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프로젝트] SODA _LOG_7
https://youtu.be/vOnwjBpR1Sc?si=zPC2xCwzM9ReSBuD
SODA _LOG_7
메인

라스트
...아, ... 아하하. ... 아하하하!!!!!


아샤 S. 루나벨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다.)

라스트
......아... (길게 탄식 흘렸다가.) ...소나타, 정말 보고 싶었어요... 뭐 하고 지냈어요? 잘 지내셨어요?

아샤 S. 루나벨
지옥에서 당신 기다리고 있었죠. 옆방에는 오지 않아 다행이더군요. 거짓말쟁이에, 미친, 음악가... (차가운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소나타라고 부르지 마세요, 작곡가 님.

라스트
...... (다시금 가늘게 웃었다가.) ...싫어요. 왜 그런 얼굴이세요? ........당신은 날 이해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당신도 그 암흑에 몸을 던졌잖아요. 미지를 밝히기 위해 목숨을 연료삼아 불을 밝혔잖아요. 당신은 그래도 괜찮아요? 나는 안 되는 일인가요? 아. 그 애를 끌어들여서 그런 건가요? ......그래요. 그렇겠네. 당신은 날 지독하게도 싫어하니까....................

아샤 S. 루나벨
이해하려했고, 이해할 뻔 했지만... 난, ... 우리가 겹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찰나일 뿐이라도. 하지만, 내가 화난건 그것 때문만이 아니에요. 물론 그것도 정말 싫어서... 그쪽 없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고 싶기는 하지만요. (발을 소리나게 탁, 탁 바닥에 친다.)
작곡가 님. ... ...제게 거짓말을 하셨어요.

라스트
..........당신 감정은... 종잡을 수가 없어서... (가늘게 말 이어지다가.) 네. 말씀해보세요. 전 거짓말쟁이라서 지옥에 떨어질 거라고 했잖아요. 무슨 거짓말에 화가 나셨어요?

아샤 S. 루나벨
'죽음에서 영감을 얻을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자꾸 저를 그런 식으로 곡해하지 말라니까요.' (허리를 숙여 얼굴을 마주한다. 아무 감정 없는 눈이 당신을 응시한다.) 저는 전부 다 기억한다고 했잖아요?

라스트
...와아.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 정말, 전부... 정말로... 네. 미안해요.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숨이 막히고 피가 쏟아지면 무언가가 떠오를 것 같았어요. 그 확신이 들었어요. 그 애한테는 잘못 없어요. 흉기도, 살해 방법도, 증거인멸도 다 내가 가르쳐준 거니까.

아샤 S. 루나벨
... ... (굽혔던 허리를 펴고 다른 곳을 본다. 조금 긴, 고민하는 듯한 시간이 이어진다.) 세이에게 잘못이 없다는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좋으시겠어요. 이젠 희망을 노래할 생각도 없으신 것 같고. 축하합니다. 미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쾌락의 극치를 얻으셨네요... ... 그럼 이만. (발길 돌려 간다.)

라스트
...차라리. 이름을. 부르지 말았어야... ... 아. (반사적으로 네 발목을 붙잡았다.) ...소나타. ...소나타? 가지 마세요. 잘못했어요. 가지 말아주세요. 어디 가세요...

아샤 S. 루나벨
... ... 하. (붙잡힌 발목을 봤다가... 고개 돌린다.) 소나타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라스트
...나. ...나는. 당신은. ...아직. 내... (호흡이 금세 불안정해진다. 한쪽 눈에서 푸른 피가 뚝뚝 떨어지다가.) ...잘못. ...잘못했어요.

아샤 S. 루나벨
라스트 씨. 당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고는 있는 건가요.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아주 기뻐보이던걸요. 정말, 똑같아서, 토할 것, 같다고요.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하느라 말이 뚝뚝 끊긴다.) 이제는 제가 필요 없어보입니다. 스스로 찾으셨으니까요.

라스트
...그, 기쁨은. 분명 진실이지만. ...네? ......나요...? (남은 손으로 바닥 긁듯 움켜쥐다가.) ................내가 왜 당신을 필요로 했지...? 그런...이유로... 필요로 하지 않았어요... 저는. 아... ..........버리지 말아주세요. 제발요.

아샤 S. 루나벨
생각도 하지 못하고, 기억도 하지 못하고. 애초에 필요 없었던 거잖아요. 이렇게 될 일만을 기다리면서... 기만자. 감히, 감히 내 우주에 발을 들여놓고...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답지않게 붉어진 얼굴로 말하다가.) 당신은, ... 정말, 정말로... 정말, 지옥으로 떨어져 영영 돌아오지 말았어야했는데.

라스트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나는... 내가 왜 당신을 필요로 했는지, 알아요. 그냥... (목소리 끝이 흔들리다가. 겨우 추스린 어조로.) ...내. ...이름. ......불러주세요. ......제발요. 최후가 아니라, 당신이 명명한 그...

아샤 S. 루나벨
말하지도 못하면서.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거짓말쟁이, 위선자. 미친 사람. 아폴론은 오지 않는 다프네를 기다리다 포기했어요. 닿지 않는 것은 마음에 묻어두는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던가요. 당신 이름은 최후, 잖아요. 당신이 명명한. 당신이 원하던.

라스트
...말해도.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다시 고개 든다. 무표정에 가깝도록 얼굴이 식고 나면, 그저 새파란 피만 끝없이 흘러내려 옷자락을 적시다가.) ......내, 이름. ... ...소나타. 나는. 누구죠?

아샤 S. 루나벨
말하지도 않고 결단 내리는 것도 저와 같네요. 정말 구역질 올라와요.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 자리에 앉아 눈을 맞춘다. 피는 닦아주지 않았다.) 라스트. 당신이 날 무슨 자격으로 소나타라 부르는 거죠?

라스트
......당신이. ... (뒷말을 그저 삼킨다. 목에 걸린 듯 뱉을 수가 없어서, 한참 괴로운 표정을 짓다가.) ...나, 는. ... 당신의. ...무엇이지. 하지만, 나는 당신을 내 노래로 명명했는데... 저는, ...나는......

아샤 S. 루나벨
(한숨을 내쉬고 다시 바라본다.) ... ... 저도 모르겠습니다. 라스트 씨. 저는 당신이 사라진 동안 고민했어요. 당신을 어떻게, 우리를 어떻게 정의내리면 좋을지에 대해. 하지만 결국 저는... ...다시 화가 납니다. 정말 화가 많이 나서,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없는 곳을 어디든 찾아 떠나고 싶어요. (한 손으로 제 이마를 꾹꾹 누르다가.)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저의 다프네가 될 수 있다는거죠...?

라스트
......저, ...왜. 화가 나셨어요? 이런... 이유로는... ... 나, ..나는. 당신이 기뻐하실 줄 알았어요. 전부 기억하신다면서요. ... 머리도, 흐트러지는 것도, 밑바닥도 궁금하다면서. 추락하는 것도, 우는... 것도... ... ...... 제 대답. 돌려드리기 전에 여쭤볼게요. 당신에게 저는... 뭐였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선택한 추락은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건 너무... 너무, ...똑같잖아요. (말하면서도 구역질이 올라오는지 이마를 짚던 손을 내려 입을 가린다. 천천히 숨을 내쉰다...) 모르겠어요. 정의하고 있었다고 했잖습니까. 거의 정리가 다 되어서, 당신이 돌아오면 물어보려고 했는데. 같이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손으로 입을 꾹 누른다. 잠시 숨을 멈췄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여서, 토하고 싶습니다.

라스트
...... 그럼 제가 남에게 불의의 사고처럼 살해당했다면 차라리 기분이 좀 나으셨을까요... (살짝 다가가려다가, 네 어깨에 푹 고개 파묻듯 기댄다. 팔을 올리지는 못하고. 거기까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니까... 아, 피... 묻겠다. 미안해요. 그래도, 그런데. 안아주면 안 될까요...

아샤 S. 루나벨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뭘 원했는지 모르겠어요. (어깨에 고개가 닿자마자 흠칫 놀란다. 제 입을 더 꾹 누른다.) ...싫어요. (겨우 한 마디 한 뒤 숨을 몰아쉬고는,) 여기서 안으면, 또... 또 들어올 거죠. 또 침범할 거잖아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그 가증스러운 얼굴로...!

라스트
...이전처럼. 웃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침범당하는 게, 싫으신가요? 결국 우주는 침범당하기 마련인데. 싹이 자라나고 별이 태어나기 마련인데... ...당신까지 날 내치지 말아주세요. 저는 너무 먼 곳에 있어요. 혼자서...

아샤 S. 루나벨
싫어요. 더 이상 흔들리기도 싫고, 침범당하기도 싫고, 당신 생각을... (한쪽 손으로 제 얼굴의 반을 가린다.) 하게 되는 것도... 싫어요. 내치고 싶습니다. 다시 혼자인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는... 혜성따위 발견하지 못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라스트
...그런 건... 못 도와드리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서 사라져버리면. 난 당신 안에서 환상으로 남을 거잖아요. 잔상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눈꺼풀 안쪽과 뇌리에 매달려서. 당신은 천재 중의 천재죠. ...시간을 돌리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요.

아샤 S. 루나벨
...(얼굴을 가렸던 손을 내린다. 싸늘한 눈이 당신을 바라본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오만하긴... 그쪽은, 제 안에서 그렇게 크지 않아요... 환상으로 남을 만큼, 생각하지 않아요... (다시 숨이 가빠진다.) 나는, 나는... 당신 생각을 하지 않을 겁니다.

라스트
... 사실을 읊은 것 뿐이에요. 알아요. 난 오만한 인간인데... 심지어 지금 단단히 미쳐 있네요. 어떻게 해요. 이젠 궤도마저 잃어버린 것 같아서... (낮게 웃는 소리 흘린다.) ... 숨, 천천히 쉬세요... 바보같이. 자기 마음조차도 조절 못 하고...

아샤 S. 루나벨
지금보니 저보다 더 미친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신이 잠시 들렀다 사라질 혜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뒷말을 삼킨다. 느릿하게 숨쉬며 눈을 마주본다.) 그쪽은 어떤 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 ...시공간의 굴곡이에요. 초신성이 죽어 블랙홀이 됐군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고는 팔을 뻗어 꾹 안는다. 제법 힘이 들어가있다.) ...작곡가 님, 이제 저는 뭘 해야 하는 거죠?

라스트
...당신한테 이런 인증도 받고.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움찔거리며 팔 들어올리고는 마주 끌어안고.) 잘 모르겠어요... 먼저 죽은 건 당신인데, 내가 당신에게 물어봐야 할 타이밍이 아닌 건가... 내 생각이나 더 오래 해주세요. 아주 오래요. 내 악몽이 되겠다면서, 그 정도의 각오도 없었나요. (잠시 조용하다가.) 저, 졸려졌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생각은 이제 더 안할 겁니다. 정말...질렸어요. (끌어안은 어깨에 고개나 파묻고 꿍얼댄다.) 다 취소할래요. 지금은 그저 이 악연을 끊고 싶기만 해요... 졸리면 들어가서 주무시죠. 저도 돌아가봐야겠습니다. 누구 덕에 속이 좀 터졌더니... 밖에 더 있기 싫네요. (하아.)

라스트
싫어요. 난 취소 안 해줄 건데... ... 어제, 그제일까. 한 숨도 못 잤거든요. 이미 그 아이랑 약속을 한 뒤여서. 그래서 조용히 나갔어요. 옷을 챙겨입어야하니까... 장미는 잘 있나요. 당신 방에 가도 괜찮아요...?

아샤 S. 루나벨
...이 화상. (네 어깨를 잡고 확 떨어뜨린다. 한참 노려보다 가볍게 밀치고 일어났다.) 어쩐지 없더라고요. 같이 잤는데 옆에 사람이 없으면 얼마나 허전한지 알아요? 장미는 거의 죽었어요. 당신이 죽은 덕분에. (대답없이 자기 방으로 걸어가버린다.)

라스트
... 그래서 일어나면 먼저 나가겠다고 말했잖아요. 그때는 거짓말 안 했어요... 칭찬해주세요. (아, 하고. 악보는 채 줍지도 않은 채 뛰어 따라간다.) 대답... 대답 안 해주면 그 때처럼 제 멋대로 생각할 거예요. 소나타...

아샤 S. 루나벨
그쪽에게 해줄 칭찬은 더이상 남아있지를 않네요. 지옥으로나 돌아가시길... (뒤 흘끔 바라보다가 한 마디 한다.) 악보 주워요. 음악은 잘 들었습니다. ... ...이미 따라오고 있으면서 무슨... 오세요, 또 들어오시라고요...

라스트
...그럼 같이 돌아가요... (잠깐 머뭇... 하다가.) 어차피 머릿속에는 다 있으니까... 그리고 늦으면 당신이 안 열어줄 것 같아서... 저, 음악은... 마음에 드셨나요. 어떤 느낌이었어요?

아샤 S. 루나벨
같이 가고 싶으면 빨리 걸어요! (또 빽 소리지르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마음에 들었다고 해야할지... 뭐, 아름다웠어요. 꺼림찍하기도 했지만. 그간 듣던 당신의 음악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곳에서 영감을 얻어서, 그런 걸까요...

