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프로젝트] SODA _LOG_1
https://youtu.be/No_RILc6RHA?si=7IVYQwmxcFj7rTLx
SODA _LOG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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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샤 S. 루나벨
(또다시 하아아아아아푸우우움...)

라스트
물리학자. 여러모로 피곤한 모양인데... 계속 남아있어도 괜찮겠나요?

아샤 S. 루나벨
3일 넘게 밤 새는건 기본이라 괜찮습니다. 뭣하면 비타민이라도 찾아보죠. 이 곳에서 약이 들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약사님한테 가도 되겠군요. 그러는 그쪽은... 안 들어가십니까?

라스트
그런 게 기본이면 안 될 텐데요... 비타민은 만병통치약도 아닙니다? (조금 걱정...) 가상현실이 어디까지 구현되어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 뭐. 저는 무언가가 떠오를 듯 말듯 해서. 조금 더 견뎌볼까 하고요.

아샤 S. 루나벨
전 항상 비타민으로 밤을 이겨내고는 하죠. 작곡가 님도 그런 날들이 있을 거라고 감히 예상해보겠습니다. 방금 조금 둘러보고 왔는데, 현실과 그닥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아요. 뭔가 떠오를 듯 말듯 한다면... 예술가들의 영감 같은 걸까요?

라스트
(곰곰...) 전 오래 살고 싶어서 열심히 잡니다. 일단 살아야 뭐든 하지요. (단호.) 아, 물론 비상식량 하나 없이 방랑을 다니다가 영양실조로 쓰러져본 적은 있지만요. 저희 둘 다 의사에게 혼날 상이긴 합니다. (그러다 이어진 말에는 끄덕인다.) 자기소개를 할 때 말씀드렸지요? 영감을 얻고자 이곳에 왔다고. 그런데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아직은요...

아샤 S. 루나벨
오. (...말문 막혔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의외네요. 아니, 제 예상이 맞군요. 제가 아니라 그쪽이 먼저 죽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죠. 작곡가 님은... 소중한 지구의 인재이지 않습니까? (씨익 웃는다.) 영감이라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저는 그 쪽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라스트
하지만...! 산 위에 오르면 보이는 경치가 새로운 영감을 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대뜸 펜과 종이만 갖고 올라갔다가. 네, 구조당했습니다. 유명세가 있어서 다행이죠~ 알아보고 이 작곡가가 또 미친 짓을 한다! 하며 구급차를 불러주셔서.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나저나 인재라니. 낯부끄러운 칭호군요... (괜히 부끄러워하는 척 하다가.) 말 그대로입니다. 번뜩. 하고 내려오는 어떤 창조적인 아이디어... 예술가들이 공유하는 '반짝임' 이지요. 언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호수에서 건져올려지는 보석 원석이라고 칭하곤 합니다만... 다른 분들께선 어찌 느끼실지.

아샤 S. 루나벨
작곡가 님도 참 이상한 분이시군요... 그러다 발만 삐끗해도 사망입니다.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당신은 귀중한 인재이니 조심하는게 좋겠군요. 그럼 인재이지... 아닙니까? 많이 들어본 말일 텐데 부끄러워하는 척은 왜 하시는 거죠. (어깨를 으쓱인다.) 흠,... 그럼 그런 원석은 어딜 가야 찾을 수 있을까요? 여기는 가상 현실이니, 그것보다 대단한 풍경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까의 그 AI 친구들에게 물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라스트
그건 맞습니다만... 그때는 좀. 네. 어렸지요. (헛기침...) 인재라고 하니 약간 자산 느낌이라. 재능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사람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건 또 다르니까요. 그리고 부끄러워하지도 못합니까. 각박하셔라. (투덜투덜...) 그건 저도 모릅니다. 발에 채이기도 하고 머리 위에서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 원석이니까요. 예술은 참 심오합니다... 그렇기에 게임의 히든 퀘스트나 이스터에그처럼 온갖 새로운 경험을 해보려는 겁니다. ai 친구들은... 지금은 없는 관계로. 물리학자께 즐거운 이야기나 여쭙고 싶습니다만? 여유가 있으신지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인재라고 하는 것은 자산이라 보는 것이 맞습니다. 뭐...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가 재능- 인이잖아요? 저는 재능과 사람을 따로 보지는 않거든요. 제가 좀 각박하다는 소리 많이 듣습니다. (말을 마치고 씨익 웃는다. 기분을 좋게 하는 웃음은 아니다.) 역시 예술가의 말은 이해하기 어렵군요... 하지만 지금이라면 제가 뭐라도 말씀드릴 수 있겠죠. 뭔가 궁금하신 거라도?

라스트
이런. 각박해라. 사람답게 굴어줄 수는 없습니까? 원래 물리학자들은 다 수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나요? (편견.) 궁금한 것이야 많답니다. 천체물리학에는 문외한이라, 요구하기 어렵지만... 우주의 신비라고 하면 너무 범위가 넓은지요? 물리학자께서 즐겁게 여긴 것들, 좋은 경험. 그런 것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만...

아샤 S. 루나벨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꼭 사람이 되어야 하는 법은 없죠. (어깨를 으쓱인다.) 수식으로 마음을 표현한 적 없습니다만... 아마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해도 0이 나오는 식을 던져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주의 신비라... 범위가 넓긴 하네요. 저는 우주 비행사님과 다르게, 연구나 하는 물리학자라... 우주에 대한 좋은 경험은 아직 없습니다만. 그래도 좋은 지식 하나쯤은 알려드리죠. 하고 있던 연구가 꽤 진전이 되어서, 시공간에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인간이 옮겨다닐 수 있는 크기로요. 영감이 오십니까?

라스트
0이라. 사람의 마음은 결국 0으로 수렴한다는 말인가요? 사람의 마음만큼 미련 가득한 것이 없을 텐데도요. (고개 기우뚱.) 그건 조금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그렇게 된다면 아주 먼 곳으로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을까요? 몇백 광년 바깥에 있다는 우주 자원을 캐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저 혼자 고개 끄덕이고는.) 아쉽게도 아직이군요. 다만 즐거운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저는 작곡가가 되지 못했다면 저널과 로어를 수집했을지도요.

아샤 S. 루나벨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제게는 항상 0이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따라오라는 듯 손을 까딱였다.) 네, 그렇습니다. 연구가 잘 된다면 그렇겠지요. 아직 현실에 실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물리학의 법칙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 곳이라면 연구를 더 해볼 수 있겠죠. 그 전에, 다른 것부터 알아봐야겠지만요... (낮게 웃는다.) 작곡가가 된 지금도 수집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라스트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나요? (느릿하게 걸음 뒤따른다.) 이론으로 증명된다면 현실에 구현할 수 있지요. 그게 먼 미래가 되더라도 말입니다. 이런 가상현실도 30년 전에는 꿈도 못 꿀 기술이었을 테니까요... (끄덕이다가.) 수집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지독하게 바쁜 것이 문제지요. 여행, 아니 방랑을 할 때 식도락이나 휴식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 시간에 작곡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때는 뭐가 그리 바쁘고 다급했는지... 그러니 지금, 이야기를 듣는 것 정도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도 않고... 시간이 많이 든다 해도 제법 즐거우니 괜찮습니다.

아샤 S. 루나벨
저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습니다만. 그게 너무 먼 미래가 되어서, 제 눈으로 지켜볼 수 없을까 걱정이죠. 하지만 전 천재니까 아마 해낼 수 있을 겁니다. (걸음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눈을 맞춘다.) 흠, 그럼 이제는 별로 바쁘지 않으실까요? 바깥에서 당신이 얼마나 바쁘게 살아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쉬어가는 타이밍이 될 수도 있죠. 제가 아닌 다른 뛰어난 분들도 여기 많이 와 계시니까요. 흠, 제가 드릴 수 있는 영감은 많이 없는 것 같은데... 절벽 끝에서 밀어드리는 방법이라면 당신에게 어떠한 감정을 드릴 수 있을까요?

라스트
이건 무례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리하셨을지요. (눈이 마주칠 때마다 가볍게 목례.) 예. 세계가 인정한 재능인이시니 해내실 수 있으시겠지요. 프로젝트가 끝나면 대발견을 기다리며 과학 잡지라도 찾아봐야 하려나요. 그나저나 지금은 어딜 향하고 계시는 건가요? ...음. 혹시 절벽을 찾으러 가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우주 이야기라면 충분하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저는 제 목숨이 소중하단 말입니다. (손으로 크게 ×자.)

아샤 S. 루나벨
태어났을 때부터 가족이 없진 않죠, 보통.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라지더군요. 별 생각은 없으니 무례하다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장난스레 웃어 보인다.) 이만한 발견이나 발명이면 과학 잡지가 아니라 뉴스로 보도될 테니 기다리고 있으시죠. 아, 맞습니다. 절벽을 찾으러 가고 있어요. 산에서 영감을 찾는 분이시니 이런 것도 도움이 될까 하여서요. 바깥으로 나가면 있으려나 싶습니다. (장난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투다...)

라스트
보통 그런 개인사를 묻는 일은 무례지요. 좋게 넘겨주어 고맙습니다. 뭐... 그렇다 해도, 제가 뉴스를 자주 보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21세기의 인간인데도 영상물을 보면 금세 피곤해지더군요... 이상하지요. (어깨 으쓱.) 후후. 산에서 영감을 찾은 건 그저 경치를 얻기 위함이고, 높은 게 중요한 건 아니랍니다? 가상현실에서 살인을 하지는 말아주세요? 저기, 물리학자?

아샤 S. 루나벨
흠, 그건 생각 못 했네요... 개인사를 물어보는 분은 작곡가 님이 아주 오랜만이라서요. 제게 물어보셨으니 그쪽 개인사도 듣고 싶네요. 어디서 사는지, 친구나 가족은 있는지 등등? (의외라는 듯 눈을 한 번 굴린다.) 그건 또 신기하네요. 음악을 하면 영상물로도 많이 만들어질텐데... 아, 살인이라뇨. 그런 거창한 것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절 뭘로 보시는 건가요? (자리에서 딱 멈춰 뒤돌아본다.) 당연히 장난이죠. 어디에 절벽이 있는지도 모르고요. 순진하시군요.

