 그것보다는... ...... 당신의 어제 발언에 겹쳐져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이에요. (주섬주섬 반팔 위에 와이셔츠 입는다. 원래 옷으로 복귀...) ... 전엔 우는 거 좋아하시더니. 취향도 참 빨리 바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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