라스트
...방금 죽고 돌아와서 아직 힘들단 말이에요... (겨우겨우 걸음 따라잡아 방문 붙들고.) ...그래요. 그거면 됐어요... 아름다웠다면. 기뻐요. 근데 장례지도사가 저 꾸며줬다면서요. 그건요? 아쉽다. 음악은 재현할 수 있어도 그건 못 보는데...

아샤 S. 루나벨
힘들다면서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웃고 계셨습니까... (먼저 들어가서 의자나 책상에 밀어넣는다. ) 빨리 들어가요. 그쪽이 목숨바쳐 만든 음악인데 아름답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아, ...네. 전 당신이 부탁한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느리게 눈 꿈뻑이다가,) 예뻤죠, 분명히... 그쪽이 예전에 말하던 '만족할 만한 최후' 같았습니다.

라스트
그때가 되어서야 제대로 제 감정을 느꼈으니까요. 처음이었어요. 백의 세계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본 유채색처럼 눈이 시려워서, 눈물이 나다가... 가슴이 저리고, 무슨 소리든 외치고 싶어서 웃어버렸어요. ...그러고 나니까 피곤해졌어요. (겉옷과 넥타이를 툭 벗어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침대에 느리게 눕는다.) 제가 나중을 계획할 것 같습니까?...(이 부분.) 그럼 됐어요. 당신 눈에... 예뻐 보였으면...

아샤 S. 루나벨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알아요. 몇 년을 알지 못하는 세계에 갇혀 있다가 갑자기 해결되었을 때의 쾌감을 왜 모르겠습니까. 어디 사는 어느 누구처럼 유레카라도 외치지 그랬어요. (음. 아무래도 계획은 안 세울 것 같지.) ...아무리 방랑벽이라고 해도, 뒷일은 좀 생각하고 사시죠. 뭘 그럼 됐어...입니까. (누운 네 몸 옆에 손을 짚고 내려다본다. ...) 그 모습은 객관적으로도 예뻤으니까요. 그리고...바뀐 옷이 마음에 들어요.

라스트
......보세요. 저 이해해주실 거잖아요... (베개에 고개 파묻듯 엎드렸다가 한 쪽 얼굴을 든 채로 배시시 웃는다.) 그렇지만... 저 치고는... 무려 18시간 후의 일정을 기획한 거라고요. 저 정말 힘냈는데... ... 네에. 좋아해주실 것 같았어요. 흰 가운을 좋아하는 건지, 검은 옷을 좋아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누워주세요.

아샤 S. 루나벨
전부 다 이해한 건 아닙니다. (네 웃는 얼굴에 다시금 뭔가 올라오는 듯 해서, 다급하게 손으로 입을 막는다. 숨을 내쉰다.) ... ... 그래서, 칭찬이라도 해드려요? 어이없는 사람이라니까... 음, 흰 가운이랑 검은 옷 둘 다. (옆자리에 누워서 천장이나 쳐다본다.) ... ...또 이렇게 됐군요.

라스트
... 그래도. 일말이라도... ... 덜 외로워서 좋아요... 음, 칭찬해주면 당연히 좋긴 한데... 어떻게 칭찬하시려고요? (살짝 돌아누워서 바라본다.) 가운은 아니고 정장이지만... 아무렴 상관 없으려나. 늘 여기로 돌아오는 기분이네요. 방에 못 들여줘서 미안해요. 제 방 뒤져봤죠? 그 모양새거든요...

아샤 S. 루나벨
글쎄요... 어떻게 칭찬해드릴까요. (눈만 굴려 흘끗 쳐다보고 만다.) 애초에 칭찬해드릴 상황도 아닌데 뻔뻔하십니다. 전 가운보다는 정장이 좋아요... 가운은... 내 옷이잖아요. (...) 네, 아주 엉망이던데. 그건 또 언제 치우려고요?

라스트
당신이 언제 상황같은 걸 보고 행동했다고...? (물끄럼...) ... 그래요. 당신 옷이니까... 다른 건요? 머리 풀어달라면서. 아... 거기에 맞추려던 건 아니고, 끈이 다 끊어졌어요... 원한테 달라고 했더니 있겠냐는 소리만 듣고... (느릿느릿 대답한다.) ... 나중에요... 일단 복도에 있던 것들 급하게 들여둔 거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당신도 참 돌려까기의 제왕이야... 칭찬해드리면 되잖아요. 뭐 어떻게 해드릴까요. (약간 짜증낸다...) 머리는... 머리도... 음,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이걸 대체 왜 물어보시는 건가요. (하아...) 저도 머리끈은 없습니다. (당연..) 의상실에 가면 있기야 할 텐데,... 나중에 가보죠. (내내 천장만 보다가 그제서야 네 쪽으로 돌아 눕는다.) 빨리 당신 방 정리하고 제 눈앞에서 사라지시길.

라스트
...당신한테 좋은 말 듣는 게 좋아서... (묘하게 솔직...) ...... (톡 고개 파묻듯 기대려다가... 홱 돌아누운 모습에 앗, 하고 살짝 몸 뺀다.) 나중에... 네. 그리고 정리해도 여기 종종 올래요... 이제 장미는 죽어버렸지만, 그래도...

아샤 S. 루나벨
갑자기 왜 이렇게 솔직해진거죠... 죽으면서 회개라도 했습니까...? (...) 그래요... 빼서 뭐하나. 예뻐요, 예쁘다고요. (한쪽 팔을 살짝 벌린채 쳐다본다.) 왜요. 계속 제 우주를 침범하려고요? 영원히 생각하게 하려고요? 도움이 안 되는군.

라스트
안될 것도 없잖아요. ...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텐 너무 혼나서... 치과의가 엄청 화냈어요. 아니, 화내는 것도 아니고 거의 없는 사람 취급하려고... (물끄럼 보다가 다시 품 파고든다.) ... 네. 그러려고요. 이제 못 나가는걸요. 어차피. 예쁘다면서요, 가장 멋진 별이 되어드릴게요.

아샤 S. 루나벨
위헌에게는 혼날 만합니다. 석고대죄하세요. 제가 당신 머리채를 그쪽 대신해서 다 뜯어버린다고 했는데 참고 있는 거니 감사해하시고. (끙... 소리 내며 받아준다. 이 온기가, 글리치가... 왠지 묘하게 다가온다.) 별이 떠나지만 않는다면 계속 관측할 수 있겠죠. 미친 방랑벽이라 과연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라스트
...... 사실 왜 그렇게 화내는지 잘 모르겠어요. 세이를 끌어들여서 그런 걸까요? (맞닿는 부분마다 작은 글리치가 튀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눈 감았다가.) 어차피 이젠... 아무데도 못 가니까. 방랑도, 자유도, 이제는 필요 없어요. ...피곤해요. 쉬고 싶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신을 사랑해서 그런 거겠죠. 세이도 사랑하고. 솔직히 화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당신 바보입니까? (누구 속이 터지는 이유가 있군... 생각.) 그렇게 돌아다니는걸 좋아했으면서. ...그걸 포기할 만큼 최후의 악곡이 만들고 싶었나요. 이젠 정말 지옥에 떨어져 내 얼굴이나 질리도록 봐야할 텐데...

라스트
... 그런 것 치고는 엄청 화냈는데. 전 잘 모르겠어요... 절 ... 아꼈는지도 잘... 사랑했냐고 물어보면 무슨 헛소리냐고 할 걸요. ...이젠 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이불 끌어올려 덮고.) 결국 돌아다니는 것도 제 행복의 연장선이었거든요... 그 노래가 완성됐으니 이젠 됐어요. 그동안 버텨온 시간이 전부 피로로 돌아온 기분이고. ... 응. 그래요. 전 지옥으로 가겠네요...

아샤 S. 루나벨
보통은 아끼지 않는 사람에게 그렇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화를 내는 것도 당신을 많이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잘못한 건 맞잖아요. (몸 살짝 떼어내서 빤히 바라본다...) 죽음 한 번 맞이하더니 사람이 초연해졌군. 됐습니다. 그럼... ... 그냥, 계속 있어요. 제가 당신에게 질릴 때까지는 궤도를 지켜주세요.

라스트
......당신도 제 생각 하셨나 봐요? (눈 마주치면 다시 환하게 웃는다.) 잘못도... 맞지만. 이렇게까지 화내는 건 처음 봐서 좀 놀랐을 뿐이에요. 그리고, 음... 언제 질리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요. 계속 그 자리에 있을게요. ...이 우주가 사라지기 전까지만 있을까요... 당신이 질리기 전에 우리가 갇힌 세상은 멸망이라는 이름의 셧다운을 당할 테니까...

아샤 S. 루나벨
말했잖아요. 정의내리기 위해 생각 많이 했다고... (웃음을 마주치면 흠칫 놀란 뒤 네 품으로 다시 들어가버린다...) 그러죠. 이 곳이 대체 언제 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나쁘지 않네요... (한숨 내쉬고,)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건지.

라스트
...소나타. (조용히 불렀다가.) 자꾸 제가 웃으면 도망가시는데... 왜 그래요? 전에는 잘 봐줬잖아요. 이상해요... (달래야 하나. 잠시 물끄럼 보기만 하다가.) 음... 어떤 부분에서 '이렇게' 라는 거예요? 미리 말해두지만 먼저 죽은 건 당신이고...

아샤 S. 루나벨
소나타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당신 웃는 모습만 보면 속이 울렁거려서. (품 안에서 끙... 하는 소리가 난다.) ...왜 바로 못 알아들어요? 같이 있게되는 것, 말입니다...!! (괜히 네 어깨나 꿍 때린다...)

라스트
... 싫어요. (고집...) 당신은 언제 원래대로 불러주실 거예요? 속 안 좋으면 찬물이라도 갖다줄까요... (토닥여? 말아? 아직도 고민하다가... 한 대 맞았다.) ...나, 내가 눈치없는 거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면서... 나도 몰라요. 부고 전달할 사람이나 새로 찾으세요. 보나마나 치과의겠지, 당신 지인 라인업 얼마 안 되니까...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다프네로 느껴질 때 즈음에 불러드리죠. 아마 없을 것 같지만. 아니, 가져다주지 마세요... 하... 가만히 좀 있어요. (또 한 대 더 때린다.) 당신 죽기 전에 이미 위헌에게 해달라고 넘겼어요. 어차피 방랑한다고 안 갈 것 같아서.

라스트
... 다프네로 느껴지는 건 어떻게 해야... 나무라도 되어드려야 하나요. 뭐... 이번에 꽃 비슷한 건 됐는데, 아야. 왜요... (꽁...) 저에 대한 신뢰가 너무 부족하시네요. 저도 중요한 게 있으면 그 일부터 처리하러 가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몰라요... 노력해보시죠. 아, 진짜. 잊고 있었는데. (품에서 떨어져서 두 바퀴 데굴... 굴러가버린다. 사람 대신 벽에 붙었다.) 제 부고 알리는게 그닥 중요하지는 않잖아요...? 그쪽은 음악이 먼저인 사람이고.

라스트
... (놓쳤다...) 당신은 진짜 알기 힘든 사람이네요... ... 그리고 중요해요... 당신 일이잖아요. 그런 약속을 안 지킬 만큼 책임감 없진 않아요... 뭐, 이젠 의미없는 일이지만 이제 음악같은 건 상관 없고요...

아샤 S. 루나벨
제 일이 뭐가 중요합니까? 어이없어... 책임감도 원래 별로 없었잖아요. 죽고 나니까 그런게 다 소용 없던가요. 그럼...(여전히 벽을 보고 있다.) 음악은 이제 안 만드는 건가요. 아쉽네요. 전 죽음보다 더한 자극을 드릴 수 있는데...

라스트
...정말인데. (벽 보고 돌아누운 뒷모습을 한참 보다가 톡, 하고 등에 이마 댄다.)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점점 더 큰 걸 바라게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저어기 마약 중독자도 있는 마당에요... 그래도 뭔지는 알려주세요.

아샤 S. 루나벨
(어휴... 가만히 받아주기는 한다.) 왜 이렇게 붙습니까... 점점 더 큰 것이요. 그렇게까지 줄 자신은 없는데. 음,... (뭔가 생각해보다가...) 당신을 놀라게 할 만한 행동들, ...정도?

라스트
...... 여긴 다른 우주니까 한낮에 달이 떠도 이상하지 않잖아요... (느리게 호흡 정돈하다가.) 또 낭떠러지에서 떠밀려고... 그런 건 이제 됐어요. 바보...

아샤 S. 루나벨
어쭈... 말 하나는 잘 하십니다. (느릿하게 몸 돌려 네 쪽을 본다.) 아뇨, 이제 그건 한 번 했으니 더이상 놀라지 않을 것 같아서. 그거 말고... 다른 거.

라스트
그게 제 특기죠... (눈 마주치고 나면 흐릿하게 웃는다.) ...음... 다른 거... 잘 예상이 안 가요. 또 어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날 죽여보려고 하시려나... 이런 몸이어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을까요?

아샤 S. 루나벨
죽이려고 한 건 아니에요. 어차피 한 번 죽어보셨으니 두 번 죽었다고 놀라거나 영감 받을 것 같지는 않고. (잠시 고민한다.) 다른 걸 생각해봐요.