라스트
다른 분들께서는 안 물어보십니까? 아니지, 협업하는 동료라든가요. (그러다 능청스러운 톤으로 턱 괸다.) 이거 참. 나름대로의 신비주의였는데... 그래도 친구는 없답니다! 마을에 또래가 없기도 했고~ 워낙 돌아다니느라 연락할 사람도 없네요. 영상물로 많이 만들어진 건 사실입니다. 적당히 저작권료만 받았고, 결과물을 들춰보지는 않았지요. 무엇보다... 하루에 한 편 정도는 영화를 보곤 하니까요. 보고 나면 그걸로 1일치 영상물 한도는 끝! 같은 겁니다. (그러다가 멈춘 모습에 흐으음. 하는 소리...) 이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별 안 되는 물리학자 얼굴 탓입니다.

아샤 S. 루나벨
동료들과는 일 이야기만 하죠. 이런 개인사를 말합니까? 신비주의 인간보다는 좀 더 말해주는 편이 좋지 않나요. 친구가 없다니... 그 쪽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의외군요. 여기 오신 김에 뛰어난 사람들 많이 사귀어 가시죠. (픽 웃는다.) 영상물을 만드는 사람들도 당신 작업물에 손 댄다고 진땀 뺐을 거예요. 돌아가시면 한 번 둘러보시는게. 그리고 하루 한 편 영화면 많이 보는 거 아닙니까? 대단하시군요... 제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대학생 때입니다. (심각하다.) 아하, 그게 문제군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장난을 칠 때는 정색이라도 하는게 나을까요?

라스트
휴식 시간이라던가. 교류같은 건 안 하나 하고... 저는 동료라는 개념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요. 그나저나, 친구가 많아 보이는 얼굴인가요? 아하하. 괴짜라는 소리나 잔뜩 들었는데... (생각해 보겠다는 듯 끄덕이고.) 식견을 넓히고 싶기도 하고, 잘 빚어낸 감정표현은 멋지니까요... 다만, 제 눈이 과도하게 높은 탓인지 영화에 감동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감명을 줄 영화를 찾아다니는지도요... 그리고 보통은 반대 아닌가요? 장난할 때는 웃어주셔야죠. 정색하며 절벽에서 밀겠습니다. 하면 경찰관 부를 겁니다.

아샤 S. 루나벨
동료들과 왜 교류를 합니까? 전부 저보다 아래인 걸요. 얻을 것도 없는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않아요. 당신들은 집중하는 곳이 다르니 예외지만요. (안경을 내려 네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괴짜라도 친구가 많을 수는 있죠. 제 눈에는 사람이 좋아 보입니다.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요. 흠, 감명을 줄 영화라... 제가 영화를 많이 본다면 추천해드리겠습니다만. 작곡가 님 눈에 맞을 영상물은 떠오르지 않네요. 알아서 잘 챙겨보시죠. (고개 까딱.) 아, 그래요? 그건 또 예상 못했군요. 저는 거의 항상 (씨익 웃는다.) 이런 표정이라... 정색하는게 오히려 더 장난같아 보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경찰 님과 함께 절벽에서 떨어지고 싶으신 건가요? 그건 또 몰랐네요.

라스트
꼭 얻는 것이 있어야만 교류를 하는 건 아니니까요... 말을 듣다 보니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만. 혹여 동료들이 따돌림을 하면 어떻게 합니까? 중요한 정보를 독점한다던가요... (훑어보는 것 같은 시선에 빙긋 웃었다가.) 그런 칭찬은 처음 들어봐서 신기하네요... 그리고 웃는 것도 무서우니 무표정이 좋겠습니다. 네. 그리고 가만히 있던 경찰까지도 떨어뜨리지 마세요?! 아니. 자꾸 절벽에 집착하지 말아줄래요?

아샤 S. 루나벨
동료들이 따돌림...? (생각해본 적 없다는 듯이 우뚝 섰다가... 다시 걷는다.) 생각해보니 따돌림은 계속 당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냥 중요한 정보를 제가 다 알아냈기 때문이였거든요. 그런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웃음에는 눈 깜빡임으로 응수해준다.) 그래요, 바로 이런 부분들이 사람 좋아보입니다. 뭐... 어쩌라는 겁니까. 절 웃지도 못하게 만드는 분은 또 처음이네요. 경찰 님을 떨어뜨린다는 것도 장난입니다. 절벽도 장난이고요... 하지만, 바다는 좋잖아요. 기왕 죽는다면 바다가 좋지 않을까요?

라스트
뱁새가 황새를 걱정했군요. 이해했습니다. 재능 있는 사람에게 시기와 질투가 엮이는 건 어느 곳이든 매한가지로군요. (여즉 사람 좋다는 말에는 흠. 하고 고민하는 소리...) 하지만 무서운 걸 어떻게 합니까. 장난 맞죠? 그렇지만 기왕 죽는다면... 바다는... 어라, 낭만적일지도... 조금 멋질지도요... (대뜸 벽에 오선지를 거칠게 그리고는 작곡하듯이 음표들을 그려넣는다. 그러다가 아아. 하고 침음하며... 마르지 않은 잉크를 왼손으로 확 문지른다.) 마음에 안 드는군요. 이게 아니야...

아샤 S. 루나벨
작곡가 님이 뱁새는 아니죠. (하지만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런가요. 하지만 전 그게 나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뭐, 그런거죠... 뛰어난 사람이다- 하는... 해썹 마크? 하하. 그럼요, 바다는 낭만적이죠. 많은 면에서 우주와 닮았고요. 짙은 푸른색이고, 작곡가 님과도 잘 어울립니다. 나중에 죽게 된다면 꼭 바다에서 마감해보시길 바라죠. 음, 그런데... 이런 말들로 영감이 떠오르는 겁니까? (잘 걸어가다가 멈춘 채 네 옆으로 다가온다.) 바로 이런걸 해낼 수 있다니 신기하긴 하군요. 뭐 어디가 마음에 안 드는 건가요?

라스트
사람을 대하고 악의에도 상처받지 않는 데에는 뱁새일지도 모르죠. 뭐. 상처 안 받지만요. (당당함!) 예. 가까이에서 본 적 있습니다. 파도가 치는 선을 따라서 걸었고, 심해가 궁금했지만 실패했고요. 노래는... 초입만 웅장할 뿐 그걸 이어나갈 멜로디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실패작이에요. (검게 물든 손바닥을 내려다본다.) 그나저나 자꾸 제 죽음을 상정하시는군요. 제가 정말 최후라는 이름으로 낙인찍히길 바라시는 건 아니지요? 쓸쓸해라...

아샤 S. 루나벨
상처 안 받는다면서 무슨 뱁새라는 겁니까? 이해할 수가 없군요. (뻔뻔하다 생각 중.) 아하, 심해가 궁금하시군요. 제가 일하는 곳에 오시면 아마 그 비슷한 곳은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심해와 우주는 아주 비슷해서, 여러 연구를 깊은 물 안 속에서 하고는 하죠. 영감이 떠오를 수만 있다면 제가 이 곳에 심해 깊은 곳 파도라도 불러와드릴텐데. 하하... 그보다, 그 손은 좀 씻어야겠군요. 화장실로 갈까요. (손수건을 찾아보려다 논문만 몇 장 더 꺼냈다.) 어차피 시간이야 많은데 뭘 걱정하십니까? 초입 부분만 생각하고, 그 다음은 천천히 만들면 되겠죠. 아, 뭐... 어차피 결국 모든 사람은 다 죽지 않습니까? 그 쪽도 언젠가는 진짜 최후의 곡을 남기고 죽게 되겠죠... 슬퍼하지는 마세요. 자연의 섭리니까요.

라스트
말이 그렇다는 거죠. 물리학자, 재미를 모르시는군요. 딱딱해라... (절레절레.) 그건 신기하군요. 중력이 없고 압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건가요? 저는 우주 밖을 모릅니다만. 우주 밖에서의 죽음 또한 질식사인가요? 심해와 우주는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공간이기에 비슷한가 봅니다... (손바닥을 꾹 쥐고는 끄덕인다.) 안내해주시겠습니까. 그리고... 뭐. 나이가 들다 보니 성미가 급해지는 것 같네요. 자연의 섭리, 알고 있지만... 그래요. 모든 것에는 최후가 존재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닙니다. 저는 만족하지 못했으니까요... 완성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면 원한 가득한 유령이 될 거라구요.

아샤 S. 루나벨
딱딱해서 제가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말투도 딱딱하다.) 네, 비슷하죠. 그래서 우주비행사 훈련도 물 안에서 하거든요. 나중에 우주 비행사님을 만나면 자세히 물어보세요. 우주 밖에서의 죽음이 질식이라... 아뇨, 질식사 하기 전에 체내 수분이 끓어올라 증발해버리고 말 겁니다. 어떤 죽음이라고 칭해야 할까요? 흠, 육포 엔딩? (시시덕거리며 화장실로 안내해준다.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기다린다.) 작곡가 님, 그렇게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지 않습니까? 듣던 사람 마음에 상처를 주시는군요. (물론 장난이다. 정색하고 있다.) 흠... 그렇다면 유령의 존재도 믿고 있는 건가요? 흥미롭네요. 유령이 된다면 꼭 지평좌표계를 어떻게 고정했는지 알려주세요.

라스트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구요. (양 손 가볍게 들고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어라. 그건 좀 동심파괴일지도... 끓어오른다는 건 그만큼 온도가 높은 건가요, 아니면 기압이 너무 낮아서 36.5도씨의 온도에서 끓어올라버리는 건가요? (세면대 물을 틀어두고는 잠시 기다리듯이, 물소리가 튀지 않는다.) 서른을 앞두고 있으면 많은 편이죠. 뭘... 아하하. 물리학자가 그 소리 안 하나 했습니다. 고정할 수 있다면 꼭 귀띔해드리지요. 새 발견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압니까.

아샤 S. 루나벨
그건 그렇죠. 저희는 아직 만난지 하루도 안 됐으니까요? 저는 그쪽이... 꽤나 익숙하지만요. 뭐, 같은 나라 출신이기도 하고. 맞죠? (화장실 바깥에서 발로 바닥을 톡,톡 치고 있다.) 우주는 기압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죠. 공기가 없으니까요? 진공 상태가 되기 때문에, 출혈이 생기는 겁니다. 물 소리가 거의 안 들리는데... 잘 되고 있는거 맞습니까? (괜히 차고 있던 손목 시계나 들여다본다.) 글쎄요. 그것보다는 유령이 존재할 수 있나에 대한 과학적 추론을 거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끊이지 않는 이과 감성.)

라스트
아하... (길게 추임새를 넣었다가, 그제서야 손 씻는 듯이 물 소리가 튄다.) 예. 맞습니다! 동향 분을 만나 반갑군요. 물론 저는 영국 안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 출신이라, 거리감은 좀 느끼실지도 모르겠지만요... 진공, 출혈... 우주는 얼마나 넓나요? 아직도 넓어지고 있는지요. 우주에 공기가 차오르는 날은 영영 없을까요? (당신의 이과감성과는 먼, 허황된 질문이나 던진다.) 후후. 귀신은 있다고 믿는 것도 제법 즐거울 것 같은데...

아샤 S. 루나벨
흠. (화장실 안쪽 들여다봤다가 물 소리가 들리자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요? 전세계에서 온 분들이 모였는데 거리감을 따로 느낄게 있나요. 우주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죠. 인간이 관측하려 들 수 없을 정도로요. 우주 입장에서 보면, 작곡가 님은 점 하나로도 보이지 않겠군...요? ...(허황된 질문에는 한쪽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 공기는 대기권을 가지고 있는 행성에만 있을 겁니다. 영원히요. 흠,... 그게 왜 즐겁죠? 죽은 사람을 만나는게 유쾌하지는 않을 텐데요.

라스트
저는 그저... (말 잇다가 목소리에 응? 한다.) 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요. 우주는 얼마나 넓을까요... 감이 오질 않네요... 그래도, 어떤 세상에서 공기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면... 그 거대한 우주가 산소로 가득 찬다면 생명체는 더 넓은 터전을 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희망을 공상적이라 해도 꿈꾸는 건... 물리학자께 잔뜩 혼날 일인가요? (어느새 벽 모퉁이에 서서 고개만 빼꼼 내민 채로 웃는다.) 뭐. 죽음 이후에도 삶이 있다고 상상하면 즐거우니까요?

아샤 S. 루나벨
우주가 넓은 것에 대해서는 아직 저도 감이 오지 않습니다. 아니, 공기가 어떻게 계속 늘어나나요. (어떤 물리학자 얼굴 시퍼래지는 중.) 그럴 순 없습니다... 그런 식이였다면 이미 인간은 지구를 떠나 저 멀리 행성여행을 손쉽게 떠났겠죠? 꿈을 꾸는 건 나쁘지 않지만, 물리학적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계시네요. 하지만 혼내지는 않겠습니다... 제 학생도 아닌데요, 뭘. 예술가가 꿈을 꾸는 건 당연한 일이죠. (웃는 모습을 마주치고는 어깨나 으쓱였다.) 죽음 이후에도 삶을 더 살아보고 싶은 건가요, 작곡가 님은. 어떤 이유에서죠?

라스트
하지만... 과...광합성을 열심히 한다든가. (알못발언...) 아쉽네요. 저도 우주의 끝이 궁금했습니다. 학문적인 경지보다는 그저... 네. 아름다울 것 같아서요. 사건의 지평선이나 장미 성운, 블랙홀과 퀘이사같은 것들을 보고 싶었답니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요.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음... 저는 아직 이 삶에 만족하지 못했으니까요. 저는 불완전해요.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최후를 장식한... 작곡가가 되기 전에는... 죽고 싶지 않아요. ...근데 이런 게 아니어도 보통 사람은 살고 싶어하지 않나요?

아샤 S. 루나벨
(쏟아지는 알못발언에 그저 지켜보다가... 가방에서 '평행우주'라는 책 하나를 꺼내서 내민다.) ...이거 다 읽고 오세요. 당신에게는 필독서입니다. 장미성운은 5,5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사건의 지평선은 보기 전에 찢겨 죽을 테고, 블랙홀은... 진심으로 말씀하시는 거라면, 가장 가까운 것은 지구로부터 1,560광년 떨어져 있으니 잘 생각해보시길. (말투가 찹찹하다...) 그거야 당연하죠. 나이도 어린데 뭘 바라는 겁니까. 100살 넘게 먹은 사람들도 자신이 불완전하다 느낄 거예요. 하지만 너무 오래 살면 힘들지 않나... 인간의 수명이 평균 80인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지금은 살고 싶어해도 이해가 되지만요?

라스트
(책 표지 이리저리 돌려본다...) 평행우주가 무슨 말인가요? 우주는 사실 평평한 건가요? 걸어다닐 수 있겠네요! (네가 열심히 설명해주는 걸 듣다가도 방긋 웃고.) 죄다 먼 곳에 있군요- 너무 가까우면 이미 지구가 그곳에 휘말려버렸을까요? 왜 아름다운 건 전부 먼 곳에 있을까요. 동경하며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그러다가 눈 깜빡이고.) 어렵네요. 물리학자께서도 본인이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언제쯤 저는 제게 만족할 수 있을까요...

아샤 S. 루나벨
(말문 잃고 그저 멍하게 쳐다본다...) ... ... ... ... ... ... ... 진심으로... 말하는 겁니까? 너무 큰 무지를... 발견해버려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작곡가 님은 평생 음악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한숨 푹...) 그럼요.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우리는 이미 존재하지도 않았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다른 은하계에 있을 지도요. 아름다운 것은 멀리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거예요. 당장 가까이에 있는 것도, 멀리 있다면 아름답다... 라고 생각하게 될 걸요. 그쪽이 저를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요. 당연히 저도 인간이니,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하다면 인간들이 만들어낸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어느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간단한 상담 정도라면 해드릴 수 있습니다만.

라스트
예! 앞으로도 음악에 정진하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방긋 웃어보인다.) 블랙홀이라... 궁금한 게 있습니다.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진공청소기의 먼지통처럼 온갖 천체들이 그곳에 모여있을까요? (손끝을 맞댄 양 손을 입가에 가져다댄 채로) 가까이에 있어도 아름다운 것들은 분명 존재하지요. 물리학자께서는 나쁘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나저나, 만족이라... 평범한 사유입니다. 저는 제가 만들어낸 음악에서 그 어떤 감상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음의 연결이 조화롭고, 불협화음 또한 아름다움이 됩니다. 모든 평론가들이 칭송하고 우수한 점을 골라 늘어놓지만 제게는 와닿지 않습니다. 그 뿐입니다. 대답이 되었을까요?

아샤 S. 루나벨
(긍정적이라 좋군, 하는 생각만.) 블랙홀은 바깥으로만 관측이 된 것이지, 안으로 들어간 것은 인간이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저도 모릅니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장으로 인해 한 점에 모이게 되겠죠. 빛마저 빨려들어가는 곳인데, 인간이 언제쯤 블랙홀의 비밀을 전부 알게 될까요? 흠, 말하다 보니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우주 비행사 님을 사건의 지평선에 밀어넣어버려야겠어요. (후후...) 나쁘지 않은 존재라니, 말 만으로도 감사하네요. 그런가요,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음악을 아주 좋아하지 않나요? 정작 자신은 아직 만족을 못 했다니 아이러니하네요. 그래서 계속 영감을 원하는 것이고요. 역시 바다에 한 번 빠져봐야 뭐라도 느낌이 오실 것 같은데.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면 좋겠네요. (씨익...)

라스트
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모인 장소가 우주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들어간 것들이 죄다 납작해져서 한 점이 되는 걸까요? 우주의 시작은 점 하나였다는데, 블랙홀은 타임머신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말도 또 어리석은 발언인가요? 그리고 그건 참아주세요. 성운 사진 보여주시기로 했단 말입니다... (서성서성.) 좋아해주십니다. 예. 그걸 부정하지는 않아요. 그게 보편적인 감상이라는 것도 알아요... 문제는 제게 있겠죠. 제가 잘못된 감정 구조를 갖고 태어났을지도 모르고요. (...) 바다는 사양입니다. 절벽도요. 블랙홀도요...

아샤 S. 루나벨
아무래도 그렇죠. 저도 아직 우주의 1퍼센트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죄나 납작해져서 한 점이... (...) ...네 뭐... 비슷한 겁니다... 블랙홀이 타임머신일지도 모른다는 소리는 다른 학자들도 몇 했었죠. 아쉽게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어리석은 소리는 아니였습니다. 좋은 상상이였어요. 성운 사진은 저도 보여드릴 수 있는데... (후후...) 보편적인 감상이 뭐든 맞는 건 아니에요. 소수자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감성 없는 소수자라니 말은 좀 이상하네요... 그래도 해낸 것은 당신인데, 자신감 좀 가져요. (어깨 툭툭 쳐준다... 나름의 위로인 듯?) 그럼 어떻게 하죠. 블랙홀에는 빠져보고싶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사건의 지평선이 궁금하다면서요. 원한다면 아주 길게 늘려진 당신을 그 안에 집어넣어보고 싶은데... 하하하...

라스트
한 점이? (뒷말 추궁하듯 콕콕찌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물리학자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원래 속도나 중력 따위는 시간과 연관이 있다고들 했으니까요. 허황된 소리지만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과거로 간다든가, 중력이 강한 행성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든가... 그런 것들. 낭만적이죠? (그러다가 빙긋 웃는다.) 그냥 조금 외로운 것 뿐이에요. 남들 입을 빌어서 삭막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제 쪽에서 제가 이렇게나 이상합니다! 하고 선수치는 쪽이 낫죠... 그리고 늘리는 것도 들어가는 것도 사양입니다. 이 위험한 사람!