라스트
제가 반복 싫어한다는 건 또 기억하고 있네요...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 글쎄요. 난 창의력이 좋지 않아서. 살면서 경험해볼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해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아샤 S. 루나벨
모든걸 기억한다고 했잖아요... (웃네.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본다.) 안 해본거, 있지 않습니까. 저는 기억해요. (얼굴 빤히 바라보다 천장 쪽으로 고개 돌린다.) 언젠가 기억이 나면 말씀해주세요.

라스트
... ... 있었던가... 잘 기억이 안 나요. 이젠 살아있을 시절이 아주 기나긴 꿈 같았어서... 맞지 않는 육체를 입고 걷는 것처럼 정말 외롭고 힘들었어요. 지금은... 정말, 정말 기분이 좋아요... 작금의 삶만이 제게 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말하면, 들어주시는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미친 사람 같으니... 죽음으로 자유로워지는 인간은 처음 봤습니다. 더 같이 있다간 옮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 (한숨이나 내쉰다.) 뭐... 필요하다면 도움드릴 수 있죠.

라스트
...이건 또 이해 안 해주네요... 당신은 죽을 때 어땠는데요? ... 고독하고 외로웠던 건 마찬가지면서, 또 이렇게 선을 긋고... ......그래도 지금 웃을 수 있으니까 좋아요. (살짝 몸 웅크린다.) 약속이에요......

아샤 S. 루나벨
전 죽을 때에도 고독하고 외로웠어요. 춥고, 축축하고, 깜깜하고... 아무도 없었고, 깨달은 바도 크게 없었으니 그쪽의 죽음과는 궤가 다르죠. (흘끔 본다.) 약속은 하기 싫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세요. ...졸려요?

라스트
......그런가. 난... 당신이 그런 선택을 하면서 ... 기쁨이든, 환희든. 느끼길 바랐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죽으면서도 그렇게 두렵지 않았는데... 그럼 왜 그런 선택을 하셨어요... (느리게 눈 깜빡인다.) ... 잘 모르겠어요. 그냥 좀 지친 것 같아요. 몸은 그래도 새 몸인데...

아샤 S. 루나벨
다른 것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할 만한 종류의... 어떠한 감정을요. (천장으로 팔을 한 번 뻗었다 내린다. 우울한 말과는 달리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럼 좀 자다 일어나시는 것도. 저도 막 죽었다 돌아왔을 때 딱 그런 기분이더군요.

라스트
......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린 손을 살짝 끌어당겨 쥐고는, 제 볼에 대고 베듯이 눕는다.) ...자고 일어나면 다른 곳... 가실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물끄럼 바라본다.) 제 손 말고 베개를 쓰시죠? 네. 당신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려고요. 그쪽도 방 정리하러 돌아가야죠.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라스트
그럼 싫어요... ...... 혼자 두지 마세요. 방은... 어떻게든... 나중에... ......어차피 가상인데, 초기화해달라고 하면 안 되나... ...

아샤 S. 루나벨
하아....... (....) 성가심이 배가 되어 돌아왔군요. 라스트 씨! 저 바쁘다고요. 일단 자고 일어난 다음 생각하세요. 전 책이나 읽을 겁니다. (침대 위쪽에 쌓여있던 책 몇권을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끌어온다. 끙...)

라스트
... ... 이름도 안 불러주는 사람 잔소리 듣기 싫어요... (성가심 max) ... 뭐 읽으세요? 같이 봐도 돼요? 반은 이해 못 할 것 같지만...

아샤 S. 루나벨
당신 이름은 라스트입니다... (머리 지끈지끈) 아니, 자라고. 피곤하다면서. (책의 제목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반쯤 본 것처럼 책갈피가 꽂혀있다.)

라스트
... 그렇게 안 불렀잖아요. 기억력 좋다면서 다 거짓말이죠? 잘 건데... 당신이 자꾸 그렇게 구니까... (책갈피 끝 잠깐 만지작거리다가.) 무슨 내용이에요? 소설인가요...?

아샤 S. 루나벨
그 기억은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 지우고 잊어버리려고요. 이건... 소설이에요. (책 넘긴다.) SF소설은 너무 낭만적이라 싫습니다. 심심풀이로 보고 있기는 한데... ('같은 곳에 묻히는 것에 그렇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시네요.' ...빼곡히 적힌 글자가 보인다.)

라스트
...... 예전처럼 불러주세요. (곁에 살짝 붙어서는 책 속에 시선 고정한다.) SF는 낭만을 위한 장르잖아요. 기술, 과학. 그 속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랑... 같은 것. 물론 저는 이해하기 힘들어서 잘 안 보지만... ... 이렇게 내용에 반박하실 거면 소설은 왜 보시는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살아있을 시절이 꿈 같았다면서요? 그럼 다 잊어야죠. 왜 예전을 원하고 있습니까. (책 한 페이지를 더 넘긴다. '무엇보다도 그에게는 그 여행을 허락할 권한이 없었다.' ) ...고증 오류 지적하는게 좋아서요. 여기 있으면 심심하거든요.

라스트
...좋은 장면도 분명 있었는걸요. 왜, 당신이 나오면 다 악몽일 것 같아요? (글씨가 적힌 부분을 손 끝으로 쭉... 훑어봤다가.) 교수 성격 어디 안 간다니까... 레포트 받으면 한 줄 한 줄 평가하고 매도해서 돌려주는 성격이죠?...

아샤 S. 루나벨
아니였어요? 꽤 끔찍해하는 것 같았는데... 좋은 장면은 어떤 부분들이였죠. 전 딱히 기억이 안 나네요. (몇 장 더 넘기다가 한숨 쉬면서 책을 내려둔다.) 안 잘 겁니까... 옆에서 조잘대니 집중이 안 됩니다. 그럼 교수가 피드백을 해줘야죠. 매도가 아니라, 피드백. (...아님, 매도함)

라스트
... 춤 췄을 때... (느릿느릿 대답하고는 작게 웃는다.) 어떤 환경에서도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그리고 자면 버리고 간다면서. 덕분에 잠 잘 생각이 다 달아나버리고... 그리고 매도일 것 같아요. 안 믿어요...

아샤 S. 루나벨
그냥 당신이 좋아하는 행동이라서... 아닌가요. (어휴...) 누가 이렇게 붙어있는 환경은 처음이라서요. 그것도 쉴새없이 징징대는 웬 애가... (또 한숨 쉰다.) 안 자도 버리고 갈 겁니다. 제가 매도 잘 하는거 알고 계시네요. 왜 옆에 붙어계시는거죠.

라스트
당신이 같이 해 줬으니까. ... 그리고 노래도 처음 들어봤어요. 이제 음악같은 건 싫으니까, 그게 제가 살아있을 시절 들은 마지막 노래였겠네요. (그러다가 또 처연한 척... 하고 올려다본다...) 그건... 저도 모르지만요. 여기 있고 싶어요.

아샤 S. 루나벨
음악이 싫어요? 당신에게 음악을 빼면 뭐가 남죠. 난 능력없는 사람은 싫은데... (척... 하는 군. 네 이마를 손으로 눌러서 고개 돌려버린다.) 조언 하나 할게요. 외로워서 그런 거면 다른 분들한테 가시길. 옆에 있고 싶다면... 쓸모를 찾아주세요. 당신에게 제 쓸모를, 제게 당신의 쓸모를.

라스트
...... 음... 아무것도 안 남겠지만... ... 지금은 잠깐 조용히 있고 싶을 뿐이에요. 다시 음악이 필요하게 될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아야. 하고 고개 돌아간다.) ......바보같은 사람. 당신 진짜 바보인 거 알죠? 천재는 무슨.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샤 S. 루나벨
최대한 빨리 다른 능력이라도 찾아봐요. 제가 당신에게 흥미가 전부 떨어져버리기 전에... (하품이나 하다가... 응?) 네? 제가 뭘 모르는데요. 전 그쪽에 대해 전부 다 알고 있습니다만.

라스트
...너무하시네. 다시 음악을 만들어야 해요? 나도 쉴 때는 있어야죠.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내가 그만큼 노력했던 거... (살짝 몸 돌려 눕고는.) 아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됐어요. 혼자 열심히 생각해보시죠...

아샤 S. 루나벨
... ...어휴. 네... (그 말은 부정할 수 없어 수긍한다.) 몇 주만 쉬다가 다시 생각해보세요. 너무 늦지는 마시고. 음악이 아니여도, 다른 걸 할 수 있잖아요. 제가 흥미를 가질만한 것들. (흘끔 바라보다가 좀 더 붙는다.) 말해주면 안돼요? 바보 취급 당하는 거 싫습니다. 전 물리학자이지 심리학자가 아니라고요.

라스트
... 자신이 없는데... 당신은 아주 멋지고, 대단하고, 경이로운 수준의 발견이어야 흥미를 갖는 것 아닌가요? 저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나는 너무 작은 인간이잖아요. 아니면, 이거. 거절을 돌려 말하는 건가... (살짝 돌아봤다가.) ... ... 내가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여기 있는 것 같냐고요...

아샤 S. 루나벨
제 우주에서 가장 멋진 별이 되겠다면서요? 벌써 포기할 정도인가요. 그렇게는 안 봤는데... (눈 마주치고 빤히 바라본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라스트
'흥미' 와 '눈요기' 는 다른 개념이에요. 섬세하지 못해...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잠시 의아한 목소리로 고개 기울였다가.) 역시 바보야... 전에 말했죠. 당신은 인간관계에서는 F예요.

아샤 S. 루나벨
눈요기를 벗어날 정도의 별이 되면 되잖아요. (팔에 힘 줘서 약간 끌어당기고...) 그럼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스트 씨.

라스트
... 그건 좀 더 노력해볼게요... (잡아당기면 당기는 대로 끌려갔다가.) 지금 일부러 이름으로 부르는 거죠. ... 나 상처받으라고...

아샤 S. 루나벨
네. 찌르면 찌르는대로 상처받는게 웃기거든요. 조금 더 놀려먹으려고요. (큭큭 웃는다.) 안 되나요? 이 정도의 벌은 드려야 할 것 같은데...

라스트
... 난 당신 죽었을 때 엄청 상냥하게 대해드렸는데. 내가 명명한 이상 당신은 내 음악이니까 죽지 말라고 분명 말했는데도요... 먼저 몸을 던진 것도 소나타면서, 불공평해요.

아샤 S. 루나벨
저도 이 정도면 상냥하게 대해드리고 있는 겁니다. 머리카락 전부 뜯어버리려다 참은 거니까요. (빤히 본다. 아주 오래...) 당신도 저도 이제는 알잖아요. 우리는 목표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저는 소나타라고 부르지 말라 했잖습니까.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뜻이였어요.

라스트
...하여튼 성질머리. (느리게 눈 깜빡이다가 익숙하게 이마 톡 맞댄다.) 차고넘치게 알죠. 죽어도 살아돌아온다니, 이런 곳보다 특이한 경험을 할 기회는 없죠. 그리고 부르는 건 제 마음이에요.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어떤 거요?

아샤 S. 루나벨
기왕이면 둘 다 지옥에 떨어져서 다시는 만나지 말았어야했는데. (가까이 닿는 숨결에 잠시 숨을 참았다가,) 아무것도 아니였던 때로... 당신이 나의 다프네가 아니였던 때로요. 도와줄래요?

라스트
... 아직 살아있네요. (가만히 눈 감고는 조용하다가.) ...... 왜 그걸 바라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샤 S. 루나벨
당연하잖아요. 이유는, 당신이 정말 싫어서...

라스트
아쉽게 됐네요. 그런 부탁은 안 들어줄래요.

아샤 S. 루나벨
그럴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미친 사람이잖아요. 미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하는... (한숨 내쉬고 안은 팔에 힘을 푼다.) 잠이나 자요. 당신 상대하니 정말 힘들어요.

라스트
응... 잘 아네요. (살짝 고개 뗐다가 품에 파고든다.) 그러게 누가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랬나요, 이제 성가시게 심술만 부릴 건데요...

아샤 S. 루나벨
혹시나 들어주실까 하고 말해본 거예요. 실패했지만요. (일정적인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렇게 안고 있는게 심술부리는 거예요? 확실히 귀찮긴 합니다만.

라스트
당신은 모르는 게 정말 많고... 그 중에는 저도 있네요. 내 행동을 예상하려면 한참 멀었어요. 바보. (느리게 숨 내쉬다가.) 이건 그냥 어리광인데요... 이제 앞으로 얼마나 성가시게 굴지 궁금하세요?

아샤 S. 루나벨
바보라고 하지 말라니까요. 당신이 인간 중에서 가장 어렵습니다... (네 머리카락이나 슬쩍 만져보다가...) 네.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지금 언질 좀 주세요.

라스트
와아...... 인류 최고의 학자한테 이런 소리를 듣다니. 영광으로 여길게요. (작게 흥얼거리는 소리 들리다가.) 싫어요. 당신도 뛰어내릴 때 내일 해일 만들겠습니다 안 했으니까.

아샤 S. 루나벨
벌써 심술부리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정말 성가시게 구시네요. 짜증나서 당신 밀쳐버리고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는 손...) 됐습니다. 참을 수 없다면 제가 도망치면 되는 거니까요.

라스트
......그런 것 치곤... 간지러운데요. (가볍게 축약된 반박과 대답...) 괜찮아요. 참을 수는 있을 정도일걸요. 그건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 아하하. 이건 그만 말해야지.