아샤 S. 루나벨
되겠습니까? 안 됩니다. (콕콕 찔리자마자 째릿! 본다.) 그럼요. 중력과 시간은 연관이 되어있지만, 타임머신이 되려면 블랙홀에 사건 지평선이 두 개는 되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이동을 원자 몇 개가 아닌 인간이 직접 하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낭만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습니다. (딱 잘라 말한다...) 그렇...군요? 누군가 작곡가님께 삭막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나요? 정이 많아 보이시는데. 흠... (잠시 생각에 빠졌다.) ... 제가 왜 위험합니까. 저만큼 착하고, 그쪽을 위해주려 애쓰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요? 궁금하다고 해서 도와주려 했더니 되려 욕으로 돌아오는군요. 아, 마음이 쓸쓸합니다... (그러나 실실 웃고 있는 걸 보니 거짓말인 듯 하다...)

라스트
왜 째려봅니까. (적반하장!) 어렵네요. 물리학자,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뭔가요? 지구의 언어만을 배운 저로서는 행성 바깥의 규칙을 이해하기 조금 어렵더군요. (실현 가능성 없다는 말에는 투덜거리는 듯한 목소리.) 아뇨. 없습니다... 한 번도 없었어요. 그냥... 저 혼자 불안해하고, 외로워하는 거죠. 정이 많아보인다는 말은 자주 듣네요. 조금 기쁠지도요... (작게 웃다가, 네 한쪽 입꼬리를 콕 꼬집듯 잡아당긴다.) 쓸쓸은 무슨. 지나가던 제로가 웃겠습니다.

아샤 S. 루나벨
당신이 찔렀잖아요. 째려보는게 당연하죠. (뭐야? 더 열심히 째려본다.)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건... 그 전에, 상대성 이론은 아십니까? (눈 반짝...) 한 번도 없었는데 왜 불안해하나요? 저는 삭막한 사람이다, 정 없다, 최악이다, 별로다... 등등, 온갖 말은 다 들으며 살아왔습니다만... 삶이 즐겁습니다. (이 정도는 그냥 유아 독존에 취했다는 걸 모르는 중이다...34년째.) 윽? ... ... (입꼬리 꼬집혀서 이상한 표정이 됐다.) ... ... 3초의 기회를 드리죠. 3...2...

라스트
그렇게 눈 뜨면 눈 건강에 안 좋아요. (방긋!) 으으음... 약간은 알고 있습니다만. 설명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 나름 머리는 좋거든요. 음악에만 신경을 쓰느라 다른 지식이 없었던 것 뿐이고... 불안해하는 건. 제가 느끼기에 제가 삭막한 사람 같아서...? 말씀드렸듯 타인의 평가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습니다만. 수많은 선망과 동경이 뒤집히는 것은 좋지 않은 경험일 것 같아서요. 뭐... 사실 지금의 유명세를 보면 뭘 해도 사람들은 박수를 쳐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다 조금 더 힘줘서 콕 꼬집기.) 2- 3- 4-

아샤 S. 루나벨
정말 사람 짜증나게 하시네요. (따라 방긋! 웃는다. 이제 더이상 째려보지는 않는다.) 그래요.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관한 물리적 이론 체계예요. 사건의 지평선을 이해하려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게 낫겠군요.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중력이라는게 있다는 것은 아시죠? 그 덕분에 땅에 발 붙이고 살고 있다는 것도요.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다른 개념이 아닌 '시공간' 이라는 하나의 개념이 나옵니다. 시공간은 우리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우리와 항상 함께 존재하고 있죠.
이제 상대성 이론으로 다시 넘어가서,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은 시공간이 휘어지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죠. 쉽게 말해서... 시공간이 왜곡된다는 뜻입니다. 그쪽이 항상 자는 침대 위에 사과를 올려둔다면, 그 매트리스는 사과의 무게만큼 구부러지게 되겠죠? 시공간은 마치 그 매트리스와 같아요.시공간 위에 무게가 있는 물체가 존재할 때, 그 무게만큼 주변의 시공간들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사건의 지평선이 왜 일반 상대성 이론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한 번 생각해보시죠. 힌트로는,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 내부에 있으며...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가 시공간의 무한대로 탈출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드리죠. (팔짱 끼고 쳐다본다. 이제 생각해보라는 듯.)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까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많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그렇게 살다간 빨리 늙습니다. (이걸 말이라고한다.)
아, 잠깐. 잠깐. 아프다고요. 왜 더 늘어나는 건데요. 당신 정말 죽고 싶습니까.

라스트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사과가 아주 무거워서 매트리스 안으로 깊게 파묻힌다면, 그리고 그 사과에 줄이 하나 연결되어 있다면... (줄을 빛이라고 가정할까요. 중얼거리고.) 매트리스 바깥에서는 줄의 끝을 관측할 수 없게 되겠군요. 그리고 그 정도로 중력이 강하려면 블랙홀 정도의 천체는 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아리송하다는 듯 고개 기울인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걸 다 이해해야 천체물리학자를 할 수 있다니. 저와는 너무 거리가 먼 과목이군요. (그러다가 손 놔주고.) 뭐. 재밌잖습니까? 좀 예쁘게 웃어보라고 해도 안 받아주시니 별 수 있나. (흥.)

아샤 S. 루나벨
네, 비슷하게 이해하셨네요. 사건의 지평선은 바로 그 블랙홀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외부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게 되는 경계면을 말합니다. 블랙홀을 천체라고 말하는 것은 애매하네요.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가 중력붕괴로 인해 자기 자신의 사건 지평선에 삼켜지게 되면, 블랙홀이 만들어지거든요. 뭐어... 꼭 블랙홀이 아니더라도 사건의 지평선은 존재할 수 있지만요? 이것까지 말하면 그쪽 머리가 터지겠죠. 저는 이것보다는 고단계의 일을 하죠... 이건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말하면서도 지루한지 하품이나 한다.) 저기... 예쁘지 않은 사람을 예쁘게 웃어보라 하는 건 너무하네요. 그리고 저는 항상 꽤 괜찮게 웃어왔어요. 뭘 더 바라시는 겁니까.

라스트
꼭 가상현실 같군요.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현실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니까... 뭐. 이건 0과 1로 만들어진 세계이니 또 다르겠지만요.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들어봤습니다. 아주 거대한 천체여야 블랙홀이 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면 적색거성이나 백색왜성으로 그친다고 했던가... ...어렵네요. 우주는 쓸쓸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전 이해하는 데에도 애썼는데 물리학자께는 지루한 내용인 거지요... (울적...) 뭐 어때요. 충분히 예쁘신데. 아, 플러팅은 아닙니다. 전 상냥한 미소가 좋아서 말이지요.

아샤 S. 루나벨
아하, 그렇네요. 우리는 0과 1로 만들어진 사건의 지평선 내부에 들어온 걸지도요. 이렇게 생각하니 또 새롭군요. 작곡가 님께서 잘 이해한 것 같아 기쁩니다. 이 정도면 B+ 정도는 드리죠. 우주가 쓸쓸하다고 생각합니까? 넓고, 미지의 세계여서 아름답다 생각하는데... 뭐 이 정도는 10살 적에 외운 것들이라. (하품하고 나온 눈물 닦는다.) 플러팅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걱정 마시길. 립 서비스는 고맙네요. 그나저나 상냥한 미소라니... 제가 항상 짓고 있던게 상냥한 미소입니다. 여기서 뭘 더 바라시는 거죠.

라스트
그 애매한 점수는 뭔가요. A는 언제쯤 받을 수 있죠? (불만.) 뭐... 예. 쓸쓸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있죠. 물리학자. 저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요... (겉핥기 수준이지만요.) 우주는 점점 넓어지고, 이 우주에 존재하는 질량과 열에너지의 총량은 그대로일 겁니다... 그리고 한 번 반응한 물질은 다시 반응하지 않지요. 그렇다면 먼 미래에 이 우주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 건가요. 모든 반응과 호흡이 멈추고 그대로 숨죽은 듯 잠들어버리나요? (느리게 고개 돌리며 바라본다.) ...그게 상냥한 거라면 잘못 배워도 한참 잘못 배웠습니다...! 저어기 보육사에게 '상냥한 미소' 를 좀 배워오시지요.

아샤 S. 루나벨
아마 다시 태어나면 가능하지 싶습니다. (바로 컷.) 응? 왜 그런 건 알고 계시죠. 지식이 대체 어디로 편향되어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쳐도, 그 미래에는 작곡가 님의 형태가 가루로도 남아있지 않을 텐데 왜 사서 쓸쓸해하는 겁니까? 그런걸 걱정하는 것보다는 당신의 내일 아침 메뉴를 생각하는게 더 실속 있겠군요. 예술가들이란. (바라보면... 굉장히 짜식은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보육사 님은 너무 아기 보듯 하셔서 좀 그렇습니다만. 상냥한 미소... ... 포기할게요. 이제 그쪽 앞에서는 그냥 웃지를 않겠습니다. (무표정으로 본다.)

라스트
저기. 이번 생에는 희망이 없는 겁니까. (억울...) 뭐. 저는 넓고 얕게 파는 성격이라서요. 카드뉴스나 길거리에 걸린 저널 표지... 뭐 그런 것들을. 저도 압니다! 그건 천문학적으로도 엄청나게 긴 시간이 지나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런 최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면 왜인지 쓸쓸하잖아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구나. 하고... 그리고 전 블루베리 파이요. (그러다가 이어진 말에 조금 부루퉁...) 왜요. 너무하시군요. 웃어주세요. 얼굴 굳어 있으면 안 좋다고 합니다. (또 어깨 콕콕콕.)

아샤 S. 루나벨
아무래도요. 그쪽은 이쪽 분야로 천재가 아니니까요? (재수없음.) 그렇군요. 그래도 놀랐어요. 영감 얻겠다고 산 기어오르시는 분이 질량 보존의 법칙을 아실 줄이야... (;) 그런가요. 왜 쓸쓸함을 느끼는지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면 다중우주론을 믿어보시죠. 대표적으로 누벼이은 다중우주론이 있거든요. 그쪽이 방금 말했듯이, 우리가 있는 우주의 크기가 공간적으로 무한하다면- 이 우주와 비슷하거나 같은 모습을 가진 우주가 또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이죠. 이 우주가 망해도, 다른 우주는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보세요. 그리고 저도 파이 같이 먹을래요. (정말 다루기 힘든 사람이로군. 하는 생각 한다.) 귀찮게 구시네요. 대화할 마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싫어요. 뭘 해도 마음에 안 들어하실 거잖아요.

라스트
저-기요. 이보세요. 저를 대체 뭘로 보고 있던 건가요? (부루퉁...) 당연히 쓸쓸하지 않나요. 뭐... 제가 좀 성정이 특이해서, 펜을 새로 사면 잉크를 다 써버릴 때를 상상하고 우울해하는 사람이긴 한데요... 다중우주라. 그곳의 생명체들은 우리처럼 소리를 통해 소통을 할까요? 문자가 있고 문명이 있을까요. 조금... 낭만적인 것 같기도 하네요. (금세 풀린 듯 웃음짓는다.) 아잇. 정말...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표정은 마음대로 지어도 좋으니 놀아주세요. 여긴 삭막한 분들이 참 많다니까...

아샤 S. 루나벨
...음, 음악가요. (간단명료하다...) 예술가, 귀찮은 사람, 징징대는 사람 정도... (...) 그렇게 살다가는 하루이틀 안에 우울증 생겨서 드러눕게 될 걸요. 아, 모든 생명체를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면 곤란해요.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방법을 통해 교류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실체가 없을지도 모르고, 텔레파시 같은 것을 쓸 지도 모르고. 이것도 상당히 인간 중심적이네요. 주의해야겠습니다. (라스트가 낭만을 느끼고 있는 와중, 조용히 고찰이나 하고 있다.) 계속 놀아주고는 있지 않습니까... 심심하니 다른 곳에 가서 당신을 풀어주고 노는걸 지켜보기라도 할까요. 전망대나 스파가 볼 만해 보이더군요. 아니면 카페도요.

라스트
4가지 중에 절반은 욕이잖아요?! (울컥...) 몰라요. 이런 천성인 걸 어떻게 하나요. 그리고 우울증같은 건 안 걸립니다. 우울해할 시간 있으면 작곡하러 가야 해요. ... 나름대로 인간과 다르게 해석해본 건데... 어쩌면 그곳은 3차원 우주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4차원 혹은 5차원... 행성의 형태도 다르다던가, 중력이 다르게 작용한다든가... 이건 멋진데... (입가에 손 댄 채로 우수에 젖다가...) ....... 뭔가 약간 강아지 운동장에 강아지 풀어주고 앉아있으려는 견주 말투가 되었는데요? 그나저나 전망대도 있었군요... (손 내밀어본다.) 뭐 해요? 같이 가보죠.

아샤 S. 루나벨
작곡가 님이 그런 인간인걸 어떡합니까. (흐아암... 성의 없이 하품이나 한다.) 아, 예... 천성은 잘 고쳐지지 않죠. 계속해서 귀찮고 징징대는 사람으로 있어주세요. 우울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사람도 있던데, 그쪽은 그런 부류가 아닌가 보죠? 고차원 우주로 상상해보는 것은 좋은 관점이네요. 그리고 영감으로 쓸 만한 것 같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발전했네요. 칭찬할 만 합니다. (방금 말투도 어쩐지 견주같은...) ... 뭐 비슷하니까요... 예, 계단 올라가는 건 조금 귀찮지만요. (내민 손에 손가락 하나 올린다.) 저희 어디로 가나요.

라스트
완전 상처받았습니다. 미워요. 예. 미워할 겁니다. (투덜투덜투덜...) 앞으로도 더 귀찮게 해드릴 거예요... (투덜투덜...) 들어보긴 했습니다만, 저는 우울한 곡 위주의 음악가가 아니라서요... 그리고 9번째 노래가 잔잔했으니 이번에는 좀 격정적인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칭?찬이긴 한데 기분이묘한...) ...큼. 글쎄요. 전망대가 나으려나요. 요 며칠간은 자꾸 악상이 떠오르려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서, 방에만 있었거든요... 주변을 둘러볼 생각도 못 하고.

아샤 S. 루나벨
상처받지 마세요. 삐져서 그런 식으로 구는게 더 귀찮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시죠. (투덜거리는군. 하아...) 저보고 뭐 어쩌라고요... 아하, 이번이 진짜 라스트의 라스트의 라스트? 격정적인 음악이라면 정말 해일 치는거나 1000번 정도 보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가슴 안의 분노를 끌어올린다던가... (항상 극단적이다.) 그래요, 전망대로 가죠. (그리고 계단 올라가면서... 헥... 헥... 헥... 헥...) ... ... ... 아직... 2층...인가요.........

라스트
그럼 삐져야겠군요. 아주 성가시게 굴어드리겠습니다. (흥. 하고 저벅저벅 계단이나 오른다.) 해일은 격정적이라기보다는 불온하고 두렵습니다. 동시에 쓸쓸하고요. 그리고 저는... 딱히 강렬하게 화를 내본 경험이 없어서요. 감정은 끓어오르다가도 금세 사라져버립니다. 꼭 비눗방울처... 럼? (......) 물리학자. 당신... ... 약골이로군요?

아샤 S. 루나벨
아... 정말 귀찮다. (질렸다는 듯 다른 쪽 방향이나 보고 한숨 쉰다...) 네, 네... 그러세요. 해일도 쓸쓸하다고 느끼는 겁니까. 그쪽은 너무 감정적이에요. 전 정말 격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있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럼 그쪽 화내는걸 보고 싶게 되잖아요... 여기 안에 폭탄 설치하는 방법이라도 찾아봐야겠군요. (... ...) ... ... 뭐, 사람마다 단점은 하나씩 있는 법이죠. 약골보다는 운동부족, 이라고 교양 있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라스트
물리학자께서 예시로 드는 것이 죄다 바다 아니면 우주잖아요. 저는 끝도 없는 군청색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일 뿐입니다. 감정적이라기보다는 감성적인 거고요. 그리고 왜 폭탄이지요?! 그랬다가는 경찰과 히어로가 바로 달려와서 당신부터 체포할 겁니다. (그러다가 잡았던 손 휘휘 흔들어 봄...) 약골 그리고 저질체력. 물리학자에게도 나름 약점은 있었군요? 아하하하. 계단에 좀 앉으세요. 쉬었다 가지요.

아샤 S. 루나벨
안타깝게도 제 머리색조차 군청색인데요. 그쪽, 저랑 같이 이야기해도 괜찮겠어요? 영원히 바다나 우주 이야기를 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할 텐데... 네에, 감성적인 사람은 참 귀찮네요. (두 손 들고 항복했다는 듯 손가락을 까딱인다.) 장난입니다. 장난도 못 치게 하시다니. 각박하셔라... (???팔이 종이인형처럼 휘날리며...) 너무 뭐라고 하시네요. (계단에 바로 앉아서 5분 정도 앉아 있었을까...벌떡 일어난다.) 이제 됐습니다. 다시 전망대로 올라가도록 하죠.

라스트
물리학자의 머리색에는 끝이 있으니까요? (손 뻗어서 꾹꾹 쓰다듬어보고 활짝! 웃는다.) 비행사와 이야기할 때는 그리 외롭지 않았는데 참 이상하죠... 편애는 아닙니다. 차별도 아니고. 그냥 낭만의 유무 문제일까요. (휘날리는 팔... 잡아끌어준다.) 경찰 앞에서도 장난이라고 해 보시지요... 첫 번째 체포 대상이 되시겠군요. 네에. 전망대는 처음이네요. 전 여행을 다녀서도 건축물보다는 자연 위주로 찾아다니곤 했어서요...

아샤 S. 루나벨
지금 저보고 빨리 늙어서 백발이 되라는 소리입니까? (뭐...뭐야....? 쓰다듬는 손 탁!!!! 친다.) 퍼스널 스페이스를 지켜주세요. 비행사 님과 저는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니까요. 네, 낭만의 유무 때문이겠네요. 안타깝게도 그쪽이 바라는 낭만 있는 사람은 아니라... (질질 끌려가며...) 제가 체포되길 바라시는 겁니까? 저 경찰 님과 사이 좋습니다. 건축물도, 자연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죠. (식은땀 슥 닦으면서 전망대에 올라선다.) ...힘이 좀 드네요. 휴... 어떻습니까? 마음이 좀 트이나요.

라스트
그걸 왜 그렇게 받아들이십니까? 아얏. (아픔!) 어휴. 저도 압니다. 안다구요. 애먼 데에서 낭만을 추구하진 않습니다. 물리학자께는 이론만 추구해야죠. 예... 경찰관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람을 체포하지 않는 위인으로는 안 보이니까 걱정 마시고요. (가까운 바닥에 툭 앉아서는 턱 괸 채로.) 글쎄... 잘 모르겠네요. 아주 아름다운 경관은 아닌 느낌이고, 음...... 차라리 밤하늘이면 좀 더 나았으려나...

아샤 S. 루나벨
머리색에 끝이 있으시다길래. 그 뜻 말고 또 뭐가 있나요. 흥... 예, 평생 그렇게 살 거니까 괜히 기대는 하지 마세요. (사색에 잠긴 것 같으니 말 걸지 말자... 라고 생각하자마자.) 까다로우시네요! 참 귀찮으세요. 밤하늘은 좋아하시는 겁니까? 그것도 끝없는 군청색이잖아요.

라스트
우수에 젖는 날이 오면 어디 두고 봅시다. (그러다가 자세 고쳐 웅크려 앉는다.) 하지만 밤하늘은 아름답잖아요. 별도 많고... 물론 여기에는 아직 별이 없지만. 원래 모든 비극은 멀리서 봤을 때 아름답습니다. 천체의 죽음과 폭발이나 추락같은 건 지구에서 올려다볼 때에 그저 빛나는 별과 혜성일 뿐이니까요. 우주와는 달라요... (잠시 뜸...) 섬세하지 못한 이과. (중얼...)

아샤 S. 루나벨
제가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끄럼 바라보다 그 옆, 정확히는 1m의 거리를 두고 앉는다.) 그런가요. 밤하늘이 아름답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제가 그- 섬세하지 못한 이과라고 해도...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볼 수는 있거든요.