아샤 S. 루나벨
예쁜 머리카락에 감사하세요. (만질만질...) 당신... 왜 자꾸 말하다 마는 거죠. 저 가지고 노는게 재미있습니까...

라스트
부모님 두분 다 비슷한 색이거든요. 좋은 걸 물려주셨어요... ... 그리고 가지고 놀려던 건 아니지만... 음... 여기서 비밀을 더 늘리면 날 더 싫어하실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궁금해졌다.) 역시 부모님 사진은 없겠죠? 당신은 이미 한계치까지 싫어하고 있어서 더 나빠질 건 없을 거예요. 그래도 비밀 몇 가지는 말해주면 좋겠네요.

라스트
음... 아버지는 눈도 하얗고요, 비행사를 좀 닮았을지도 몰라요. 어머니는 저랑 똑같이 생겼어요. 좀 더 가늘고... 가족사진같은 건 안 찍어봐서...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찍어볼걸 그랬나. ... 그리고 저 좀 그만 싫어하세요... (잠시 자세 고친다.) 그래요. 그럼 딱 두 가지만 말해드리죠... 물어보세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어머니를 한 번 만나보고 싶네요... (의미심장...) 제가 상상이나 해볼게요. 괜찮습니다. 제가 그쪽을 싫어하지 않는 날이 오긴 할까요...? 흠, (눈을 맞춰본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제게 가장 숨기고 싶은 비밀이랑, 날 어떻게 성가시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줘요.

라스트
... ... ... 나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인생 최대의 불안...) 언젠가는... 사라지기 직전 정도는 좀 봐줘요. 그 정돈 괜찮잖아요... (눈 마주치면 다시 방긋 웃었다가...) 글쎄요. 세상에서 가장 아껴드릴까요. 상냥하게 대하고 소중하게 대해서, 소름 끼쳐 죽도록 만들까요... ... 그리고 '가장' 은... ... 좀 고민해야겠네요. 뭐가 가장 숨기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서...

아샤 S. 루나벨
(딴청...) 그래요, 그럼 제가 사라지기 직전 3초 정도는 좋아해드리죠. (...그리고 잠시 가만히 바라본다.) 말 만으로도 소름끼쳐서 밀어내고 싶어졌네요. 하지만 지금도 그러고 있는 거 아니였습니까. ...저한테 숨기고 싶은 비밀이 그렇게 많아요? 왜?

라스트
(......) 짧아... 그리고 그것도 정도라는 게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 지금은... 음... 제가 웃기만 해도 당신이 울렁거려해서. 이걸로도 충분하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해요. (환하게 웃어준다...) 글쎄요. 잘 보이고 싶어서? 전 원래 누구한테나 숨기는 게 많아요. 저는 저열한 인간이라.

아샤 S. 루나벨
며칠 뒤면 이것도 적응될 것 같은데요. (라고 하기에는 또 우욱...했다.)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뭔가를 숨기다니... 저열한 건 인정하죠. 하지만 비밀에 대해 말해주면 당신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텐데. 그건 원하지 않나요?

라스트
이거 봐. 또... ... 제 얼굴 마음에 안 들어요? (물끄럼...) ... 음...... 어떤 이해는 증오를 동반하기도 하니까요. 당신은 알지 않아요? 우주가 아주 넓어서 모든 것을 이해해버린 천체학자는 미쳐버린다는 아~주 오래된 로어같은 것... 그러다 미움받으면 어떻게 해요. 난 겁이 많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네... 완전 마음에 안 들어요. (후...) 제가 미쳐버릴 정도로 그쪽의 우주가 넓습니까. 이미 미움받는 입장에서 뭐 어때요. 그리고 전 그런걸 아주 흥미로워하거든요. 알 수 없는 세계, 뭔가 숨기고 있는 인간... 나를 바보 취급 하는 것들. 파고들어 미친다해도 나쁠 것은 없겠죠. (느릿하게 눈 굴리다가,) 비밀 두 개는 말해준다면서 또 말 돌리시네요!

라스트
전에는 예쁘다고 해줬으면서... 그리고 저한텐 우주같은 거 없어요. 3차원 공간도, 4차원에 가까운 공간왜곡도 없고... 2차원 위에 깔린 오선지가 제 삶이죠. 종이 뒷면을 제외하고는 비밀이랄 것 하나 없지만... 아직 들춰보지는 못하실 거예요. 제가 당신 손을 쥐고 있어서요... (작게 웃는다.) 아... 그럼 다른 거. 다른 거 대답해드릴게요...

아샤 S. 루나벨
예뻐서 마음에 안 든다는 겁니다. (잠시 뜸하다가...) 그럼 사라지기 전까지도 제게 뒷면은 보여주지 않을 건가요. 학자에게 이건 희망 고문이에요. 알고싶은건 알아야 한다고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럼... 당신도 저를 싫어하는지 궁금해요. 음, 아니다. 싫어할테니... 얼마나 많이 싫어하는지.

라스트
취향이 정말 이상하다니까... (고개 기우뚱.) ...음...... 변덕이 생기면 들춰드릴 수도 있고요. 세상에는 불가능도 있다는 걸 아셔야지요. 뭣보다도 어느 이론을 위해 10년 넘게 노력했다면서 저한테는 한 달도 안 써서 그걸 파헤치려 들다니. 내가 가장 까다로운 인간이라면서요? (작게 웃는다.) 으응? ... 정말이지. 바보같은 사람. 싫어한 적 없는데요...

아샤 S. 루나벨
안달이 나서 그럽니다. 라스트 씨... 눈 앞에 있는 종이를 들춰보지 못한다는 건 생각보다고 더 짜증나는 일이네요. 그래서 더 까다로운거겠죠. 언제까지 제 손을 잡고 있을지 두고봅시다. (여전히 울렁거리는 속 때문에 찡그린 표정으로 대답한다.) ...왜죠? 전 당신을 싫어하는데. 똑같이 해야하지 않겠어요?

라스트
아마 이 우주가 멸망할 때까지......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짓는다.) 또 얼굴 찌푸린다. 그러다가 못나져요. (미간 콕. 찔렀다가.) 으음... 하지만 내가 당신을 싫어하면 당신은 당신대로 좋아할 것 같고... 바라는 건 들어주기 싫어요, 그리고... 어떻게 해요. 난 원래 남 싫어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아샤 S. 루나벨
죽기 직전에는 알게 해줘요. 참... 악. (찌른 손 탁 쳐버린다...) 못나지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라스트 씨. 제 말 좀 들어주시죠. 이런게 성가시게 구는 행동의 선상에 들어간다고요... 제가 원하는건 하나도 들어주지 않고 있잖아요. 나는 어리광 다 받아주는데.

라스트
아야. (엄살...) 글쎄요. 어리광 받아주는 것 치고는 자꾸 삭막한 호칭이나 부르고 있잖아요... 게다가 이거 말고는 원하는 거 열심히 해드리지 않았나요. 당장 그제도... 안아달라고 하시기에 안아드렸는데...

아샤 S. 루나벨
지금 당장은 불러주기 싫다고 했잖아요. 혹은 앞으로도 영원히... 그리고 이게 왜 삭막한 호칭입니까? 그쪽이 직접 지은 거면서. 아, 안아달라고 한 건... ... 그냥, ...그쪽이 심란하게 만들어서 그런 거였고. 어쨌든. (제 이마나 꾹꾹 누르다가...) 처음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한 것도 거절했잖아요. 비밀도 말 안해주고, ...됐습니다.

라스트
... 원래 애칭에 비해서는 아주 삭막한데... 그리고 내가 언제 심란하게 만들었어요. 당신이 바보처럼 고집부렸던 게 먼저거든요... (바보, 속삭이고는 바라본다.) 당연하죠. 거절할 거예요... 당신은... 내... 소나타인데... ......비밀은. 뭐. 그냥. 제가 생각보다 당신을 더 아끼는 거라고 하죠...

아샤 S. 루나벨
최후의 악곡을 그렇게 사랑하시면서... 자기 이름도 사랑해주시죠. 아니... 그러니까, 내가 고집부린 건 당신이 날 심란하게 해서... (속삭이는 소리에 흠칫 놀라 밀어낸다.) ...떨어지세요. 그러니까 그걸 포기하라고... ...(눈 꿈뻑.) 당신이 저를 아끼는 이유가 뭐죠?

라스트
내 이름은 최후의 악곡을 위한 밑받침같은 것 뿐이에요... 예술가의 삶은 의미가 없죠. 노래만이 영원히 남게 될 테니까... (살짝 밀리면 눈 가늘게 뜬 채로 슬 미소지었다가.) '왜' 를 알아내는 건 학자들의 전유물이죠. 난 비밀을 알려드린댔지 해설까지 한다고는 안 했어요.

아샤 S. 루나벨
다프네로 살아가는건 좋다 이거인가요. 예술가의 마인드는 이해할 수 없어요. 그으... 렇게 웃지 좀 마시죠. (눈 꾹 감았다가 뜬다.) 난 심리학자가 아니라니까. 아, 혹시 그거입니까. 아기 오리가 처음 본 사람을 엄마로 인식하는 것처럼... 목 한번 졸리고 절 엄마...?로 인식한 거...? (...)

라스트
당연하죠. 당신은 피도 눈물도 낭만도 없는 이공계 연구자니까. 이건 제 버릇인데... 그렇게 제가 웃는 게 싫으세요? (눈을 살짝 감는 찰나를 틈타 아주 가까이로 고개 내민다.) 아... 이런 소리 들으니까 싫어지려고 하네...

아샤 S. 루나벨
낭만은 몰라도 피와 눈물은 있더군요. 당신은 제 피 못 봤죠? (중얼거리고는 눈 뜨다가... 끽..같은 소리 내면서 어깨 세게 밀친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요!! 놀랐잖아요! 아니... 이게 아니면 대체 뭔데요. 싫어지는건 환영이지만 점점 미궁으로 밀려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라스트
네. 못 봤는데... 아, 우는 건 두 번이나 봤네요... 그럼 피가 파란색인... 어라? 이것도 맞는데... 으음... 아야. (침대 헤드에 살짝 머리 박는다...) 당신이 전에 멋대로 다가왔을 때도 있었으면서 자꾸 내가 하는 것만... ... 글쎄요? 열심히 생각해보세요... 그런 곳에서 탈출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게 당신의 재능이잖아요...

아샤 S. 루나벨
징조없이 갑자기 다가오면 누구나 놀랍니다... 자꾸 그러면, 음, ... ... (흠...) ...아무튼 저도 놀라게 할 거니까 각오하세요. (다시 눈 질끈 감아버린다.) 잘 모르겠으니 당신에 대해서는 생각하는걸 포기하려고요. 작곡가 님 학문은 쿨하게 F 맞겠습니다.

라스트
당신은 무슨 징조 보여주고 다가온 것처럼... ... 그러면요. 뭐 하려고요. 이제 익숙해져서 놀랄 일은 거의 없는데 당신은 참 심약하기도 하지... (놀리는 어조.) 어라. 정말로요? 당신이? 그 F를... ... 이제 천재라고 안 해줄래요. 그럼...

아샤 S. 루나벨
저는 담배 해보고싶냐고 물어봤잖아요.(생고집...) 저한테 너무 익숙해지지는 마시고, 적당히 거리를 둬서 생각하세요. 그래야 저도 그쪽을 좀 놀라게할 수 있을거 아닙니까. 이리로 다시 돌아와보세요...(자기가 밀쳐놓고 다시 옆자리로 부르는 행위.) 어차피 맨날 바보라고 했잖아요. 흥...

라스트
...그 때 이야기 아닌데... (또 바보... 하는 얼굴로 봄) 글쎄요, 익숙해지더라도 놀랄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이 밀어내놓고... (어휴, 하고는 품으로 다시 쓰러지듯 풀썩 눕는다...) 삐진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말이에요...

아샤 S. 루나벨
그럼 언제...? (약간 얼빠진 표정이 됐다...) 익숙해지더라도 놀랄 수 있는 일이 있나요. 하나 떠오르기는 하는데... (음, 하며 다시 받아준다.) 그건 한 번 쓰면 다시 놀랄 것 같지가 않네요. 삐진게 아니라 화난 거예요. 당신이 너무 어려워서!

라스트
... 전부 기억한다면서 바보군요! 안 알려드려요! (손만 들어서 네 볼 꾸우욱 눌렀다.) 뭐 떠올랐는데요? 또 절벽에서 담금질하는 건 안 통해요. 그건 척수반사라고요... (흥.) 네에. 그러시겠죠. 당신 인생의 난제가 되어드릴게요. 악몽도 꿈도 못 되면 성가시게 굴어드린다고 했으니까!

아샤 S. 루나벨
전 당신에 대한 것만 기억하지 저에 대한 것은 기억하지 않는다고요. 아...! (꾸우욱 눌린다...) 절벽말고 다른 곳에서 담금질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건 아니였어요. 징조없이 입이라도 맞춰주면 화들짝 놀랄까 해서. (어깨 으쓱...) 네........... 이미 성가시고 난제니까 더 노력할 것은 없어보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잔뜩 지친 표정이다...)