라스트
사람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이상한 것도 아니죠. 특별한 일도 아니고요. (좀 가까이 오세요. 하고 손짓...) 신기하네요. 전 당신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건 폭발을 200년 앞둔 적색거성이군...' 할 줄 알았습니다. 별의 이름들은 기억하세요? ...무슨 별을 가장 좋아합니까?

아샤 S. 루나벨
그래요... 전 아직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만, 그쪽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3cm정도 슬슬... 가까이 갔다.) 저라고 해도 그걸 맨 눈으로 보고 다 알 수 있지는 않거든요. 별은 너무 많기도 하고요? 잘못된 정보를 말하느니,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더니 네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이건 확실히 초신성이 될 별이네요. 별의 이름이라, 필요한 거라면 알죠. 특별히 좋아하는 별은 없습니다만,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HD-102272은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어 애정이 있어요.

라스트
정말요? 태어나서 한 번도? 아이 참. 거리 두기는. (성큼 다가가 앉고.) 왜.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별만 보고도 척척... 이름을 알고... 별자리도 알아내고들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 그나저나 초신성이라니. 그럼 지금은 무슨 별인데요? 새로 발견된 별에 대한 건 무슨 연구이고요? 뭔가 특별하거나 귀중한 자원이 있어야 연구를 하곤 하잖아요. 사람들은...

아샤 S. 루나벨
으윽. (아주 살짝 옆으로 가긴 했지만...더 피하지는 않았다.) 귀찮게 굴지 마세요. 그건 별자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절별로 별지도를 외우고 다니기 때문이 아닙니까? 제 전공은 좀 달라요. 음, 지금은... ... 잘 모르겠는데요. 그냥 터질 것만 같아서요. (가리키고 있던 손을 내리고, 고개도 돌렸다.) 뭐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고, 또 다른 행성인 HD 102272 b와 c도 같은 날 동시에 발견되었는데... c의 존재는 있다는 것만 알고, 자세한 물리적 매개변수들은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거든요. 그에 따른 연구죠.

라스트
손 피하는 길고양이처럼 굴기는. (투덜... 거리고는 대충 누워서 머리 위로 창 밖 바라본다.) 전 천체, 라고 하면 다 비슷한 것 같아서... 그나저나 터질 것 같다니. .. 사람은 언젠가 죽고... 별의 폭발은 죽음을 의미하긴 합니다만... 그 이야기를 하시는 건 아니죠? (느리게 눈 감는다.) 음... 말만 들어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쌍둥이별이기라도 한 건가요?

아샤 S. 루나벨
길 고양이도 감정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열기 전까지는 절대 다가가지 않아요. 물론 제가 그러겠다는 소리는 아니고요. (자리 먼지 탈탈 털고 따라 눕는다.) 그 얘기 하는게 맞는데요. 아까도 말한 것 같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잖아요? 그쪽 가명이 라스트인 만큼, 죽기 전에 아주 멋진 음악을 남기고 갈 것 같아 말해봤습니다. 나름 칭찬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됐나봐요. (옆에 누워있는 사람을 곁눈질로 보다, 하늘로 시선을 옮긴다.) ...하아. HD-102272는 항성이고, HD-102272b와 c는 HD-102272의 주위를 도는 행성입니다. 모를까봐 말해주는 건데... 지구가 행성, 태양이 항성이죠. 태양계 주위를 도는 금성과 수성을 찾아냈는데... 금성의 물리적 매개변수는 알아냈지만, 수성의 궤도반지름같은 물리적 특징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라스트
그러니까 마음 열때까지 기다리라고요? (귓등으로도 안 들은 듯...) 뭐, 그것도 맞고. 제가 언젠가 먼 나중에... 죽기 전에 멋진 음악을 남기고자 하는 것도 맞는데... 칭찬이라면 고맙지만요, 그게... 라스트는 제 진명입니다. 가명같은 게 아니에요... (볼 긁적인다.) 아명은 따로 있었는데, 제대로 신고되기 전에 제가 이 이름을 골랐어요. 성도 있지만 별 의미가 없고... 가족이 드러나기 싫다고 해서 숨기는 것 뿐이죠. 비밀이랄 것도 아니에요. (누운 채로 키득이는 소리.) 음~ 뭔가 알 것 같기도 하고... 왜 알아내지 못한 건가요? 정말 수성과 금성처럼 온도차이가 심하다거나, 크기가 다르거나...

아샤 S. 루나벨
네, 네... ... ...네에? (뭔가 잘못됨을 감지.) 아뇨. 마음 열 일 없을테니 제 옆에서는 계속 외로워하시라고요. (눈 가늘게 뜬다.) 그게 진명인지는 몰랐네요. 성을 안 쓰시는 것 같길래, 예명인줄 알았어요. 작곡가들이 으레 그러하듯... 그래도 직접 골랐다는 점에서 비슷하긴 하네요. (왜 웃는거지. 살짝 머쓱해졌다.) 그냥 못 알아낸거죠. 현대 과학의 한계예요. 제가 그 뒤 HD 102272 연구 팀에서 나왔는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아직도 연구중인지도 모르겠네요...

라스트
너무해라. 전 외로운 건 질색이거든요? 좀 다정하게 대해줘요. (투덜투덜...) 뭐. 가명처럼 보이긴 하죠? 제 트레이드마크가 '최후의 악곡' 이니까 더더욱이요. 그렇지만 그 어릴 적부터 미래를 생각하고 지은 건 아니고... 그냥 우연이에요. (살짝 뒹굴...) 그래요? 아쉽네요. 그나저나 그렇게 일련번호로 부르니까 너무 낭만 없어요... 별 이름 지어주면 안 되나요?

아샤 S. 루나벨
외로우시다면 다른 분들한테 가서 마음을 달래세요. 누구나 다 사랑해주는 아티스트 님이나, 비행사 님이 있지 않습니까? 보육사 님도 좋겠네요. (진지하게 조언해주는 중.) 그럼 어릴 적에는 무슨 이유로 그 이름을 고른 건데요? 어린 아이가 막 고르기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단어 같은데... (하늘을 바라보다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천체학자들도 일련번호로 부르지만은 않아요. 별명을 붙여주죠. 이를테면 라비올리, 같은... 저니까 풀네임으로 불러주는거죠. (으쓱.) 별의 이름이요. 글쎄요, 등록하고 별 증명서랑 하늘 지도까지 받으려면 100달러가 필요한데... 돈 내주실 겁니까?

라스트
그쪽들은 너무 과해요... (까다로움...) 뭐. 그냥... 그때 아마 음악 관련 잡지를 읽고 있었거든요. 불후의 명곡과 관련된 저널... 거기에 있는 그 단어가 멋져 보였어요. 그 누구도 추종을 꿈꾸지 못하는... 네. 그거요. 멋지지 않나요? 마지막이라는 건 그런 의미잖아요. (낮게 웃는 소리.) 이름 짓는 데 돈도 내야 해요? 그나저나 라비올리는 어쩌다가 그런 이름이 되었나요... 100달러 정도야 못 낼 돈도 아니긴 한데. (잠시 고민...) 그거 내 드리면 제가 살 수 있나요?

아샤 S. 루나벨
당신 정말 귀찮네요. (이걸 몇 번이나 말하고 있는지. 에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네 쪽으로 아주 살짝 더 몸을 옮긴다.) 됐죠? 참나. 어릴 때 그런 생각을 다 하다니 그쪽도 정말 특이합니다... 그러니 그쪽이 초신성이 될 별처럼 보이는 거예요. 제 눈에. 라비올리는, 그때 제가 라비올리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됐어요. (간단하다.) 엄밀히 말하면 정말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쪽이 지은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는 되겠죠... 전 이름 짓기에 재능이 없으니, 작곡가 님이 지어보세요.

라스트
칭찬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가까이 오는 모습에 작게 웃음 터뜨린다.) 될성부를 새싹이었죠. 그때 부모님도 좋은 반응은 보여주시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학교도 안 간 어린아이였으니까... 그래도 제가 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빨리 철 든 거라고 해둡시다. (잠깐 누운 채로 고민...) 초신성은 별이 폭발해서 생기는 거죠. 그 빛은 얼마나 오래 지속되나요? 별은... 못 사는 거예요? 아쉬워라. 저도 이름 짓기엔 재능이 없는데... 색깔을 보고 생각하고 싶어요. 대뜸 이름부터 짓는 건 재미없어요..

아샤 S. 루나벨
제가 부모라도 그런 이름을 선택하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걸 트레이드 마크로 잘 썼으니 된 거 아닙니까? 부모님이랑은 아직 연락해요? (하품 몇 번 하더니 안경을 내려 낀다.) 초신성이 폭발하며 내는 빛은 길게는 수 개월 갑니다. 글쎄요. 성운이 되거나, 중성자별이 되거나, 블랙홀이 되거나 하겠죠. 인간들의 죽음처럼 생각하면 안 돼요... 어, 분명히 HD 102272 c는 감청색과,(또 감청색이네요.) 채도 낮은 분홍색이 섞여 있었어요.

라스트
지금 생각해보면 음악의 신이 이끌어줬는지도 모르죠... (느리게 눈 깜빡이다가.) 그냥. 가끔... 결국 부모님도 음악에는 조예가 없는 일반인이니, 대화가 잘 통하지는 않아서요. 아주 사이가 나쁜 건 아닌데 먼저 연락할 정도도 아니랍니다... 최후도 정해져 있군요. 기왕이면 초신성이 되고... 빛무리만을 남겨서 사라지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세상에 감청색이 왜 그리 많은 겁니까... 뭐. 좋아요. 라피스라즐리라고 할래요. 옛날엔 그게 아주 비싼 물감이었다면서요? 제 눈이랑도 닮은 색이요.

아샤 S. 루나벨
천재들은 원래 그렇게 외롭게 사는 법이에요. 듣고보니 왜 그렇게 외롭다 하시는지 알겠군요... 아니라면 죄송하고요? (심리학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하고 덧붙인다.) 왜죠.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건 싫은가요? 그냥 그대로 사라지고 싶으세요? 라피스는 저도 좋아하는 보석이에요. 푸른 빛은 아름답죠... 그쪽 눈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메롱.) 그럼 돌아가서, 국제 천문 연맹에 연락해보세요. 100달러 준비해서.

라스트
이제서야 이해해주다니... 뭐. 물리학자께서도 여기 있는 분들과 우주 대화하다 보면 답답하셨잖아요. 말도 안 통하고. 그런 거죠... (느릿하게 눈 깜빡깜빡...) 음. 뭐... 저는 지금 모습에 만족해서요. 지금이 제 전성기예요. 이것보다 나아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빛만 남기는 쪽이 훨씬 더 멋지지 않나요? 예술적으로요! 그리고 당신 눈도 파란색이면서 뭘 변명까지. 알았어요. 알았어요. 사고 나면 연락드리지요... 밤하늘 저편에 제 소유가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네요.

아샤 S. 루나벨
하지만 그렇다고 전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쪽이 '감성적' 인 사람이라 그런 거겠죠. (이번엔 제대로 말해준다.) 그런가요.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쪽이 그게 더 좋다면 타인인 제가 간섭할 수는 없죠. 죽을 때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가시길. (덕담이다.) 정말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의 이름을 샀네요. 특이한 사람. 그리고 저, 이 바닥에 누워있으니 허리 아파요. 다른 곳 갈래요.

라스트
외로운 마음이 드나 싶을때마다 화내시니까 안 외로운 거예요. (불만!) ... 그래요. 고마워요. 그나저나 물리학자. 저한테는 초신성이라고 하셨으면서... 당신은 무슨 별인가요? 제 짧은 지식으로 되짚어보건대 우주의 푸른 별은 아주 뜨겁다는데. 당신도 그러려나요... 뭐. 저도 이 세상에서 동떨어진 기분이니 제 별도 그러면 좋겠어요. 재밌잖아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저 혼자는 아니라서 덜 외롭고. (작게 웃는 소리...) 아. 돌아갈까요. 개인실이 편하세요? 가실 거라면... 저, 심심한데 방에 좀 들여보내주세요.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잡으라는 듯 정중히 손 내민다.)

아샤 S. 루나벨
아아니. 그냥 안 외로운 거라니까요. 화는 멍청한 사람들이 짜증나게 굴 때 나는 겁니다. (고개 절레절레.) 저요? 저는... ... 잘 모르겠네요. 절 별에 비유하기에는... 너무 한낱 인간이라. 우주에게 실례잖아요. 그리고 저는 뜨겁기보다는 차가운 사람 아닙니까? (끝까지 태클은 다 건다.) 또 이런 아웃사이더적 사고를... 참 나, 이렇게 계속해서 외롭다 염불을 외우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제 개인실에 들어오시겠다고요. 못 보셨군요. 제 방 앞에 KEEP OUT 테이프를 쳐놓은 것을... (언제 또.) (손은 잡지 않고 끙..하며 혼자 일어났다. 똥고집 부리기.) 그쪽을 제 개인실에 들여보내서 좋을게 뭐가 있죠? 타당한 이유를 대보시길.

라스트
차갑... 음... 방금까지 열불내놓고 말이지요... (태클에는 태클로...) 이번엔 외롭다고는 안 했거든요? 거리가 있는 건 객관적 사실이니까 그렇게 말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거, 좋잖아요. 예쁘고. 뭐든 멀리서 봐야 아름다운 법이에요. (것참. 고집은. 제 팔짱 끼고 투덜거리는 듯 하다가.) 그러게요... 그럼 제 방 가실래요? (빠른 우회.) 누워 계세요. 전 악보를 좀 정리하고 싶어서... 아, 얼마 전엔 좀 난장판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치웠답니다. 어수선한 문제는 없을 거예요. 그나저나 출입제한 테이프는 왜 가져온 겁니까?

아샤 S. 루나벨
별로 화내지는 않았습니다만. (열받네.) 그래요. 당신도 멀리 떨어져서 봤을 때는 참 예뻤는데, 이야기 좀 하다 보니 아주아주 차갑고 외로운 행성 같아 기분이 이상하네요... 별 하나는 잘 골랐습니다. 비슷한 부류끼리 가족이 되세요. (투덜거리거나 말거나~ 제 옷 탁탁 털고 있다.) 그래요, 그 정도는 제가 들어가드리죠. 먼지 한 톨 나올 때마다 뭐라 할 겁니다. (가자는 듯 먼저 걸어간다.) 제 방에 누가 들어오는게 싫어서요. 연구 자료 도난 위험도 있고?

라스트
투덜거리고 화냈으면서. (그러다 제 옷매무새 정돈하고는, 문득 고개 든다.) 멀리서 보니 예뻤나요? 어디가 어떻게요? (키득이는 소리.) 음~ 그건 좀 곤란한데~ 제 청결이라는 건 그냥 물건이 제자리에 있느냐... 정도라구요. 종이조각과 작곡 낙서들을 다 지운 걸로 충분히 고생했으니까 좀 봐주세요... (그러고는 앞장선다.) 연구 자료라니... 여기에 자료를 가져온 건가요? 아니면 여기서 새로 쓴 건가요. 사실 절반 이상은 읽어봤자 이해 못 할 것 같지만서도...

아샤 S. 루나벨
잊어주세요. 제가 당신 머리를 쳐서 강제적으로 잊게 하기 전에... (스산하게 말하다가 멈칫.) ... ... 하아, 정말.... 당신 정말 귀찮아요. 진짜. 엄청나게. 당신 말을 인용해서, '플러팅은 아니지만', (두 손을 올려 검지를 까딱인다.) 하얗고... 머리도 길고,.. ... 모르겠습니다. 그냥 예쁜 사람 같아요. 끝. (얼굴색이 많이 안 좋아진 채로 터덜터덜 따라간다...) 그건 비밀입니다. 극-비 사항이여서요. 이해하지 않는게 좋을 거예요. 꽤 위험한 자료니까요... (진심일까?)

라스트
아쉽게 됐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제법 좋아서... (그러다가 한참 웃는 소리.) 큽, 아하하하. 알아요. 저도. 예쁜 거. 그러니까 온갖 우아한 행동이나 열심히 따라해보는 것 아니겠어요? 제가 격식 차리는 인사를 몸에 배게 하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들뜬 걸음으로 총총 앞서나가더니, 꼭 발레처럼 고상하게 인사한다.) 흐으음. 어차피 이해 못 한대도. 근데 극비라고 하니 괜히 무섭네요. 사실 재능이 천체물리학자가 아니라 다른 ... 정치계와 깊이 엮인 거라던가. 그런 거 아니죠? 무서워라.

아샤 S. 루나벨
그러신가요? 그럼 벽돌을 좀 찾아놔야겠어요. 아... ... ... (어두워지는 표정.) 진짜 말하지 말 걸 그랬네요. 기고만장해진 모습이 정말 재수없습니다. 우아하게 구는 사람들이랑은 제가 또 한 안맞음 하죠. (우아한 인사에는 그저 구겨진 표정으로 손을 휘휘 젓는다.) 눈치채셨네요. 전 사실 그쪽들을 다 쏴버리러 온 비밀 스파이입니다... 이제 됐죠. 제 연구는 신경쓰지 마세요. 언젠가는 당신들에게 도움이 될 테니까요.

라스트
기왕이면 예쁜 돌로 찾아주세요. (한 손 손등으로 입가 가린 채 키득키득 웃다가) 그러게 누가 칭찬해주랬나요. 그런데 칭찬 안 했어도 전 예쁘니까 상관 없나? 싶어요. 그나저나 도움이 된다면서 왜 숨기는 건가요~ 진짜 스파이 아니죠? 그것보다 여기까지 와서 연구라니. 여러모로 고생하시네요. (방문을 열고는 먼저 들어가라는 듯이 고개 까딱.) 좀 쉬고 계세요. 침대에 종이조각이 남아있으면 못본 척 해주시고요...

아샤 S. 루나벨
네, 아주 파랗고 예쁜 이태리제 벽돌로 머리를 때려드리겠습니다. (무덤덤...) 아, 예... 끝까지 잘난척 하시네요. 작곡가 님, 스파이가 자기 입으로 스파이라고 하는 거 봤습니까? 바보시네요. 그쪽이 말했듯이 어차피 봐도 이해 못하고, 저도 숨길 만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뭔가 식이 잘 안 풀려서. (방 안으로 얼굴만 쏙 넣고 두리번거리다가 흠... 하며 들어간다.) 침대에 종이 있는데요. 바로. 침대를 보니까 왠지 긴장이 풀리는 것 같기... 도... 흐암. (종이를 치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폭!! 하는 소리도 들린다. 돌아보면 네 침대에 엎어진 채 잠들어있다...)

라스트
파란 벽돌이면 예쁘겠네요! (방긋!) 아하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식이 안 풀린다라~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없을까요? 원래 그런 전문적인 일일수록 비전문가가 툭 던지는 뭔가가... 힌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안 될지도 모르지만... (책상 위 정리하다가 돌아봄...) 어라~ ....... '근데 우주는 진짜 평평한가요?' (소곤소곤)

아샤 S. 루나벨
말이 안 통하네. (하...) 그쪽은 이미 도와주고 있습니다만... 아니, 그쪽 뿐만이 아닌 다른 분들 전부 다요. 아주 도움이 되고 있어요. 가만히 있으셔도 됩니다. (무슨 뜻인가 싶은 말 한번 중얼거리고는 방긋 웃었다.) ... ... ... (중간중간 도로롱... 소리가 나다가... 뚝.) 예? (상체만 벌떡 일으킨다.) 뭐, 뭐야. 방금 획기적인 개소리가 들렸는데... 꿈인가...

라스트
예! 앞으로도 가만히 남아서 방해만 안 하겠습니다. (제대로 전달된건지 아닌지... 뻔뻔하게 웃으며 척 경례하는 뉘앙스.) 으응? 악몽 꾸셨습니까? 아하하하. 걱정이 참 많다니까. 꿈에서 무슨 이야기라도 들으셨는지요? 아니면 다른 침대라서 꿈자리가 사나웠는지도 모르겠네요. (재밌다~ 하고 웃는 중...)