라스트
뭐야 이 성가신 기억력...! (화풀이!) ... ... 정말이지. 됐어요! 그런... 걸... 그렇게 놀려먹으려고 쓰지 마세요. 낭만이라고는 없는 사람! (볼 꽉 꼬집었다.) 바보. 당신한테 노력 더 안 해도 된다는 소리를 듣다니. 제자 중에서는 처음 아닐까요? 와~ 재밌네요.

아샤 S. 루나벨
앗, 왜지. 악...! (얼얼해진 볼에 손 올리고 벙하게 쳐다본다...) 왜요? 이것도 당신이 말했던건데. 그 때에는 꽤 흥미롭다는 듯이 반응했으면서... 입맞춤에 대체 왜 낭만이 필요한건데요. 나 참...
그리고 그쪽은 제 제자 아닙니다. 저한테 배운 것도 없으면서 무슨...!

라스트
원래 신체접촉은 낭만적인 거예요. 일일 접촉 수치 및 단위면적 허용 이런 게 아니라! 그리고 사람 성가시게 만드는 거랑 귀찮게 구는 건 죄다 당신에게 배워왔으니까 제자 자격은 되겠던걸요. 뭐!

아샤 S. 루나벨
알겠다고요... 갑자기 왜 가르치는듯한 말투가 된 거지. 난 그냥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약간 뜸... 하게 바라보다가 고개 돌린다.) 아...... 싫어요. 제자는 여기서 한 명만 둘 겁니다. 더이상 혈압 오르기는 싫거든요...

라스트
..................... (부정은 안 하고 조용...) 저도 그... 아닙니다. 됐어요. (기이이일게 한숨 쉰다...) 까다롭기는... 그래요. 저도 당신한테 사제 간의 예의를 차리다가는 당신이 가증스럽다고 쫓아낼 것 같거든요... 평범하게 친구도 아니고 원수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데 뭔가 남들에게는 친해 보이고 붙어다니기는 하는 애매한 관계로 살죠...

아샤 S. 루나벨
(좋아하는구만...? 다시 빤히 바라본다...) 또 말 안해주고 비밀로 하는군요... 네,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약간 죽은 눈) 사족이 기네요. 그런 관계 싫어요?

라스트
비밀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저도 정의내리지 못하고 말로 표현 못 하는 마음이 잇기 마련이잖아요... (조용하다가 이불 끌어올려서 네 얼굴 덮어버린다.) ... 아뇨. 나쁘지 않네요. 그래도 남들이 물어보면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좀 말해주시죠... 사방에서 뒷담을 하고 다녀. 이 사람들.

아샤 S. 루나벨
...토할 것 같고 짜증나는 마음 같은거? (앗... 덮어진 이불 다시 끌어내린다. 푸우...) 숨 막히거든요. 죄송하지만 이미 사방팔방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누구처럼 거짓말을 잘하는 성정은 아니라서요?

라스트
제가 당신인 줄 알아요...? 그리고 그런 마음 갖고 계시냐고요. 그냥 원수라고 하지 그래요... (막히든가... 얼굴) ... 성격 나빠... 진짜 싫어하는 것도 아니면서...

아샤 S. 루나벨
전 항상 그쪽을 볼 때마다 토할 것 같고 짜증이 납니다만... 아, 그럴까요. 우리는 원수인가봅니다. (또 짜증나서 이불 이번엔 네 얼굴에 퍽 덮어버림...) 진짜 싫어해서 싫어한다고 하는 거예요. 제 마음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십니까?

라스트
병원이나 다녀오세요. 사람 한 명을 보면 울렁거리는데 이거 왜 그러죠 하고... 마침 소아과의랑 친해졌다면서요. (음... 편하다. 얌전히 누워있음...) ...... 아무것도 모르죠. 그러니까 맘대로 이야기하는 거예요. 재밌잖아요. 무지가 정점일 때의 높은 자신감이라는 거. (이불 안에서 웃는 소리)

아샤 S. 루나벨
아마 백퍼센트 첫사랑이냐고 물어볼테니 안 갈겁니다. 보통 사람의 기준과 저는 다르거든요... (이게 왜 편하지... 다시 이불 벗겨버림...) 아하, 이렇게 구는게 전부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나오는 자신감도 있었군요. 네,... 마음대로 생각해보세요. 전 그쪽 볼 때마다 토하고 있을 테니까.

라스트
음... 소아과의는 당신을 잘 아니까 당신이 사랑을 한다는 가정 자체를 제하고 상담해주실 것 같은데요... (정전기 때문에 부스스해짐...) 당연하죠. 당신은 자신을 잘 알려주지 않고, 나는 당신을 알 수 없어서... 죽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결국 관측한 건 눈에 보이는 천체들 뿐이네요... 너무 멀어요. 너무...

아샤 S. 루나벨
왜요? 전 노아 언니를 사랑하는데. 저도 사랑이라는걸 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손 올려서 머리 정리해주고 깔끔하게 귀 뒤로 넘겨준다.) 저는 이 정도면 많이 알려드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족해요? 당신도 저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할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만 과제하기는 싫거든요. (메롱.)

라스트
그거랑은 다르잖아요. 하여튼 인간관계 이야기만 나오면 성적 F가 되시네요... (살짝 눈 깜빡이고는 빤히 바라본다. 다시 안길까 말까 고민...) 당신은 알아보려고 해서 알 수 있는 존재는 아닌 것 같아서... 이 세상 어딘가에는 중력이 반대로 통하고 빛나지 않은 불이 있고 하늘을 나는 돌이 있지 않을까요. 살아온 시간의 상식들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우주가 당신이에요. 그래서... 속을 하나도 모르겠어요...

아샤 S. 루나벨
아... 그 사랑은 또 이 사랑이 아니야? 난 또 인간 마음 이해 못한 로봇이고? (눈 죽은채로 바라본다...) 왜요. 왜 쳐다보는데요. 뭘 원하는 거죠. (한쪽 눈썹 찡그리다가) 가상세계라면 가능하겠지만 실제 지구에서 중력이 반대거나 하늘을 나는 돌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딱 잘라버림) 글쎄요, 적어도 난 아주 솔직하게 당신을 대했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저도 제가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거든요.

라스트
아 누가 아니래요... 종류가 다르다고요. 사랑은 종류가 정말 많으니까, 제가 음악에게 갖는 마음도 다른 사람들에게 갖는 마음도 사랑이지만 전혀 다른 것처럼... (...) 모르면 됐어요. (하여튼 성가심...) 알아요. 안다고요. 하지만 그건 당신도... 이 우주밖에 모르고 있잖아요. 질량보존의 법칙도 상대성 이론도 이 우주 안에서나 유효한 법칙이에요. 다른 세계의 다른 우주에서도 확신하실 수 있나요? 나한테 당신은 그런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에서요. 뭐... 그런 우주에서 궤도를 쥔 나도 제정신이 아니지만.

아샤 S. 루나벨
...사랑이 한 종류가 아니였다고요. (약간 굳었다...) ...아니, 뭔데요? 말을 하셔야지... 다프네,...원하는게 뭔지 말해주세요. (성가셔죽겠는데 일단 참아줌...) 다른 우주요, 평행우주나 다중우주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 세계는 아마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 쪽에게 제 세상을 보여드릴 수는 없잖습니까. 어떻게 하는지 방법도 모르고, 아마 지금보다 더 미쳐버리고 말 걸요?

라스트
... ... 몰랐어요? (뭐야 이 사람.) 가족애도, 친구에게 갖는 마음도... 연인한테 갖는 거라던가, 사물이나 동물에게 갖는... 엄청 많아요.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을 서슴치 않게 쓸 수 있는 건데... 앗. (잠깐 머뭇거리다가 대뜸 와락 끌어안는다.) ...으응. 뭐. 그렇죠. 그리고 이미 미쳐있는데 더 미치지는 못하지 않을까요? 좋은 기회네요! 무슨 바이러스 걸렸을 때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는 이야기 같지만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미칠만한 걸 두 눈으로 보겠나요?

아샤 S. 루나벨
...몰랐는데요. 다 비슷비슷한 건줄 알았군요.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을 쓴 건데. (기준이 많이 다른 듯...) 앗, 뭐... 뭐야. (갑자기 끌어안겨져서 물음표 띄운다.) 안고 싶어서 바라본 거였어요? 이름 한 번 불러줬다고 바로 풀리시다니... 대단히 단순하시네요. (얼떨떨하게 있다가 네 등에 팔을 가볍게 올린다.) 참나... ... 이제 음악으로 못 미치니까 다른 쪽으로 미치는거에 흥미를 두시고. 저도 그쪽은 못 이기겠습니다. 네, 마음대로 하세요... 탐구해보시죠. 문은 언제든 열어둘 테니까.

라스트
바보같은 사람... (얌전히 몸 파묻고 있다가.) 제 마음이에요. ... 그냥 고민하느라 보고 있던 건데, 이름 불러줄 줄은 몰랐는데요... 음... 기쁘네요... 사람이 단순해서 나쁠 건 없어요. 적어도 인간관계에서는요... (잠시 웃음 머금은 채로.) 네, 고마워요... 대신 틀렸다고 뭐라 하시면 안 돼요.

아샤 S. 루나벨
또 바보라고 했어... 좀 삐진 것 같아서 한 번 불러드린 겁니다. 이제는 안 불러드려요. (바로 선 긋기...) 그런가요. 단순한 인간이라 알기 쉬워서 재미없으면 어떡하죠. ...틀리면, ...뭐... F주고 재수강 시키는 겁니다. 발 들인 걸 후회하지 마세요.

라스트
... 알겠다. 당신은 역시 상냥한 사람인 것 같아요. (작게 키득거린다.) 음... 단순한가?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후회해봤자 돌이키지도 못할 테니 그럴 생각 없어요. ...... 여기 있기로 했잖아요. 그 우주에.

아샤 S. 루나벨
설마요. 알아보겠다고 한지 몇 분 됐다고 바로 오답을 말씀하시네. (네 머리나 쓰다듬어주다가 살짝 잡아당겨버렸다...) 음, 나... 궁금한게 있는데. 그럼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계속... ... 있으려고요?

라스트
정말인데... 아! (엄살...) ... 대답하기 전에 당신 대답부터 해 주세요. 그럼 싫어요? .......어차피. 오래 남지도 못할 텐데...

아샤 S. 루나벨
(다시 머리 쓰다듬어준다...) ... ...이걸 솔직하게 말해야돼요? 당신 말대로 어차피 오래 남지도, 보지도, 관측되지도 못할 텐데...

라스트
... 순간이니까 아름다운 게 있는 법이에요. 혜성은 지구에서 0.1초 남짓만 보이고 다시 성층권 너머로 사라지는데도 매일같이 그 자리를 지키는 별자리보다 열광받는 법이죠. 그러니까... 난 보고 싶어요. 그리고... 여기 있고 싶어요...

아샤 S. 루나벨
...난, ... 나는, (또다시 잊고 있던 울렁거림이 밀려와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나치지 않겠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을 잡아두게 될 텐데요. 떠나고 싶어도, 가지 못하게 묶어 둘 수도 있어요.

라스트
... ... 그럼 이제 적어도 길을 잃지는 않겠네요... 난 아무데도 못 가요. 당신이... 날... 붙잡아 두면... (나지막하게, 모래알을 흐트리듯 무너지는 목소리.)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아샤 S. 루나벨
... ... ...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 손해인 거래인데. 떠나고 싶어질 때에도,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한다면... ... 나는... (느릿하게 눈 꿈뻑이다가 문득 마주친다.) 잡아두고, 싶습니다. ...

라스트
... 음...... 와아. 신기해라. (가볍게 이마 맞댄 채로 키득키득 웃다가.) 괜찮아요. 원래 낭만은 그런 거니까. 전부 맞춰드리죠. 못 할 것도 없어요... ......그럼 안 놓치게 붙들어주세요. 또 방랑하게 되기는... 싫거든요...

아샤 S. 루나벨
반응이 기분 나빠요... 왜 웃어요? (눈을 뜰 수가 없어 그저 아래만 쳐다본다.) 전부 맞출 수 있겠습니까. 힘들 텐데. (잠시 말 없이 숨 들이쉬다가,) 그리고... 붙드는 방법은 몰라요.. 나는... 떠나는 사람 잡는 걸 제일 어려워해요.

라스트
아뇨. 기뻐서... ...고개 들어주세요. 저 봐줘요. (천천히 웃음소리 잦아든다.) 글쎄요. 쉬울 거예요. 전 사람한테 약하거든요. 늘 그렇듯 군청색에 약하고, 속절없이 끌려가서... 당신 손길이면 그 자리에 못박힐걸요. 무엇보다도...... 난 이제 아무 데도 안 가기로 했잖아요. 물리적으로 못 가기도 하지만요!

아샤 S. 루나벨
...아직 보기 싫어요. 내 얼굴 보여주기도 싫고. (눈 꾹 감은 채 뜸 들이다가... 조금 더 숙이고 만다.) 당신 생각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 말했어요. 후회해도 모른다고. 제가 어디로 떠나도... 당신은 제 우주에 있어야 해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절 기다려야돼요. 믿어도 될까요.