아샤 S. 루나벨
....? (?????... 몇 분 잤다고 살짝 부은 얼굴로 주변 돌아본다...) ... ... 아, 아닌가... 누가 제 귀에 대고 개소리를 하는 걸 들었던 것 같은데. (끙...자세 고쳐서 똑바로 눕는다.) 이 침대가 제 침대보다 더 편한 것 같은데요. 아마 똑같겠지만요. 아, 개인실이 두개 있으면 좋겠군요... 작곡가 님. 공용 거실에서 지내실 생각 없습니까? (뭔)

라스트
얼음팩 가져다드릴까요? (의자에 앉아서는 턱 괸 채로 웃는다...) 아하하하. 지금 저 쫓겨나나요? ...... 왜죠? 저도 개인 공간과 침대가 필요한 사람이에요. 여긴 방랑할 곳도 몇 없다구요... 작곡가 님이라고 부른다고 다정한 말이 되는 게 아니에요!

아샤 S. 루나벨
네? 얼음팩은 왜요. 절 얼려 죽이고 싶으십니까. (자기 상태를 모른다.) 네, 쫓아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흠... 공용 거실이 꽤 괜찮던데요. 잠은 소파에서 자면 될 테고... (?) 아... 어렵네. 작곡가 님이라고 말해줘도 튕기고. 진짜 다정하게 말하면 방을 내어주실 건가요.

라스트
얼굴이 찐빵같아지셨어요. (솔직.) 소파라니... 그런 불편한 곳에서는 못 잔다구요. 허리 아파요... 으으. 아니. 아무리 좋게 말해도 잘 곳을 뺏는 건 안 봐줄 거거든요! 그럼 당신 방에서 잘 테니 바꾸시든가요... (아니. 근데 책상에 뭐 있다고 했던가... 에잇 몰라...)

아샤 S. 루나벨
뭣. (잠시 멈칫... 베개 들고와서 얼굴 가린다.) 못 본 걸로 하세요. 아, 왜요. 한번 들어나 보시죠. 당신 방을 제 방이자 연구실로 만든다면 그쪽은 인류의 미래에 아주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될 겁니다... 아무튼 도움이 될 걸요. 일하는 곳이랑 자는 곳을 나누고 싶은 거라, 제 방은 안 줄 거예요. (이기적이다~!!)

라스트
나오세요! 당신이랑 있으면 유치해지는 기분이에요! (베개 툭팍툭팍...) 차라리 연구실 하나 내달라고 하세요! 제 수면을 방해했다간 인류의 미래 하나를 만들고 인류의 서정적인 마음 유지에는 실패할걸요! 평평한 지구와 고양이 이론에 대한 노래를 발표해버릴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원래 자기를 유치하게 하는 사람과 만나라고 하던데. (베개 뒤에서 큭큭 웃는다.) 네에, 뭐... 그렇게까지 제 부은 얼굴이 보고 싶으시다면. (베개 내리고 볼이나 긁적...) AI들이 안 보이는데 어떡합니까? 에휴... 이래서 감성적인 사람들은 귀찮아. 그냥 고양이 이론이 아니라 슈.뢰.딩.거.의.고.양.이.입니다! 몇 세기에 사는 거예요. (재수없게 안경 척)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저한테 빙의해서 당신 머리를 치기 전에 부정 타는 소리는 그만하시죠?

라스트
저 그만 좋아하세요. (얻어맞을 소리...) 어휴. 동그라니까 훨 낫네요. 그리고 그 친구들은...뭐. 부르면 오지 않을까요. 제가 감성적인 게 아니라 당신이 지독하게 이성적인 겁니다! 이...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 몇 세기에 살든간에 관심없는 분야는 모르는 거죠. 당신도 가단조와 다장조의 차이는 모르잖아요. (투덜투덜...) 흥. 경찰한테 이를 거예요.

아샤 S. 루나벨
미친건가. (바로 정색.) 열받게 하지 마시죠. 제 매력은 샤프한 턱에 있습니다. (원래도 별로 샤프하지는 않았다.) 그래요? 그럼 내일 발견하면 물어봐야겠네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지라... 찌르면 피는 나옵니다. 보여드릴까요. (어깨 으쓱.) 가...네? (...) ... ...흐아암... 아... 또 졸려오네요... 경찰 님 오면 깨워주세요... 방을 주지 않겠다면 당신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그리고 또... 쿨.)

라스트
아니 먼저 말하신 건 당신이잖아요. 이건 진짜 억울해요. (참나... 하는 얼굴...) 됐어요. 찌르고 싶지도 않고... 저기. 관심 없으면 본인 방 가서 주무셔야... 저 진짜 당신 방 갑니까? 진짜요? 문 잠근 거 아니죠? 책상에 있는 건 또 어떻게... ... ... (얼굴에 팔분음표나 그려줌)

아샤 S. 루나벨
장난 좀 쳐본 겁니다. 이쯤되면 슬슬 진담이랑 농담 구분을 잘 해보세요. (흥.) 왜죠. 샤프로만 찔러도 피는 나올텐데... 으으... (...쿨쿨... 잘 잔다. 팔분음표를 그리든말든 잔다... ... ...방 주인을 두고... 세 시간 정도. 그러다 눈 번쩍 뜨고 벙하게 누워있다.) ...뭐지... 낯선 천장이다.

라스트
그러니까 당신이 하는 건 구별을 못 하겠다고 해도 ... 저기요. 또 이대로 잠드시면... (당신이 잠들기 직전 뭔가 더 항변한 것 같지만 지나간 일... ... ... 책상 의자에 앉아 제 팔짱 낀 채로 선잠 자고 있다...)

아샤 S. 루나벨
(방 주인 침대 뺏어서 아주 잘 자고 일어난 뽀송한 얼굴로- 벌떡 일어난다.) 이제 좀 살겠네. 음? (책상 의자에서 자고 있는 주인 본다.) 음. (방의 악보 하나를 주워서 뒷 장에 작곡가 님 관찰일지- 숨 쉼 (O) 코골이 (X) 이갈이(아직...?) 정도를 슥슥 적는다. 아마 네가 일어나면 아주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있을 것이다...)

라스트
(......) (.................) 역시 제가 취향이세요? (한쪽 눈 빼꼼 뜨고 본다...) 이런 말 하면 또 정색하실 거죠. 네에. 알아요 압니다. 팬이라고 멋대로 생각할게요. 이건 압수. (종이 슥 뺏어가며...) 침대도 맘대로 뺏고 이상한 것도 적고... 만나본 사람 중에 두 번째로 이상하네요. 당신...

아샤 S. 루나벨
자고 일어나더니 헛소리를 계속하시네요. (정색은 하지 않았지만... 살짝 한심?하게 보는 것 같다.) 네, 초세계급들의 팬은 맞으니까요. 아, 왜요. 얼마나 잘 자는지 체크 중이였는데. (표정 팍 찡그린다.) 제가 두 번째인가요? 자존심 상하네요. 일등은 놓친 적이 없는데. 첫 번째는 누구인데요?

라스트
제가 좀 일관적이에요. (종이 착착 접어서 종이배 만들고는 네 머리에 올려준다.) 그나저나 팬이라는 말을 바로 인정할 줄은 몰랐는데요! '하? 팬이라니 무슨 헛소리를.' 이럴 줄 알았어요... 그리고 이상한 걸로는 1등 안 해도 되지 않아요? 비밀이에요. 당신이 너만 없었어도...! 하며 절벽에서 밀 것 같아서.

아샤 S. 루나벨
(이건 또 왜. 손 올려서 머리 위의 종이배를 탁 쳐낸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살아야죠. 저는 당신들 재능의 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야, 다들 인간을 대표하는 분들이시니까요. 한 가지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작곡가의 대표가 이렇게 유치하다는 게 조금. (고개 절레절레.) 왜요, 말해주세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 하나인가요? 저번의 절벽 이야기는 장난이였습니다. (나름 살갑게 말해본다.)

라스트
내 종이배 1호... (허망...) 신기하네요. 그럼 팬이신 만큼 좀 다정하게 대해주세요... 아니면 재능만 팬이고 인간에게는 관심 없어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어른스러운데! 당신이 유치하게 굴도록 만드는 거라니까요? 그리고 절벽은 아직까지 진담같으니까 말 안해줄래요. 저리 가세요. (휙휙.)

아샤 S. 루나벨
(종이배는... 죽었다.) 팬인데 왜 다정하게 굴어야 합니까. 아니아니, 애초에. 왜 자꾸 저에게서 다정을 찾으시는 거냐고요! 귀찮아요. 아주아주아주 귀찮습니다. (재수없게 안경 척.) 그리고 그쪽, 재능이 없으면 관심 가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인간에게는 관심 없어요. 나이도 한참 어리면서 어른은 무슨 어른... 흥, 됐습니다. 절 안 믿는 사람이랑은 대화할 필요가 없죠. (자리에서 일어나 저벅저벅 밖으로 가려고 한다...)

라스트
팬이고 뭐고 전 그냥 다정한 사람이 좋다고요! 당신도 저 귀찮게 굴었으면서! (인상 푹 찌푸리고 쳐다본다...) 재능은 인간의 전유물이고 인간은 재능의 근본이에요. 뿌리 없는 열매는 없다구요. 아무리 싫어해봤자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걸요. 그리고 고작 다섯 살 차이면서 어른이라도 된 양. (흥...) 이건 신뢰를 주지 못한 물리학자 잘못... 또 어디 가세요. 토라져서 도망가시나요. 제 방은 그냥 이용당한 거죠...

아샤 S. 루나벨
저번에 말했었죠. 다정한 사람이 좋으면 다른 사람한테 가서 징징대라고... 제가 언제 귀찮게 굴었습니까. 말을 받아준 것 뿐이잖아요. (어휴. 한숨이나 쉬며 고개 돌린다.) 싫어하는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겁니다. 싫어하는 것도 관심의 한 분야예요. 당신이 고작 다섯 살 아래면서 어린애처럼 구니까 그렇죠? 아니, 토라진거 아닙니다. 귀찮아서 가는 거예요. 왜 또 슬퍼하시는 겁니까... 제가 대체 뭘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기가 쪽쪽 빨리는 중)