라스트
... 바보같은 사람... (가볍게 고개 떼고는 네 머리 끌어안는다.) 그래요. 못할 것도 없죠... 그렇지만 제가 당신을 기다리는 만큼, 당신도 절 버리지 마세요... ......날 두고 떠나지 말라는 뜻이에요. 표류 정도는, 잠깐 기다려드릴 테니까...

아샤 S. 루나벨
...숨 막혀요. (품 안에서 꿍얼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표류가 아니라 영영 버리고 갈 수도 있는데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예요.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겁니다. 제 우주는 이곳보다 더 빨리 무너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라스트
엄살은. (느리게 등까지 토닥인다.) 이상한 말을 하네요. 이번에야말로 해일에 다시 뛰어드실 건가요. 이 거짓 육체까지 사라지도록...? 무슨 결심을 하고 계시기에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실까요... ... 음... 그리고요. 우주가 무너지면 그 안에 있던 천체들의 운명이야 뻔하죠. 그걸 알면서...

아샤 S. 루나벨
글쎄요...? 딱히 결심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거든요. 쓸데없는 경고문들이라고 생각할 지라도 한 번쯤은 상기시켜드려야죠... (품에서 꾸물대다 고개를 든다. 아주 약간, 붉어져 있었다...) 역시 안될 것 같습니다. 방금 한 말들은 전부 취소할게요.

라스트
괜히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줄래요... (고개 들면 의아한 듯 기울였다가.) ... 또 변덕스러운 이야기. 이번에는 또 이유가 뭐예요? 바라는 건... 끝까지 관철하세요.
진심으로 원했잖아요. 소나타...

아샤 S. 루나벨
(시선 약간 피하고,) 제가 사라졌을 때 당신이 절 기다리지 않고 무너져있을까... 그게 싫은 겁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런건 싫잖아요.

라스트
저 걱정하세요?

아샤 S. 루나벨
제 걱정하는 거예요.

라스트
솔직하게.

아샤 S. 루나벨
솔직하게 말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라스트
우리 전에도 이 대화 했던 것 같아요. 당신은 늘 자기 마음을 숨기네요.

아샤 S. 루나벨
솔직하게 말하면 언제나 그대로 끝나버렸으니까요... 당신도 비밀이 많잖아요.

라스트
지금은 또 경우가 다른데... 아무튼. 얼른요. ......대답해보세요.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아샤 S. 루나벨
대답 들을 때까지 계속 물어볼 거죠?... (숨을 멈췄다가 다시 쉬는 것을 두어번 반복한다.) 나는... 당신이 떠나게 된 나를 영원히 증오하면서, 무너지는 우주에 남아줬으면 합니다.

라스트
꼭 증오까지 해야 하나요? 난 좀 보고 싶을 것 같은데요...

아샤 S. 루나벨
그렇지 않으면 제가 너무 나쁜 사람이 되잖아요.

라스트
...아하, 아하하하하하. 당신은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차고넘치게 나쁜 사람이에요!

아샤 S. 루나벨
네. 그리고 당신은 미친 사람이고요...

라스트
칭찬 고마워요! 그러니까 안 떠나는 건 안 돼요? 난 당신 때문에 거기 남기로 한 건데.

아샤 S. 루나벨
장담하지 못하는 일을 거짓말로 덮고 싶지는 않네요. 겁난다면 남지 않으면 되잖아요?

라스트
나 불안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여상하게 웃는 얼굴로 바라본다.) 내가 남고 싶은 건 당신 근처예요. 이제 바깥에서는 정착할 수 없으니... 허상의 우주여도 제 궤도를 고정하고 싶었어요...

아샤 S. 루나벨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도... 발 들일 때 눈치 못 챈 거예요? 이 우주는 세상에서 가장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고요. 근처에 와도 언제 멀어질지 모르고... 궤도를 장담할 수도 없는 곳. (다시 눈을 마주한다.) 저는 솔직하게 다 말했어요. 당신의 선택만이 남았고요.

라스트
(가지런히 눈 접어 웃는다. 여전히 미소만은 변하지 않은 채로, 눈꼬리 끝에 푸른 핏방울만 한 방울 달렸다가.) 그럼 한 가지만 더... 다시 물어볼래요... 당신은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아샤 S. 루나벨
(손을 올려 핏방울을 닦아준다. 손에 묻어나는 푸른빛이 어쩐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 하아. 그래요, 말할게요. 남아줘요, 남아주세요... (두 손을 내려 네 어깨를 붙잡는다. 이제는 형편없이 붉어진 얼굴이다.) 제 밑바닥을 이렇게까지 보셔야겠나요. 미친 사람 주제에...!

라스트
... 아하하하! (결국 웃음 터뜨렸다가.) 미친 사람이니까 당신의 우주에까지 발을 들인 거 아니겠어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남아드릴게요. 사라지고 나면 영원히 그리워하면서 남아드릴게요. 이 우주, 혹은 저. 둘 중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아마 운명을 함께할 것 같긴 하지만 뭐 어때요. 어차피 이 남은 삶은 찰나와도 같은 허상인데... 가져가세요. 제 허망한 삶.

아샤 S. 루나벨
그쪽도 참 성격 나빠요. (마른세수를 몇 번 하더니 금새 평소의 표정대로 돌아온다.) 밤은 정말 사람이 이상해지는 시간대가 맞긴 한가보군요. 그리고, 허망한 삶에는 관심 없습니다... 허상에 불과한 삶이라도 목표를 찾고 단련하세요. 전 능력 없는 사람은 싫다고 했잖아요. (메롱.)

라스트
그런 사람한테 남아달라고 한 당신 취향도요. (또 짓궂은 미소 지었다가.) 그래요. 노력해보죠. 뭐... 능력이라기보다는 언젠가 사라지니까 허망하다고 한 것 뿐이에요. 그래도 현재를 내다 버릴 생각은 없으니까...

아샤 S. 루나벨
미친 사람 옆에 미친 사람이 붙은 기분이 꽤 나쁘지 않다고 했었잖아요... (이번에는 따라 웃는다.) 그거면 됩니다. 저는 죽은 별보다는 살아있는게 좋거든요. 그리고... (네 얼굴이나 한번 더 쓸어보다가 문득,) 이 피... 왜 안 끊기죠? 치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라스트
... (물끄럼 보다가) 좋네요. 역시 웃는 편이 예뻐요. (편하게 누운 채로 가만히 손길 받는다.) 뭐, 원하신다면 더 빛나드리지만... ...글쎄요... 여기도 오류가 넘치니 이쪽에서도 문제가 생겼나... 죽기 전에도 이쪽 상처가 터지긴 했었어요. 저 즉사한 게 아니었으니까... (손에 살짝 고개 부빈다.)

아샤 S. 루나벨
저도 제가 웃는게 예쁜거 알-아-요. (메롱.) ...아~... 그런 것까지는 알고 싶지 않았는데... 즉사한게 아니라면 고통이라도 즐기고 계셨나요. 세이만 불쌍하게 됐군요... (고개 부비는 것 멍하게 보다가 손 떼어낸다.)

라스트
저를 얼마나 미친 사람으로 보는 거죠... 의도한 것도 아니고, 세이도 몰랐을 거예요. 게다가 아주 잠깐이에요. 잠깐. 피가 그 정도로 흘러나오려면 심장이 더 뛰고 있어야 하잖아요... 시계로는 찰나였겠지만 제가 곡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한 시간... 정도... 였죠. (잠깐 앗... 하는 얼굴이다가 손 쥔다.)

아샤 S. 루나벨
...음악 만들겠다고 자살한 사람이요? (빤히...) 당신이라면 고통 느끼면서 영감을 받겠다고 버틸 줄 알았네요. 무서운 천재같으니... 그 사이에 곡을 어떻게 떠올립니까. (한숨이나 쉬고,) 손 놓으세요...

라스트
틀린 건 아닌데요... (시선 피함...) 뭐, 조금 버티긴 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2분 안에 오케스트라 음악을 어떻게 다 떠올리겠어요? 악기만 해도 몇십 종류인걸요. 그 때 조금 힘을 주느라, 오른눈이 좀 상한 거지만... 그래도 잘 보이긴 해요. (깜빡깜빡...) 잡으면 안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역시 미친놈이 맞았어. (...뜸...하게 바라본다.) 병원이 생겼던데, 거기 가서 안약이라도 넣어볼까요. 계속 이렇게 피 흘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빤히 본다.) 네. 싫어요.

라스트
정말 새삼스러운 말... ... 안약... 당신 의료면허는 있나요? 없으면... 그래도 안약 고르기는 무서운데요... 거기 위험한 물건 엄청 많던데... (쩜...) 왜지, 당신은 먼저 손 댔으면서... 내가 다가가려고 하면 늘 도망가요.

아샤 S. 루나벨
없는데요. (자신만만!) 대충 설명서 읽어보고 고르면... 안 되겠죠. (응) 그래도 안대라던가... 그런 걸로 막아두기는 해야할 것 같은데. (자기 침대 봄. 파란 핏물이 점점이 박혀있다...) ... ... 이렇게 되니까요. (뜸...) 도망간게 아니라...그냥... ...아, 예.. 잡으세요... 하고싶은거 다 하세요. (포기.)

라스트
당연히 안 되죠... 빨리 알아채서 다행이네요. ...아. 안 그래도 아까 약사가 주시긴 했는데. 왜 주시나 했더니... (시선 따라갔다가...) 깜빡했다. 미안해요. 커버 새로 달라고 할게요. (...) 그리고 도망간 거 맞으면서... 늘 그런다니까. (네 손 잡아올려 고개 한 번 톡, 기대더니. 침대 아래에 던져둔 겉옷 뒤적이고 안대 낀다.) 아~ 반이 안 보여...

아샤 S. 루나벨
(...쳇...) 어째 제 방에 올 때마다 뭔가를 어지르고 가시는 것 같습니다...? (눈 가늘게 뜨고 본다...) 남이 제게 이만큼 다가오는건 처음이라 그런 겁니다. 이해하세요. (뻔뻔.) 원래도 반은 가리고 다녔잖아요? 이렇게... (앞머리 살짝 더 치워준다.) 하면 될 것 같은데. 하... 정말 아픈 사람 같네. (아픈 사람 맞지만)

라스트
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마음 편해져서 사고 치는 거라고 해주세요. (환히 웃는다.) 어라. 제가 처음이에요? 그럼 기쁘니까 넘어가드릴게요...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가려도 앞은 적당히 보였는걸요. 제 머리카락은 가늘어요... (깜빡깜빡. 쳐다보다가...) 절반만 보이니까 거리감각이 많이 약해졌네요. 같이 약국 갈 거면 손 잡아주세요.

아샤 S. 루나벨
제 옆에 계시면 긴장하셔야죠. 왜 편해집니까? (또 웃는군. 이젠 익숙하게 시선 돌린다.) 그럼요. 당신보다 훨씬 어린 세이도 이렇게까지는 어리광 안 부립니다... (에휴... 한숨이나 쉬다가 흘긋 본다.) 이거 개수작같은데? 그냥 걸어요.

라스트
왜 긴장해요? (의문.) 그 애는 너무 과하게 철이 든 거라고요... 그리고 저한테 어린애 취급은 하시면서, 어리광은 안 받아주나요. 이중적인걸... (키득이는 소리.) 내가 그렇게 고도의 ... '개수작'... 을 할 만큼 머리를 굴리고 살지 않거든요? 됐어요. 넘어져서 눈 더 다치면 당신 탓이라고 하고 다닐게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어떤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어리광 받아드리고 있잖아요... 반 정도만. 전부 무시했으면 그쪽은 제 방 근처에도 못 왔을 겁니다. (흠?... ) 하긴 그렇기까지 똑똑하지도 않고...(...) 알겠다고요. 제 평판 그만 떨어뜨리세요. (신발 고쳐 신고 일어나서 손 내민다.)

라스트
... 그런가. 어차피 죽이는 것도 아니고 별로 무섭진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죽기까지 했으니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네요. 당신 옆에나 있어야겠어요. (작게 웃는다.) 네에. 그래요. 당신도 참... (가만히 손 쥐고는 침대에서 폴짝 내려와 선다.) 새로 열린 곳은 어때요? 나 이번에도 당신이 거기 가서 안 돌아오실 줄 알았어요.

아샤 S. 루나벨
이래서 겁 없는 꼬맹이는 싫다니까... (허공 보고 중얼거린다...) 재미있긴 했는데 제 전공 분야는 아니라서 금방 돌아왔습니다. 침대 타는게 제일 좋더군요. (...) 저보다는 약사님이나 의사 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요. (방 바깥으로 나가 병원으로 향한다.)

라스트
흥미롭진 않으시고요. (키득거리며 물었다가.) 그렇네요. 전부 의학 논문일 테고... 취향과는 거리가 멀겠어요. 그리고 병원에서 그런 거 하지 마세요. 이 평균연령 35세들이 대체 애들 보는데 뭐 하는 거야... (바라봄...)

아샤 S. 루나벨
누가 한 연구인지 모르겠어서... 의문이 먼저 들었네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했는지 알아야 흥미가 생기더군요. (따라 바라봄...) 애들이 너무 애들처럼 사고치길래 저희도 이제 정신 빼놓고 사려고요. 그러게 어린애들이 잘하지 그랬습니까...?

라스트
... 그런 것도 보는군요... 논문 초록이랑 끝에 연구 목적이나 사용 예시같은 건 안 적혀 있는 거예요? (고개 기울이다가.) 애들은 애들답게 살아야죠. 무슨 말을 하십니까.

아샤 S. 루나벨
적혀는 있었는데... ...그, ...(...) ...뭐라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첨단이라. 의학 쪽은 하나도 모르거든요.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그리고 뭔가 좀 이상하던데. 나중에 한 번 읽어봐요. (하?) 아뇨. 그렇다고 서로 손 잡고 죽는게 애들 다운건 아니죠?

라스트
당신도 이해 못 하는 걸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음... 아니면 약국 들렀다가 같이 가요. 좀 읽어주세요. 해설도... (물끄럼.) 알았다고요. 내일은 세이 손 잡고 당신 방문 두드렸다가 도망가는 놀이나 할 겁니다.

아샤 S. 루나벨
네에... 그래요. 겸사겸사 병원 구경도 좀 하죠. 병원 1층에 약국이 있었는데. (느릿하게 약국에 들어와서 둘러본다.) 손 잠시 놓을게요. (손 놓고 뭔가 뒤적거리면서...) 그럼 둘 다 천장에 매달아두고 평생 아는 척 안 할테니 그렇게 아시고.

라스트
구경할 게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은 너무 삭막해서 싫어요. 병문안 아니면 오고 싶지 않은 곳이에요... (고개 끄덕이고는 느릿하게 돌아다닌다.) 애답게 살래서 그렇게 하려고 했더니... ...

아샤 S. 루나벨
싫으면 돌아갈까요? 아, 병원은 안 둘러봐도... 창고는 하나 있던데. 필요한게 있으면 챙기세요. 눈에서 피가 날 경우... 스테로이드 성분이 첨가된 안약을 넣어라? (더듬더듬 읽더니 안약 하나랑 연고를 들고 온다.) 이거인가봐요. 일단 이거라도 쓰죠.

라스트
창고... ... 불안한 물건이랑 낡은 물건들만 한가득. 그리고 아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이 좋으면 더 있어도 돼요... (그러다가 네... 하며 느린 걸음으로 터벅터벅 다가온다.) 나 안약 처음 넣어봐요...

아샤 S. 루나벨
난 나쁘지 않던데. (쩝) 음, 아뇨... 저도 병원에는 흥미가 그렇게 있는 편이 아니라. 약만 넣고 돌아가죠. (안약 살짝 흔들고... 네 안대를 벗긴 뒤 바라본다.) 눈 크게 뜨고, 감으라고 할 때까지 천장 보고 있어요?

라스트
... 망치 보고 두려워져서요... (...) 그래요? 의외네요. 뭐... 우주만 좋아하신댔으니 인간 몸을 상대로 하는 의학에는 관심이 없으려나요. (음... 잠깐 긴장한 얼굴이다가, 의자에 앉아서는 고개 든다.) ... 아픈 건 아니죠? 아니, 뭐. 새삼 이제 와서 아픈 걸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아샤 S. 루나벨
이제 무서울 건 없는 것처럼 구시더니... (빤히...) 네. 그건 다른 분들 전공이니까요. 이거... 아픈가? (손으로 네 눈가나 문질문질해주다가 안약 두 방울 톡 떨어뜨려준다.) ...약간 화할 수 있다네요. (이제 읽었다... 눈에 바람도 후 불어준다.)

라스트
... 내가 안 무서운 건 당신 뿐이에요... (잠깐 긴장... 했다가... 눈 질끈 감았다.) ... ... 시렵잖아요... ... !! 아픈 건 아니기야 하지만 그래도...!! (케이크 사줄게 하다가 치과 끌려간 아이처럼 억울해함)

아샤 S. 루나벨
어쩌나... 나를 좀 무서워하셔야 할 텐데. (아이고...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바람이나 더 불어줌...) 뭐 어쩌겠습니까... 이것도 전부 당신의 업보인걸요... 그럼 죽지 말던가...

라스트
당신은 이제 별로 안 무서운걸요. 군청이고, 미지였을 때야 두려웠지. 지금은 전부 보여주시려고 하니까... (끄응. 하고 잠깐 미간 누르다가) 그건 내가 당신한테 할 말이에요...!! ... 하아. 몰라... 피 멈췄어요? 좀 봐주세요.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아직 우주의 한 켠만 봤을텐데. 전 언제나 미지랍니다. 제가 보여주고자 해도 당신이 못 보는게 많을 테니까요. (뒷말은 가볍게 무시.) ...피... 멈춘건가? 아직 살짝 나오기는 한데... 계속 넣다보면 좋아지겠죠. 자, 들고가세요. (안약이랑 연고 던져준다.)

라스트
... 미지인 것 치고는 솔직하고 바보같아서. 이젠 덜 무서워요. (얼떨결에 둘 다 캐치.) 음... 편하긴 한데... 그래도 아쉽네요. 예쁘지 않았어요? (이딴 걸 농담이라고...) 손 다시 잡아주세요. 돌아가죠... 아니다. 논문 보고 싶으면 그리로 잠깐 들르고요...

아샤 S. 루나벨
솔직... 바보...?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다...) 시간 돌릴래요. 모든 말들을 전부 취소하겠습니다. (지끈!) 아뇨... 안 예뻤어요. 이 미친 음악가! 제발 속 좀 그만 뒤집으시죠. 이젠 두 눈 뜨고 혼자 걸어가세요. (손을 보란듯이 자켓 주머니에 쏙 넣고 먼저 가버린다.) 온 김에 논문이나 보고 가요, 그럼.

라스트
못 돌리는 거 알면서... 그리고 당신이 제 속 뒤집은 만큼만 좀 뒤집혀 주시죠... (아랑곳하지도 않고 네 팔 잡은 채로 걸어간다, 안대를 몇 번 조절하다가 다시 끼고.) 그래요. 읽어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해설도 좀 섞어서. 난 이쪽에는 아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아샤 S. 루나벨
...(그저 침묵만...) 제가 그쪽 속을 뒤집었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메롱...) 진짜 사람이랑 붙어있는거 좋아하네. 귀찮아 죽겠다... (투덜거리면서 자료실에 간다. 논문 몇 장 집어들고는...) '인공지능의 의학적 활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 영상의학 관점에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술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분야의 현재 개발에 대한 검토를 제공하고 방사선학에서의 AI 적용에 초점을 맞춘 미래 전망을 제공한다... (...) ........... ......... (해설을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고민...)

라스트
네. 47번 정도요. 기억해두세요. 이제 48번이요. (빤히... 주변 두리번거리다가, 읽어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 ...) ... ... 이상하다. 당신도 같은 나라 사람이니까 우리 말일 텐데... ... 이게 무슨 말이죠. 나 그냥 음악 들을까요...

아샤 S. 루나벨
아직 100번은 못 채웠군요? 아쉬워라... (뻔뻔.) ... ...음, 이 논문 전체를 요약하자면 건강보험, 보험급여,인공지능,영상의학등을... (그 뒤로 좀 더 이어진 알 수 없는 소리들) ... 정도겠네요. 역시 의학 쪽은 전 재미 없습니다. (라스트... 자나?)

라스트
49번... (어휴...) ...... ...... 재미없어... ... 여긴 이런 내용 뿐인가요... 솔직히 잠들 뻔 했는데 잠들면 당신이 분명 나 버리고 갔을 테니까 참아봤습니다... ... 다른 곳이나 가봐요... 싫으면, 음... ... 오늘은 거기... 가실 생각... 없나요.

아샤 S. 루나벨
그런 것 같네요. 역시 여기는 의사 분들이 오셔야. (...빤히 본다. 아마 정말 버리고 갔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분야를 한 번씩 보는건 나쁘지 않죠. (논문은 제자리에 두고 왔다.) 거기...? (눈 가늘게 뜸.) ...거기? (몰라)

라스트
당신에게야 그나마 이공계끼리니까 같은 분야인 거지. 저한텐 그냥 외계어같다고요... (끙, 잠깐 기지개...) ... ... ... 그... 목욕탕. (스파다.)

아샤 S. 루나벨
재미없으면 중간에 끊었어도 됐는데. ...스파? (스파다.) 나쁘지 않죠. 앗, ... ...맞아. 여기, 여기 창고에...! (라스트는 뒷전으로 하고 창고로 달려나간다.)

라스트
당신이 제법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응? 하고 천천히 따라간다.) 창고에 ... 뭐 있었지. 스파에 뭐 가져가려고요? (터벅터벅 걸어서 창고에 빼꼼 고개 내민다.)

아샤 S. 루나벨
밤이니까 스파에 우리밖에 없겠죠? (창고 안을 보면... 헉헉대면서 푸른색 배쓰밤 하나 들고 있다.) 풀어버리고... 증거인멸 합시다...! (얼굴 붉어졌다... 기대 만땅.)

라스트
...나 당신 이렇게 신난 거 처음 봐요. (10초 고민...) 그러죠! (죽고 나서 켕길 거 없음!)

아샤 S. 루나벨
아싸! (제자리에서 폴짝 뛰더니 다시 라스트를 뒤로 제쳐두고 뛰어나간다. 저 멀리서 신난 발소리가 들린다...)

라스트
... 저기 근데 뛰어가지 마세요- 욕탕에서 그러면 넘어져요 - - - ... ... (메아리...) 새벽에 소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요... 아. 벌써 저기 갔어...

아샤 S. 루나벨
(스파에 헉헉대며 도착하자마자 엎어짐... 빨리 온게 무색하게 네가 올 때까지 엎어져서 쉬고 있었다.) ... ... 수영복... 꺼내주세요.

라스트
(터벅터벅 걸어서... 엎어진 것 물끄럼 본다...) 이럴 거면 왜 뛴 건가요. 당신 정말 20살은 바깥에 두고 온 거죠? 신나서 뛰어다니는 게 완전 14살. (그래도 주섬주섬... 전에 입은 거 꺼내준다.)

아샤 S. 루나벨
배쓰밤이 몇 주 전부터 계속 가지고 싶어서... (슥 고개 들고 수영복 든 채로 터덜터덜 탈의실 간다.) 먼저 들어가있어요!

라스트
... 14살. (...) 진짜 뛰어오지 마세요. 넘어집니다... (이쪽은... 어디서 쟁여온 샤워가운 위에 덧입고는 탕에 발 담근 채 멍하니 앉았다.)

아샤 S. 루나벨
(수영복 차림으로 문 열고 들어오다가....응?) 왜 저렇게 아무 생각도 없는 표정을. 이것 봐요. 라스트 씨. 이렇게 큰 탕에 배쓰밤을 넣어보는게 소원이였거든요. 밖에서는 못 하니까... (큭큭 웃으며 배쓰밤을 탕에 쏙 넣는다. 푸른색 거품이 퍼져나간다.) 음~... 향기도 좋네요. 라벤더 헤이즈~ (거의 물 안에 들어가서 안 나올 것 처럼 바라보면서 행복해하는 중...)

라스트
어서 와요... (그냥 물에 녹아서 맹해졌다...) ...... (찰박, 거품 차 보고...) 이제 뒷감당은 어떻게 하지... 음... 도망가버릴까요. 생환 직후에 하는 게 공공기물에 사고치기라니. 잘 하는 짓이네요 이거... 당신도 참 파란 거 좋아해요. 소원 성취 축하드려요......

아샤 S. 루나벨
도망가죠. 일단은 이걸 즐기고... 우왓. (물에 가까이 다가가다가 중심 못 찾고 텀벙 빠진다. 푸...) 안으로 더 들어와봐요! 어차피 사고 친 거 제대로 미움받죠. (물에 젖은 머리를 넘기며 즐겁게 웃다가, 네게 손을 내민다.) 당신도 파란 거 좋아한다면서요.

라스트
... 그럼요. 정말 좋아하죠... 정말로요. (웃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나며 네 손 쥔다.) 내일 반성문 써야 하면 같이 써 주시는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반성문은 시키기만 해봤지 내가 써보지는 않았는데. 그냥 아무도 못 찾는 곳으로 도망가서 버티죠! (네 손을 잡고 물 몇 번 튀겨보다가 한 바퀴 빙글 돌며 꼭 끌어안는다.) ...아하하, 하하.... 지금 정말 즐거워요. 라스트. 라스트... 다프네, (이마 콩 맞대고.) 이게 제가 꿈꿔왔던 거였어요... 별 거 없지만 향기나는 것들이요.

라스트
당신, 정말 자기 내킬 때만 그 이름을... (이마 맞닿으면 가까이서 바라본다. 아주 가까워서, 시야를 가득 채운 익숙한 파랑이 기꺼워서......) ... 이상한 사람. 우주에는 향기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향기나는 것들이 좋던가요... 도망칠 곳이나 생각해두세요.

아샤 S. 루나벨
지금은 기분 좋으니까 서비스로. (이쪽은 눈도 못 뜨고 웃는다고 앞을 바라보지 못했지만.) 싫어요! 제 우주는 라벤더 향기로 가득 채울래요. 물리학자가 이런 말 하니까 진짜 웃기네. (몇 차례 더 웃다 느릿한 미소를 띄우고는 떨어진다.) ...재밌네요. 진작에 이렇게 할걸... 음, 도망치기... 어디로 하지. 섬 가장자리에서 떨어져버릴까요. 구름 해변 안으로 숨어버릴까...

라스트
...바보. 왜 하필 또 라벤더예요? 그런 향기로운 건 싫어할 줄 알았는데. ... 떨어지는 건 싫어요. 해변이 낫겠네요. 구름 속으로 숨어들면 안 보일 것도 같아요. 한밤중이라면 당신은 어둠 속에 숨겨질 테고, 나는... (대뜸 네 목에 팔 걸고는, 가볍게 무게중심을 잃으며 제 쪽으로 넘어진다. 새파란 군청 속에 한껏 잠기도록.)

아샤 S. 루나벨
전 향기나는거 좋아해요. 리치향도, 오렌지 향도... (물을 두 손으로 퍼올리면서 씩 웃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 라벤더가 제일 좋고. 그럼 해변으로 가서, 아무도 못 찾게 누워있다 올까요... ...앗. (풍덩, 큰 소리를 내며 잠시간 물 안에 잠겼다가.) ...하! 당신... 놀랐잖아요. (얼굴을 적신 물을 손으로 닦아내다가 문득, 네 모습을 본다. 군청 속에서도 하얗게 빛나는 모습에...) 그래요, 그쪽은 빛이 나겠죠. 어디서든. 제 시선을 사로잡은게 그리 자랑스러우신가요...

라스트
하여튼 의외라니까... 향수같은 건 안 좋아해요? ... 해가 뜨면 들통나겠지만. 간밤에 몸을 숨기기에는 좋겠네요. 원래 구름이 피어오르면 달은 숨겨지기 마련이니까... (깊게 잠겼다가도 금세 몸 일으킨다. 푹 젖어 가라앉은 머리카락을 한 차례 넘기고는 네 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싱긋 웃고.) 이제 빛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신이 빛나지 않는 건 관심 없으시다기에. ... 글쎄요. 어떤 마음일까요? 마음대로 생각해요.

아샤 S. 루나벨
좋아해요. 나 샤워하면 바디 미스트 꼭 뿌리는데. 핑크 그레이프후룻 미스트...(자세) 좋거든요. 뭐 어때요. 들통나도 좀 혼나고 말지. (네 쪽 흘긋 바라보다 고개 돌린다.) 앞으로는 1m이하로 다가오기 금지입니다... 글쎄요, 당신 마음을 제가 어떻게 아나요. 만족스러우세요?

라스트
... ... 뭔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샴푸로 씻고 대충 나올 것 같은 인상이었는데... (이런...) 그리고 왜 또 접근금지 거리가 생긴 거예요... 방금까지 만족스러웠는데 당신이 멀어지라고 해서 롤백됐어요.

아샤 S. 루나벨
날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얼척) 그럼 계속 만족스럽지도 못하고 슬픈 채로 있어요. 가까이 가면 또 잡아당길까봐. (슬슬 멀어져서 물 안에 퐁 들어감...)

라스트
가부장... (솔직) ... 또 투정 부린다. 왜 그러는데요? 당신도 나... 잡아당겨놓고. (퐁 들어간 것 보더니 물 속으로 따라들어가 살짝 끌어안는다.)

아샤 S. 루나벨
이미지가 이상해졌네... 딱히 안 잡아당겼는데. 그냥 신나서... 아, 접근 금지라니까요. (네 손 꾹꾹 누르다가 그냥 포기...) 이제 별로 안 행복해졌어요.

라스트
누가 밥상머리에서 같은 단어 쓰래요... 그리고 신나 보이더라고요. (얌전히 안고 있다가 물 위로 살짝 끌어올린다.) 그래요? 전 행복한데. 아쉽게 됐네요. 조금만 더 참아줘요.

아샤 S. 루나벨
밥상머리에서는 조용히 해야합니다. (꿋꿋...) 아. (무력하게 끌어올려진다.) 왜 행복하죠. 안고 있어서...? 향기가 좋아서? 조금 있으면 혼날 것 같아서?

라스트
... 당신이 아직 날 떠나지 않아서...

아샤 S. 루나벨
참나... 떠나면 불행할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라스트
음... 아무래도 그렇겠네요. 당신은 또 내가 우는 걸 못 볼 테고. 안타깝게 됐어요?

아샤 S. 루나벨
떠나지 말라고 협박하는 것 치고는 약한데요. (물끄럼 본다.)

라스트
협박에는 재능이 없어서 유감이에요. 이게 내 최선인걸요. (젖은 머리 쓸어올려줬다가.) 그러니까... 여기 계세요.

아샤 S. 루나벨
...잘 안 통해서 그것도 유감이네요. (손으로 시선 옮겨갔다가...) 제대로 묶어두고 싶으면 더 노력해보세요. 이건 약합니다.

라스트
까다로운 사람. (낮게 웃다가.) 네. 그러죠. 이제 노력같은 건 전부 질렸었는데... 까짓거 못할 것도 없죠... ...

아샤 S. 루나벨
저한테 노력하는 것도 질릴까요? (옅은 미소 띄우고 바라보다가.... 확 밀쳐서 떨어뜨린다.) 에잇. 일단 떨어지세요. 씻으러 갈래요.

라스트
... (무어라 대답하려는 듯 입 열었다가 뒤로 첨벙 빠진다...) ...... (보글...) 오늘은 왜 또 이만큼만 있나요. 기껏 이... 폭탄같은 것까지 빠뜨려놓고.

아샤 S. 루나벨
(또 대답 안하네... 물끄럼 바라본다.) 이러고 있으니까 그쪽이 나한테 계속 붙어있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더 있고 싶어요? 난 상관없는데.

라스트
... (고개 탈탈... 물 털면 머리카락이 묘하게 파랗다.) 다른 곳이라고 뭐 떨어져 있진 않았는걸요... 기왕 이런 것도 풀어뒀으니 더 있다 가요.

아샤 S. 루나벨
(예쁘군...물끄럼 바라보다가 거품 모아서 네 머리 위에 쏙 올려준다.) 그건 그쪽이 떨어질 생각을 안 해서 그런거잖아요. 알겠습니다... 대신 진짜 접근 금지예요. (물 속으로 다시 퐁당...들어가서 안 나온다.)

라스트
... (올려다봄...) 이건 무슨 의미...? (얌전하다.) 그리고 제가 자꾸 물에 들어가지 말랬잖아요... 왜 그렇게 잠수를 좋아해요? 물고기도 아니고.

아샤 S. 루나벨
(다시 나와서 젖은 얼굴 닦아내고...후.) 물 안에 들어가있으면 편해요. 여기는 따뜻하고 향기도 나잖아요.

라스트
난 잘 모르겠던데... 숨 막히잖아요. 중력도 버거운데, 물이 누르는 감각까지도 무거워서... 깊게 잠기면 무서워요.

아샤 S. 루나벨
그게 좋은 건데. (멀뚱하게 빤히 보다가...) 여기는 얕잖아요. 나랑 같이 빠져볼래요?

라스트
한 번만 더 취향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 100번째겠어요... (한 박자 늦게 시선 마주한다. 잠시 느리게 눈만 깜빡이다가...) 손. 안 놓아준다면... 좋아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보기에는 그쪽도 취향 이상하거든요. (느릿하게 손 내민다.) 저 못 믿어요?

라스트
알아요. 그러니까 당신 옆에 있죠? (가볍게 손 겹쳐 쥔다. 다시 피 한 방울이 흐르다가...) 믿어요...

아샤 S. 루나벨
또 은근슬쩍 날 디스하네. (핏방울에는 미소를 지었던가. 잡았던 손을 당겨 네 허리를 끌어안고는... 그대로 물 속으로 들어간다.)

라스트
그래도, (조금 모자라게 숨 머금는다. 칠흑같은 군청보다도 빛나고, 꿈결같이 빛나고, 또 차갑지도 않은 감각이어서. 눈을 감고 호흡을 멈췄다. 폐부가 저려올 때까지...)

아샤 S. 루나벨
(물 안에서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지 얼마나 흘렀을까... 다시 물 위로 올라온다. 후... 하며 숨을 내쉬고,) 것봐요. 편안하다니까. 꽤 괜찮죠?

라스트
...... (여전히 물 속에 잠긴 채였다가, 물 위로 올라간 네 어깨를 덥석 붙들어 다시 끌어당긴다. 작은 물거품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까지도.)

아샤 S. 루나벨
...! (그대로 끌어당겨져 물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왜 안 나오는 거지...눈 살짝 떠서 본다.)

라스트
... (살짝 눈 뜬 채로 잠든 듯이 평온한 얼굴이다가, 눈이 마주치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잠시 입 움직인다. 그러고도 한참을 더.)

아샤 S. 루나벨
(한참 의아한 표정으로 들여다보다가...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얼굴을 마주하고, 제 입술을 손가락으로 톡 친다.)

라스트
... ... (그러다가 네 행동이 방아쇠라도 된 듯이, 겨우 물 위로 고개 든다. 물 바깥으로 조금 걸어나가서, 한계는 진즉 넘었는지 몇 차례 물 토해내듯 뱉고.) ... ... 아... ... 다음엔 답지 않은 짓 같은 거... 안 할래요... ... 으으.

아샤 S. 루나벨
(물 위로 천천히 올라와서 바라본다.) 인공호흡이라도 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고요. 잠시 들어갔다 나오면 되는데 왜 버틴 거예요...?

라스트
... 그냥... ... 당신이 뭘 그렇게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그리고 편하기도... 했지만... ......아. 아니에요. 이런 생각 했다가는 또 혼날 테고.

아샤 S. 루나벨
편하기도 했지만..? (눈 가늘게 뜨고 쳐다보다가 하, 하고 웃어버린다.) 숨 막히는 기분이 그렇게 좋던가요. 최후의 악곡을 하나 더 만들어보시려고?

라스트
... ... 기왕 종막을 맞이할 거라면... ... (몇번 더 잔기침했다가, 겨우 깊게 숨 내쉬며 고개 든다.) 남을 ... 고통을 즐기는 사람으로 보지 말아줄래요... 그리고 제 인생에 노래는 더 없다니까...

아샤 S. 루나벨
자꾸 말 하다가 끊을래요? 짜증나게... (중얼거리다 네 머리카락이나 정리해준다.) ...목 조르는거 꽤 즐겼고, 그런 짓도 한 사람이. 그럼 왜 그 안에서 죽을 것처럼 계속 버티고 있었는데요.

라스트
...... 여기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길게 숨 내쉬고.) 그리고. 버텨본 건. 그냥... ... 당신 기분이 궁금했어서... 왜 이런 걸 감내했는지는, 하나도 모르겠네요...

아샤 S. 루나벨
남는다고 해놓고서... 겨우 이런 곳에서 가려고요? (눈 느리게 깜빡이다가... 이내 짓궂게 웃는다.) 절 이해하려고 하신 건가요. 이건 좀 기쁜데... 글쎄요, 방금을 경험삼아 더 생각해보면 알게될지도 모르고. 시도는 칭찬해드릴게요.

라스트
... 그래서 아닌 것 같길래 올라왔잖아요... (수전 쪽으로 비틀비틀 걸어가더니 잠시 찬물로 세수하고.) 이해... 체험... 무슨 단어든 좋아요. 그냥... 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두 번 죽을 뻔 했으니까... 당분간은 좀 쉴래요... (돌아와 살짝 걸터앉는다.) ... 요즘엔. 너무 빨리 지치는 것 같아요...

아샤 S. 루나벨
한 번 죽었다가 돌아와서 그래요. (탕에서 나오지는 않고 슬슬... 옆으로 다가간다. 물 안에 앉아 네 무릎에 고개를 살짝 기대고,) 새파란 물 안에서 죽어가는 당신 모습이 예쁘긴 하더군요... 진짜 죽을 생각이 아니면 다음에 또 보여주세요.

라스트
... 새 몸이면 좀 건강할 줄 알았더니... (잠시 허공 보다가, 무릎 위에 무게가 느껴지면 살짝 손 뻗어 볼 감싸준다.) 다음에 또 배쓰밤 풀려고요. 하여튼 사고만 치는 사람이야...

아샤 S. 루나벨
죽음을 무슨 새 몸 바꾸기로 쓰고있어... 음~... 다음에도 새벽에 스파 오면 그래야겠어요. 배쓰밤 푼다고 하니까 바로 오케이 한 사람은 누구지. 나 혼자 사고친 것 마냥...? (손 깨물어버림.)

라스트
그치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겠어요. 며칠동안 제대로 못 자서 엄청나게 피곤했는데... 지금은 좀 지치기만 하지 좋, 왜 물어요!! (화들짝) 아니, 알았다고요. 공동책임이라고 해 드려요?

아샤 S. 루나벨
네. 공동책임이잖아요... 절대 이르지 마시길. (하지만... 일렀지? 미래에 또 깨물 것이다.) 이제 나갈까요. 슬슬 도망쳐서 숨어야할 것 같은데...

라스트
(묘한 불안 외면...) 그래요... 더 있다가는 감기 걸리겠네. 한참 씻어야겠지만... 일단 방에 먼저 갈래요? 이번에는 머리... 제가 말리고 갈 테니까.

아샤 S. 루나벨
감기... ... 감기인가? (제 이마 짚고 끙... 하더니 탕 밖으로 나간다.) 알겠습니다. 씻고 방에 가 있을테니 천천히 오세요. (하품 한 번 하고 미적미적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